LG전자가 '스마트 솔루션 서비스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한 뒤 첫번째 서비스·구독 사업모델을 발표했다.
자신의 취향에 맞춰 제품과 서비스를 설계하는 것은 물론 가전제품에 탑재되는 기능도 마음대로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는 '업가전 2.0' 서비스다.
이를 통해 개인 맞춤형 서비스에 집중하고 가전 제품 구독 서비스를 확대, 미래 가전제품 판매 활로를 개척하겠다는 전략이다.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 전환 첫걸음
LG전자는 25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업가전 2.0 출시를 밝혔다.
업가전 2.0을 활용하면 LG전자 세탁기에 탑재된 세탁모드의 물 온도, 헹굼 횟수, 건조 조건 등을 고객 취향에 맞게 세팅해 하나의 기능으로 만들수 있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LG전자는 새로운 가전제품용 AI칩인 'DQ-C'와 새 운영체제(OS)를 도입했다.
DQ-C 칩은 제품 제어와 더불어 스마트폰처럼 다양한 콘텐츠를 사용자가 자유롭게 추가·삭제할 수 있는 기능을 지원한다. 또 인공지능(AI) 프로세서를 탑재해 음성인식과 AI 제어의 정확도와 처리 속도를 향상시켰다.
박태인 H&A사업본부 스마트제어연구소장 상무는 "기존 가전제품에 사용하던 칩셋은 하드웨어 제어에만 특화됐기 때문에 메모리나 처리속도가 중요하지 않았지만, 개인화 서비스 제공을 위해 인공지능을 탑재하고 LCD를 구동할 수 있는 칩셋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 사장은 "업가전1.0은 상반기 한국 가전제품 시장 매출 중 약 45% 정도를 담당할 정도로 주력이 됐다"며 "이번 업가전2.0 출시를 통해선 스마트홈솔루션이라는 새로운 사업방식으로의 변화에 첫걸음을 걸은 것이다"고 설명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지난 12일 LG전자 미래비전 발표회에서 "LG전자는 앞으로 고객의 삶이 있는 모든 공간에서 고객 경험을 연결하고 확장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선 서비스화(Servitization)에 대응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LG전자 H&A(Home Appliance & Air Soultion) 사업본부는 이번 업가전 2.0 공개를 시작으로 기존 제품 중심의 사업구조를 서비스·구독 등 무형 서비스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서비스화에 대응하고, 사업포트폴리오 확장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가겠다는 구상이다.
구독, O2O 사업 확대
LG전자는 업가전 2.0 출시에 발맞춰 구독 서비스도 확대키로 했다. 기존 운영하던 렌탈서비스는 오는 3분기 이후 구독 서비스로 통합된다.
가전제품 구독 서비스는 제품을 구입하는 대신 3~6년의 기간을 정하고 제품을 대여하는 방식이다. 기존 렌탈 서비스와 다른점은 개인화된 서비스를 강화했다는 점이다.
LG전자는 구독 서비스 사업이 제품 판매량 확대에도 도움될 것으로 내다봤다. 류재철 사장은 "통상적으로 냉장고나 세탁기 등 가전제품의 교체 주기가 10년 이상이다"며 "구독을 하면 오히려 교체 주기가 짧아지면서 교체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업가전 2.0은 O2O(Online to Offline)서비스도 대폭 강화한다. 기존 시행했던 관리·세척 서비스 등 LG전자 케어십 서비스에 더해 외부 업체와 협력해 다양한 가사를 도울 수 있는 서비스도 추가됐다. LG전자에 따르면 현재 선택 가능한 가사 관련 O2O 서비스는 △모바일 비대면 세탁 △세제 배송 △유제품 정기배송 △집 청소 및 냉장고 정리 △물품 보관 △신선식품 배달 등이다.
이향은 H&A사업본부 CX담당 상무는 "LG전자가 하는 서비스를 자체적으로 다 할 수 없기 때문에 많은 제휴사와 손잡고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며 "앞으로 더 많은 제휴사와 협업해야 하며,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 입장에서도 새로운 고객을 모집할 수 있는 하나의 기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업가전 2.0을 올해부터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탑재하고 내년부터 보급형 제품에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업가전 2.0이 탑재되면서 가전제품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의견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류 사장은 "단지 OS가 적용되고 초개인화 기능이 들어갔다는 이유만으로 가격을 올릴 계획은 없다"며 "다만 이후에 추가로 고객가치를 향상시킬 만한 부분이 있다면 거기에 대한 부분은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