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의 조선 계열사가 사외이사에게 이사회 의장을 맡기는 지배구조 개선안을 추진한다.
최근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 등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그룹 내 조선중간지주회사로 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 등 조선 계열사를 두고 있다.
이번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는 '사외이사 의장'이 지속 가능 성장을 위한 경영 실천방안 중 하나로 제시됐다.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얘기다. 목표는 2027년이다.
국내 기업들은 그간 대표이사 등 사내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는 게 일반적이었다. 대표가 이사회 의장을 맡게 되면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지고 업무집행의 효율이 높아지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경영진을 견제·감독하는 이사회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한국ESG기준원의 '지배구조 모범규준'도 이사회를 대표하는 이사회 의장은 경영진을 대표하는 대표이사와 분리해 선임하거나, 그렇지 않을 경우 사외이사를 대표하는 선임사외이사를 선임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현재 HD현대의 조선 계열사도 대표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 이사회는 정기선 대표이사, 김성준 대표이사, 김홍기 사외이사, 김성한 사외이사, 조영희 사외이사 등 5명으로 구성되는데 이중 의장은 김 대표가 맡고 있다. 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 HD현대삼호 등도 모두 대표와 의장이 같다.
재계도 대표와 의장을 분리하는 지배구조 개선안을 도입하고 있다. 지난 4월 롯데그룹의 비상장사인 롯데GRS와 대홍기획은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롯데지주, 롯데웰푸드, 롯데쇼핑, 롯데케미칼, 롯데렌탈,롯데칠성, 롯데하이마트, 롯데정밀화학, 롯데정보통신,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등 10개 상장사는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했다.
HD현대 관계자는 "이사회 독립을 강화하고 경영과 분리하기 위한 계획"이라며 "재계에서도 사외이사 의장으로 전환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