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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 시대 앞당길 열쇠 '액화수소 운송'의 진화

  • 2025.01.19(일) 15:00

[테크따라잡기]
HD현대, –253℃ 극한 도전에서 답 찾아
정기선 부회장이 주목한 에너지 혁신 기술

그래픽=비즈워치

수소 운송 선박 기술 개발이 본격적인 가속 페달을 밟는 모습입니다. 2025년 수소는 단순한 에너지원 그 이상으로, 친환경 선박의 심장을 책임질 차세대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기술적 진입장벽이 높아 중국 등 경쟁국과의 격차를 벌릴 전략적 카드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미래를 이끄는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의 중심에 자리 잡은 수소는 지구상에 풍부하게 존재하면서도 연소 과정에서 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아 진정한 청정 에너지로 꼽힙니다. 이러한 수소 에너지의 상용화는 탄소중립 실현의 마지막 퍼즐로 여겨질 만큼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그동안 수소는 주로 고압 기체 상태로 저장·운반돼 왔습니다. 하지만 기체 수소는 저장 밀도가 낮아 경제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폭발 위험 등 안전성 문제로 인해 대규모 운송에 여러 한계를 드러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액화수소'입니다.

청정 에너지의 시대, 수소로 항해하다

기체 수소를 영하 235℃로 냉각해 액체로 만든 액화수소는 부피가 기체 수소의 약 800분의 1로 줄어듭니다. 이로 인해 1회 운송량이 약 10배 늘어나 대규모 저장과 운송이 가능해졌습니다. 또한, 저압 상태에서도 운송이 가능해 안전성 면에서도 혁신적인 진전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2020년대 들어 수소 연료전지차와 산업용 수소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대규모 운송이 가능한 수소 운반선의 필요성도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기술적 난관인데요. 현재로선 선박용 대형 액화수소 저장 탱크의 상용화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특히 액화천연가스(LNG)보다 약 9배 높은 액화수소의 증발률을 억제하려면 탱크 내부를 완벽한 진공 상태로 유지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 진공 상태를 구현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돼 탱크 대형화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액화수소 운송 주도권, HD현대가 먼저 잡았다

세계 1위 조선소를 보유한 HD현대는 이 난제를 가장 먼저 풀어냈습니다.

HD현대의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이 국내 최초로 선박용 액화수소 탱크의 소재 선정부터 검증, 용접 기술까지 모두 확보하며 대규모 액화수소 운송 시대를 여는 첫 단추를 꿴 것인데요. 

국제선급협회(IACS) 소속 4개 선급으로부터 ‘액화수소 탱크의 진공단열 기술에 대한 기본승인(AIP)’과 ‘선박용 액화수소 탱크 제작을 위한 용접 절차(WPS, Welding Procedure Specification)’에 대한 승인까지 마치며 액화수소 기술 상용화를 위한 핵심 기술력을 인정받았습니다. 이는 수소 운송 기술에서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액화수소 탱크 진공단열 기술 실증 현장 모습./사진=HD현대

HD현대는 진공단열 기술의 독자 개발에도 성공했습니다. HD한국조선해양이 새롭게 개발한 이 기술을 적용하면 선박 운항 중에도 –253℃의 극저온 환경에서 액화수소 탱크의 단열 공간을 진공 상태로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습니다. 대량의 액화수소를 손실 없이 안전하게 운송할 수 있는 혁신적인 성과를 거둔 셈이죠.

특히 탱크 내부를 진공 상태로 만드는 데 소요되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해 기존 수개월이 걸리던 작업을 단 며칠 만에 완료할 수 있게 된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이는 액화수소 운송 효율과 안전성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기술적 진전을 의미합니다.

지난 'CES 2022'에서 정기선 수석부회장은 그룹의 3대 핵심 사업인 조선·해양, 에너지, 기계 분야를 선도할 혁신 기술을 직접 소개했는데요. 액화수소 운반과 추진 시스템 기술을 에너지 영역의 주요 비전으로 제시하면서 차세대 에너지 시장에서 액화수소가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는 확신을 드러냈습니다.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사진=HD현대

정 수석부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HD현대는 글로벌 액화수소 운송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지난해 2월에는 우드사이드 에너지, 현대글로비스, 일본 선사 MOL과 함께 액화수소 운송 밸류체인 개발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수소 운송 분야에 강력한 추진력을 더하고 있습니다.

액화수소 운송 기술은 친환경 에너지 시대를 앞당길 핵심 열쇠입니다. 앞으로 이를 선점하기 위한 글로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테크따라잡기]는 한 주간 산업계 뉴스 속에 숨어 있는 기술을 쉽게 풀어드리는 비즈워치 산업부의 주말 뉴스 코너입니다. 빠르게 변하는 기술, 빠르게 잡아 드리겠습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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