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계열사 내 방산 사업 분야에 대한 '교통정리'에 나섰다. 현대위아의 방산사업을 현대로템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다.
업계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이 두 가지 효과를 노린 것으로 분석한다. 방산업 호황 속에서 방산 사업 일원화 및 집중을 통해 현대로템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현대위아의 경우 로봇과 열관리 사업에 주력하면서 그룹의 미래 핵심 먹거리로 떠오른 피지컬AI 분야에서 존재감 확대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다.

현대로템, 방산 경쟁력 확대된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위아는 방산사업부를 현대로템에 매각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방안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조만간 매각 작업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방산 산업이 호황기에 접어든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에서는 현대로템과 현대위아가 모두 방산산업을 영위 중이다. 현대로템의 핵심 사업은 철도 관련 차량과 방산 두 가지로 방산 분야에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전차 제작에 나서면서 주목도가 커졌다.
현대로템에 가려져 있었지만 현대위아도 1977년 군수업체 방산산업에 뛰어든 '기아기공'이 전신이다. 현재까지 전차포 전문 생산업체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해왔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이같은 사업 구조가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향후 수년간 방산업 호황이 이어지더라도 현 사업구조에서는 이익을 극대화 할 수 없을 거라는 우려도 나왔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현대로템의 K2전차에 쓰이는 전차포를 현대위아가 생산하는 방식으로 전차 플랫폼은 현대로템이, 핵심 화포는 현대위아가 공급하던 구조였다"라며 "그룹 관계사긴 하지만 사업 주체가 명확하게 나뉘면서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한다는 평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현대로템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이 같은 비효율적인 사업구조를 재편할 필요성이 대두됐다는 분석이다. 방산산업 호황이라는 물이 들어왔을때 노를 젓기 위한 본격 행보라는 의미다.
앞선 관계자는 "최근 방산 산업이 패키지로 거래되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 사업 재편이 완료되면 상당히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전차 플랫폼과 전차포를 같이 관리하게 되면 원가 관리, 납기 대응, 사후지원 등이 일원화하면서 잠재 고객 입장에서는 구매 후 관리가 더욱 편해진다"고 설명했다.
현대위아, 정체성 바꾸고 존재감 키운다
다만 현대위아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현대위아의 방산사업부는 회사의 수익성을 방어해주는 역할을 수행했다.
현대위아의 지난해 매출은 8조4816억원, 영업이익은 204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방산사업부의 매출 규모는 약 4000억원, 영업이익 규모는 약 400억원가량으로 추정된다. 매출 비중은 크지 않지만 영업이익 규모는 20% 가량이다. 회사의 기초체력 역할을 한 셈이다.
다만 이번 매각을 계기로 현대위아의 체질 개선이 본격화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선택과 집중'에 나설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거란 평가다.
방산사업 매각을 통해 현대위아는 최소 4000억원에서 많게는 8000억원 안팎의 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대규모 자금을 통해 최근 공들이고 있는 열관리와 로봇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릴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그룹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피지컬AI와 관련된 산업에 대한 집중도를 키울 수 있다.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그룹사 사업 효율화 측면에서 사업부 매각은 합리적"이라며 "매각 현실화 시 추가 현금 마련이 가능해 이를 통해 열관리, 공장 자동화 사업 관련 신사업 투자를 지속할 거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보고서에서 "이번 매각은 자동차부품 중심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의 일환으로 사업 집중도 제고 작업으로 해석된다"라며 "자산효율성 개선, 미래 산업 중심 포트폴리오 재편이 가속화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