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인사이드 스토리]머스크 '테라팹' 직진…삼성 셈법 흔들까

  • 2026.04.21(화) 11:50

고객이 경쟁자로?…테슬라 '칩 내재화' 가속
단기 수주 확대 기회 vs 장기 고객 이탈 리스크
전문가 "승부는 선제 투자·인재 확보에 달려"

"칩도 직접 만든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초대형 반도체 공장 '테라팹'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테슬라는 장비업체들과 공급 협상에 나서는 등 생산 기반 마련에 착수, 인텔과의 협력 구도까지 가시화되면서 구상이 실행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입니다.

설계에 머물렀던 인공지능(AI) 반도체 경쟁이 생산으로 확장되면서 삼성전자와 TSMC를 축으로 유지돼 온 파운드리 질서에도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데요. 빅테크 기업이 생산까지 직접 통제하는 흐름이 현실화될 경우 산업 경쟁 구도는 물론 수익 구조 전반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테슬라, 반도체까지 삼키나

외신 등에 따르면, 최근 테슬라는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도쿄일렉트론·램리서치 등 글로벌 장비업체들과 접촉해 장비 공급 조건·납기·가격 협상을 진행 중입니다. 일부 업체에는 우선 공급을 전제로 기존 견적보다 높은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죠. 

테라팹은 단순 위탁 생산 공장을 넘어 설계·제조·패키징·테스트까지 한 곳에 통합한 '수직계열화형 반도체 기지'를 지향합니다. 기존처럼 설계와 생산을 분리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칩 설계부터 생산·후공정까지 직접 통제해 공급망 병목을 줄이겠다는 전략입니다. 테슬라의 기가팩토리를 반도체 영역으로 확장한 모델에 가깝습니다.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구축될 해당 시설은 초기 월 3000장 규모의 파일럿 라인으로 출발해 오는 2029년 실리콘 생산을 목표로 합니다. 투자 규모는 약 250억달러(한화 37조원) 수준으로 거론되지만, 공정 고도화와 추가 증설에 따라 실제 투입 자금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죠. 첨단 공정 장비 확보와 수율 안정화까지 감안하면 장기간에 걸친 초대형 인프라 투자라는 평가입니다.

머스크가 이 같은 구상에 나선 배경에는 AI 칩 수요 급증에 따른 '공급 병목' 문제가 자리합니다. 테슬라는 자율주행용 AI 칩과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우주 사업용 반도체 수요를 기존 파운드리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고 보고 자체 생산 체제 구축에 나선 것으로 분석됩니다. 앞서 머스크는 "TSMC가 수요를 충분히 감당했다면 테라팹은 필요 없었을 것"이라고 밝히며 공급망 한계를 지적한 바 있죠.

이 과정에서 인텔의 역할도 부각되고 있습니다. 인텔은 테라팹 프로젝트 참여를 공식화하며 18A(1.8나노급) 공정 기반 생산 협력에 나섰습니다. 미국 정부의 반도체 자국화 정책과 맞물려 '미국 내 생산' 축이 강화되는 흐름인데요. 반면 삼성전자는 테라팹 직접 참여 대신 텍사스 테일러 공장을 활용한 위탁 생산 확대를 역제안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삼성 입장에서는 셈법이 복잡합니다. 단기적으로는 테슬라 AI 칩 수주 확대라는 기회가 열려 있습니다. 실제 삼성은 테슬라와 약 165억달러(한화 24조원) 규모의 반도체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테일러 공장에서 차세대 AI6 칩 생산을 준비 중입니다. 이는 2나노 공정 경쟁력 입증과 고객사 확보 측면에서 의미가 크죠.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평가입니다. 테슬라가 자체 생산 역량을 확보할 경우 외부 파운드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현재도 테슬라는 TSMC와 삼성전자를 병행하는 '멀티 파운드리 전략'을 취하고 있는데, 테라팹 구축은 이 구조를 바꿀 변수로 해석됩니다.

삼성에 득일까 독일까

업계는 이러한 흐름이 결국 '빅테크의 제조 진입'이라는 변화를 촉발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엔비디아처럼 설계에 집중하던 기업과 달리 테슬라는 생산까지 통제하는 모델을 선택했죠. 향후 구글, 메타 등 다른 빅테크 기업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다만 현실적인 장벽도 만만치 않은데요. 파운드리 사업은 막대한 자본과 수십 년간 축적된 공정 노하우가 필요한 산업입니다. 실제 인텔조차 파운드리 재진입 이후 수년간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고 있죠.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파운드리는 공학·과학·예술이 결합된 영역"이라고 언급한 것도 이 같은 진입 장벽을 방증합니다.

테라팹이 '게임체인저'가 될지를 두고 시장의 평가는 엇갈립니다. 단기간 내 첨단 공정 수율과 생산 안정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회의론이 적지 않아요. 반면 자금력과 협력 전략, 인재 확보에 따라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반론도 공존합니다.

특히 테슬라가 인텔, 마이크론 등과 협력하고 글로벌 인재를 대거 흡수할 경우 초기 진입 장벽을 일정 부분 낮출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업계에선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불가능한 시나리오로 보긴 어렵다"는 평가도 제기됩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테슬라는 반도체 생산 경험이 없는 자동차 기업이기 때문에 단기간 내 수율과 생산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인텔이나 마이크론과 협력하고 글로벌 인재를 적극 영입한다면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교수는 이러한 흐름의 배경으로 산업 구조 자체의 변화를 지목했는데요. 그는 "자율주행차나 로봇 산업의 핵심은 결국 반도체이고 실제 수익도 반도체에서 나온다"며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 생산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테슬라뿐 아니라 다른 빅테크 기업들도 유사한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죠.

중장기적으로는 기존 파운드리 질서를 뒤흔들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그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테라팹에 물량을 몰아줄 경우 장기적으로는 TSMC와 삼성전자를 위협하는 상황으로 갈 수 있다"며 "HBM 등 메모리까지 확장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상당한 위협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대응 방향은 비교적 분명하다는 지적입니다. 결국 경쟁력의 핵심은 선제적 투자와 인재 확보에 달려 있다는 겁니다. 기술 변화에 대한 대응이 늦어질 경우 시장 주도권은 빠르게 이동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죠.

이 교수는 "기술 변화에 둔감하게 대응할 경우 과거 인텔이 GPU 시장을 놓친 것처럼 순식간에 경쟁 구도가 뒤집힐 수 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지금의 경쟁력이 영원할 것이라는 안일한 인식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SK하이닉스는 파운드리 사업이 없지만 필요하다면 사업 구조 자체를 재검토하는 수준의 전략적 판단도 필요할 수 있다"며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 시장서 밀려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덧붙였습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
  • 오늘의 운세
  • 오늘의 투자운
  • 정통 사주
  • 고민 구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