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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해운사, '울며 겨자먹기' 회사채 현금상환

  • 2014.04.03(목) 12:03

1분기 차환발행 못해 현금상환 5.1조..만기도래액의 54% 차지
자산매각·ABS·CP 동원해 급한 불 끄기.."한계 도달할 수도"

만기가 돌아온 회사채를 차환하지 못해 현금상환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3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만기도래한 공모사채는 9조4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공모사채 발행으로 차환된 금액은 4조300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5조1000억원은 기업들이 자산매각이나 회사채 신속인수제 등 비상시 이용할 수 있는 수단을 활용해 현금상환했다. 공모사채를 발행하지 못해 현금상환한 비중이 54.2%에 달한다.

 


통상 기업들은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면 다시 회사채를 발행해 기존 회사채를 갚는다. 이를 차환발행이라고 한다. 하지만 건설·해운·조선 등 주요 업종의 신용위험이 커지면서 재무위험이 부각된 기업들은 회사채 차환발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실제 신용등급이 우량한 AA- 이상 기업들은 전체 만기도래액 4조1000억원 가운데 70% 이상인 3조원을 공모사채 차환발행으로 상환했다. 그러나 신용등급이 그 아래(A+ 이하)인 회사들은 만기도래한 5조3000억원 중 25% 가량인 1조4000억원만 차환발행에 성공했다. 특히 건설사들의 공모사채 차환발행은 12%에 불과했고 해운사들은 차환발행이 전무했다.

현금을 마련할 때도 여유자금을 활용하는 통상적인 방법과 거리가 멀었다. 공모사채 차환발행을 못한 기업들은 유가증권과 부동산 등 보유자산을 매각하거나 장래매출채권 유동화(ABS), 기업어음(CP) 발행,  회사채 신속인수제 등으로 급한 불을 껐다.

자산매각은 매각시점과 회사채 만기시점을 일치시키는 게 쉽지 않고, 매출채권 유동화는 장래 회사로 유입될 돈을 앞당겨 소진하는 문제가 있다. CP 발행에 의한 상환은 단기자금으로 장기자금을 갚는 것이라 1~3개월마다 유동성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을 안고 있다. 회사채 신속인수제는 필요자금을 자체적으로 마련하지 못해 정부나 금융기관에 의존하는 방식과 다름없다.

최종원 삼성증권 연구원은 "비우량 회사들은 조만간 보유현금으로 버틸 수 있는 한계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며 "향후 비우량 채권의 만기차환 과정을 살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달 만기도래하는 공모사채는 3조8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건설업종 만기액은 1조2000억원이다. GS건설은 만기도래액 2000억원을 자체자금으로 상환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한라(만기도래액 1000억원)는 회사채 신속인수제 도움으로 회사채를 갚을 전망이다. 롯데건설과 한화건설은 각각 3500억원, 2300억원 만기가 돌아와 공모사채를 통한 차환발행 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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