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전산 전문 공공기관인 코스콤 사장 최종 후보로 정연대(사진) 엔쓰리소프트(n3soft) 사장이 선정됐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깜짝 발탁`이었다. 세월호 참사 여파로 관료나 정치권 인사 등 `낙하산`은 배제됐다.
깜짝 발탁인 만큼 정 사장에 대해선 알려진 게 거의 없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에서 23년간 연구원으로 지낸 뒤 2000년 엔쓰리소프트를 창립한 `연구원 출신 사업가` 정도가 전부다.
그러다 보니 검증 과정에 대한 잡음도 나왔다. 제대로 된 검증을 거쳤느냐는 것이다. 엔쓰리소프트와 코스콤의 사업 영역이 IT로 비슷하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일각에선 공직자 윤리규정이나 코스콤 사규에 위반된다고 주장하기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 사장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7일 비즈니스워치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서다.
-코스콤 사업과 연관된 사업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직원들에게 지분을 양도한다. 내가 가진 지분은 70% 정도다. 현재 (지분 양도) 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취임 전에 모두 넘길 것이다."
정 사장이 소유한 엔쓰리소프트는 조립형 소프트웨어 기술인 '소프트웨어 컴포넌트' 전문 벤처기업이다. 코스콤은 2011~2012년 한국거래소의 신 시장시스템(EXTURE+) 개발을 주도했다. 이 과정에서 엔쓰리소프트는 거래소에 하청을 받은 한국휴렛팩커드(HP)에서 재하청을 받아 ‘Exture+ 개발 모델링 도구’를 납품했다. 납품 규모는 1억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정 대표는 코스콤 직무와 연관성이 아주 높은 납품업체 사장”이라며 “사내 임직원 윤리규정에도 위반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코스콤은 지난 2010년 하도급업체의 주식을 보유한 임직원은 면직과 정직 등의 중징계를 받았다. 당시 처벌의 근거가 된 것이 코스콤 임직원 윤리규정 위반이다.
-엔쓰리소프트는 매출 3억원 정도의 중소기업으로 알고 있다.
"평균 매출은 2억~3억원 수준이다. 소프트웨어 시장은 좁다. 연구개발에 투자했는데 경쟁이 많다보니 매출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겨우겨우 버텼다. 소프트웨어 시장을 활성화시키려 노력해왔다. 사업으로 큰 것을 이루기보다는 후배들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다. 그래서 컨설팅을 하고 있다. 돈을 벌 목적이었다면, 벌써 다른 사업을 했을 것이다."
-지난 대선 때 박근혜 후보를 지지했고, 박 대통령과 서강대 동문이다.
"동문인데 (선거운동) 안 하는 것도 이상하다. (동문 논란은) 지나치다. 나 정도로 (선거운동 한 사람이) 전국에 얼마나 많겠냐. 그 정도했다고 특혜를 주겠냐. 나보다 고생한 사람이 얼마나 많냐. (23년간) 연구단지에 있었고, 박정희 대통령이 국내 연구소를 잘 육성했다. 연구소에 입소하자 마자 박정희 대통령이 방문한 것도 봤다. 선배들은 박 전 대통령이 연구소 발전에 공헌했다고 얘기한다. 대학 선배 이전에 인간적으로 (지난 대선때) 도와주고 싶었다. 선정과정에서 ‘관피아’ 이야기가 나오는데, 전공한 사람들이 일을 해야 한다. 나를 코스콤 사장으로 뽑아 준해 것에 감사하다."
정 사장은 지난 대선 때 박근혜 후보자를 지지했다. 정 사장은 “박 후보가 대덕연구단지의 발전과 우리나라의 중흥을 이끌 최적임의 지도자임을 선언한” 대전충청 과학기술인의 지지선언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과 서강대 동문으로, 서강대 동문회 대전 지역 수석부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취임 후 계획은?
"지금 내부 분위기가 침체돼있다. 우선 직원들 간 소통이 잘 돼야 한다. 내부가 잘 돼야 매출이 올란 간다. 현재 코스콤이 글로벌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 분야에 공격적으로 하겠다. 증권업계가 불황이다. 수익도 원활하지 못하다. 내부적으론 알뜰하게 운영해 손해나지 않도록 하겠다. 투명하게 경영하겠다. 거창한 약속하지 않고, 행동으로 보여주겠다. (그 동안 내가) 걸어온 길도 비정상적이지 않았다."
코스콤은 이날 오전 이사회를 통해 정연대 사장을 신임사장 후보로 추천했다. 정 사장은 오는 8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신임 사장으로 최종 선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