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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대신증권 오너, 자사주 긁어모은다

  • 2014.09.25(목) 11:26

자사주 17% 보유.."직원 보상·주가관리"
대주주 지분 10% '취약'..경영권 방어 분석도

오너가(家)의 지배력이 약한 대신증권이 꾸준히 자사주(자기주식)를 사들이고 있다. 지난 3여년간 자사주 매입에 쓴 돈만 570억 원에 이른다. 생사의 기로에 선 증권업계에서 자사주에 거액을 투자하는 증권사는 대신증권이 유일하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현재 17%(863만2035)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 자사주의 시장가치는 1000억원에 이른다. 자사주는 회사가 자신의 회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을 말한다. 대신증권이 대신증권 주식 863만주를 보유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와 별개로 대신증권은 우선주에서도 484만주의 자사주를 갖고 있다.

 

대신증권은 이익의 일부를 자사주로 매입해, 직원들에게 나눠주는 신우리사주조합제도(ESOP)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대신증권 우리사주조합은 대신증권 지분 5.3%를 갖고 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직원들 성과급 차원에서 1~2년에 한번 자사주를 우리사주조합에 배정한다"며 "올해 초 매입한 자사주는 아직 직원들에게 배정하지 않아 일시적으로 자사주 물량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자사주를 사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시장에서 자사주를 사들이면 주식 유통 물량이 줄어 기업 가치가 올라간다. 자사주를 이용한 주가관리다. 대신증권은 지난 3월 자사주 취득 목적에 대해 “주가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라고 공시했다.

박혜진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과거 배당성향이 높았던 대신증권은 최근 순이익이 줄면서 배당이 줄었고, 자사주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주주가치를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사주는 또 경영권 방어 기능도 있다. 대주주 지분이 약한 회사는 자사주를 매입해 경영권을 방어한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경영권 분쟁이 생기면 우호세력에게 자사주를 넘길 수 있다.

대신증권의 최대주주 지분율(보통주)은 10.18%에 불과하다. 오너가 중 단일 최대주주인 양홍석 사장은 6.6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모친인 이어룡 회장(1.48%)과 여동생 양정연 차장(1.03%) 등도 지분이 약하긴 마찬가지다.

한 대신증권 직원은 “대주주 지분이 취약하고, 우호지분이 부족한 편”이라며 “자사주는 의결권은 없지만 문제가 발생하면 우호세력에 팔수 있어, 경영자 입자에선 안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가 오너에게 자사주는 경영권 방어를 위한 ‘버팀목’인 셈이다.

 

대신증권이 올해 인수한 대신에프엔아이는 투자설명서를 통해 “대주주(대신증권) 지분율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우호 지분 확보와 함께 지속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대신증권의 급격한 경영권 변동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신증권의 자사주 매입이 경영권 방어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는 것을 회사 측이 직접 인정한 셈이다.

 

오너 입장에선 든든한 ‘버팀목’이지만, 자사주 매입에는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대신증권은 올해 자사주 264만주를 취득하는 데 215억원을 썼다. 이는 올 상반기 대신증권 순이익(연결 기준) 88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금액이다. 또 2012년10월부터 2013년1월까지 자사주 250만주를 233억원에 취득했고, 2011년 10월~11월엔 120만주를 123억원에 사들였다. 3여년간 자사주 취득에 들어간 금액만 570억원이 넘는다. 그 만큼 대신증권이 보유한 현금은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2008년 3월 288만주(5.68%)에 머물던 자사주는 올 상반기 863만주(17%)까지 급증했다.

대신증권은 최대주주 외에 신영자산운용(5.01%)과 우리사주조합(5.3%)이 5%대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간 우리사주조합도 최대주주의 약한 지배력을 보완해주었다. 하지만 올해 초 대신증권에 노동조합이 생기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대신증권 노조는 올해 주주총회에서 사측과 마찰을 빚었고, 우리사주조합가 보유한 지분이 사측의 단순한 ‘우호세력’이 아닌, ‘견제세력’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대신증권은 경영권에 대한 문제가 전혀 없는 상황"이라며 "자사주와 경영권 문제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대신증권 자사주 추이.

 

 

2014년 6월 주요 증권사 자사주 비율(보통주 기준)

 

 

발행주식수

자기주식

자사주 비율

대우증권

3억2670만891

426만2409

1.30%

우리투자증권

1억9925만3863

94만8484

0.48%

삼성증권

7643만5165

200만9040

2.63%

현대증권

1억7000만

1671만6059

9.83%

대신증권

5077만3400

863만2035

17.00%

한국투자증권

3511만3960

0

0

하나대투증권

3506만263

0

0

미래에셋증권

4189만2229

56만6432

1.35%

신한금융투자

2억5557만6350

0

0

한화투자증권

8335만5651

465만4811

5.58%

교보증권

3600만

131만5662

3.65%

키움증권

2209만9740

0

0

메리츠증권

3억1161만2377

620만

1.99%

하이투자증권

3억5138만4867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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