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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불안 증권업계, `자사주 카드` 만지작

  • 2014.03.25(화) 14:48

대신證, 주가안정 위해 매입 나서..과거 성과는 일시적
증권주 바닥 기대감..삼성證 등 자사주 매입 기대 지속

대신증권이 1년반만에 자사주 매입을 결정하면서 증권가 전반에 자사주 매입 바람이 불지 주목된다. 이미 자사주 매입 기대감이 나온 다른 증권사들도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다만 자사주 매입이 장기적인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단기적으로는 오름세가 뚜렷했지만 결국 업황이나 실적 개선이 주가 상승의 근본적인 동력이라는 지적이다.

 

◇ 대신증권, 이번엔 주가 끌어올릴까

 

지난 24일 대신증권은 이사회를 열고 자사주 264만주를 취득하기로 결의했다. 예정금액은 약 194억원이다. 대신증권은 보통주 180만주와 제1우선주 60만주, 제2우선주 24만주를 25일부터 6월24일까지 3개월간에 걸쳐 매입하기로 했다.

 

대신증권이 자사주를 매입한 것은 지난 2012년10월 이후 1년반만이다. 2011년에도 자사주 취득을 한 바 있다. 2012년 10월 당시에는 250만주를, 2011년에는 120만주를 각각 매입했다.

 

대신증권은 공시에서 취득목적을 주가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라고 명시했다. 대신증권 주가는 2011년 초 1만7000원을 넘었지만 하향곡선을 탄 후 지난해말 7000원이 깨지기도 했다. 지난 24일 종가는 8500원이다.


자사주 매입은 이론적으로 유통물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주가 상승에 도움이 된다. 주가 재평가로도 이어질 수 있다. 최근 하나대투증권 분석에서도 지난해 코스피 시장에서 자사주를 직접 취득한 기업 주가는 자사주 취득 개시 이후 20일이 지난 시점에서 3.88%, 40일은 8.42%, 60일은 11.01%나 올랐다.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대신증권 주가도 25일 3% 가까이 오르고 있다.

 

박선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장기적인 투자를 고려한다면 자사주 취득을 발표한 기업 펀더멘털 변화를 체크하면서 분할매수 관점으로 접근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 대신증권 주가와 자사주 취득 시점.

 

 

◇  장기적 하락 추세..실적 동반이 관건?

 

다만 장기적으로 주가 상승에 도움이 될지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대신증권이 자사주를 매입했던 지난 2011년9월 당시 주가가 1만원을 밑돌면서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당시에도 6개월간 120만주를 매입했고 주가도 이듬해까지 1만3000원 부근까지 올랐다. 하지만 자사주 매입이 끝난 시점부터 주가는 다시 하락했다.

 

2012년 10월에도 자사주 매입시점부터 주가가 꾸준히 올랐지만 자사주 매입이 마무리된 후에는 하락세를 탔다. 장기적으로 보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에 그친 셈이다.

 

하나대투증권은 "자사주 취득 이후 주가 상승이 두드러진 기업은 향후 성장성에 대한 기업의 확신으로 비춰지면서 주가 상승계기를 마련했다"며 자사주 취득 이후 실적 호전이 이어진 경우 급등한 사례를 제시했다. 대신증권의 경우 그간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주가가 부진했던 만큼 이번에는 장기적으로 주가 상승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되는 이유다.

 

대신증권의 자사주 매입은 주가 방어와 함께 또다른 목적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대신증권은 자사주 매입 후 처분을 통해 신우리사주제도(ESOP)에 의한 우리사주조합에 자사주를 무상출연해 왔다. 대신증권 측은 아직 정해진 바는 없다고 밝혔지만 이번 자사주 매입 역시 ESOP 출연이나 임직원 성과급 지급 등 비슷한 일환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열려 있다.

 

일부에서는 자사주 매입으로 의결권과 배당이 제한되고 대주주 지분율이 높아지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시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은 대주주를 포함해 나머지 주주의 지분율이 높아지게 되는 것을 뜻한다"며 "그만큼 배당액이 늘어나는 효과도 있다"고 지적했다.

 

◇ 삼성, 우리투자증권도 동참할까

 

대신증권에 앞서 증권가 자사주 매입 기대감은 일찌감치 나왔다. 삼성증권의 경우 자사주 매입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고 우리투자증권도 자사주 매입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삼성증권의 경우, 삼성화재와 삼성생명 등 삼성그룹 금융계열사들이 잇단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데다 최근 주가가 크게 떨어지면서 자사주 매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잉여자본도 풍부한 편이다.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이 과잉자본 해소를 위해 자사주 매입에 나선 만큼 5000억원 가량 과잉 자본 상태인 삼성증권도 비슷한 행보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 김석 삼성증권 사장이 잇단 자사주 매입에 나선 점도 이런 기대감을 키웠다. 자사주 매입 이후에도 주가는 쉽게 회복되지 못하면서 최근 3만6000원선에서 등락하고 있다.

 

손미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체적으로 시장 기대감이 높아지면 자사주 매입에 압박이 있겠지만 결국 전적으로 기업의 의지가 중요하다"며 "증권주 전반적으로 바닥 기대감이 높고 삼성증권 역시 2006년 이후 저점까지 하락한 만큼 단기적으로 반등할 시점이긴 하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측은 자사주 매입 가능성에 대해 현재로서는 검토된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밖에 우리투자증권은 NH금융지주로의 피인수와 관련, 추가 지분 확보 차원에서 자사주 매입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임원 주식의무보유제도를 도입한 한화투자증권도 주가 관리와 함께 자사주 매입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주진형 대표를 포함한 한화증권 임원들은 6월말까지 연봉의 일정비율만큼 주식을 매입해 퇴임 시까지 의무적으로 이를 보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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