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G가 액면분할로 22일부터 거래정지에 들어가면서 이들의 위상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시가총액 6위와 19위에 해당하는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G가 열흘간 거래되지 않으면서 코스피에 혹여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예의주시하는 것. 다행히 이날 증시는 2150선을 훌쩍 넘어서며 상승 중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자체적인 성장성과 화장품주 전반의 긍정적인 실적과 맞물려 증시 주도주로서 상종가를 지속하고 있다. 중국에서 부는 K-뷰티 열풍 등의 트렌드를 감안하면 증시에서 제2의 삼성전자로서의 대장주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 코스피 상승 기여도 높인 후 액분으로 거래정지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G는 22일부터 10일간 거래 정지 후 내달 8일 재상장될 예정이다. 지난달 초 이들은 액면분할 결정 후 주가가 크게 뛰었다. 아모레퍼시픽의 주당 가격은 280만원 안팎에서 거래되다 400만원을 목전에 뒀고, 아모레G 역시 120만원 선 초반에서 꾸준히 오르며 160만원을 돌파했다.
결국 10일간 지수 상승 엔진이 멈춘다는 측면에서는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다. 실제 아모레퍼시픽은 코스피가 오르는 가운데서도 매도세를 유지해 온 기관 매물을 일부 소화해주는 역할을 했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투신을 포함한 기관 투자가들이 아모레퍼시픽에 대한 순매도를 지속해 왔다"며 "코스피 지수가 2000선을 넘어서면서 늘어난 환매에 대응하기 위한 성격"이라고 해석했다. 아모레퍼시픽을 통해 출회됐던 환매 물량이 다른 쪽에서 대신 출회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아모레퍼시픽이 액면분할 후 거래될 경우 초반에는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과거 액면분할 공시 이후 거래 정지 전까지 주가 상승률이 높을수록 액면분할 이후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 아모레퍼시픽 주가와 코스피 추이(출처:IBK투자증권) |
◇ 증시 주도주·대장주, 업종 기대 맞물려 위상 더 높아질 듯
아모레퍼시픽이 증시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부쩍 높아진 가운데 앞으로도 코스피에서 주도주로서의 역할이 강화될 것이란 기대도 지속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새로운 주도업종으로 부상 중인 화장품주를 대표하고 있고, 자체적인 성장성도 높다는 판단에서다. 액면분할로 거래량이 증가하면 증시에 미치는 영향도 더 커질 수 있다.
화장품업종은 지난해부터 크게 오르면서 일부에서는 버블 우려도 제기되고 있지만 국내는 물론 한류 열풍과 맞물려 해외 수요도 크게 늘면서 업황 자체가 호조세를 맞고 있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한국인 1인당 화장품 구매액은 지난해 기준 220달러로 글로벌 평균대비 6배가 넘었다. 중국 역시 K-뷰티에 대한 관심으로 한국 화장품 소비를 무섭게 늘려가고 있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2009년 삼성전자와 소니의 주가 흐름 역전되며 역사적 변곡점을 맞았고, 글로벌 소비자 트랜드 주도와 이에 걸맞는 속도 경쟁력으로 정의됐다"며 'K-뷰티'에서도 유사한 모습이 주목된다"고 평가했다.
전날(21일) 아모레퍼시픽과 어깨를 견주는 LG생활건강은 면세점 화장품 사업부문 성장에 힘입어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도는 실적을 내놨다. 전문가들은 중국발 성장세는 아직 시작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또한번의 어닝 서프라이즈 기대감이 커지면서 목표가 상향이 잇따르고 있다. 박현진 동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는 시점에 오면서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에 따른 주가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