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이력을 보면 어느 정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신 사장은 1981년 증권가에 입문해 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과 동부증권 리서치센터장, 한국금융투자협회 경영전략본부장, 우리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등을 역임한 애널리스트 출신 최고경영자(CEO)다.
애널리스트 출신 증권사 사장인 만큼 시장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각별하고 증시 전문가 중 전문가임을 자부한다. 그는 지난 2015년 임직원 교육용으로 직접 쓴 자료들을 대중에게 내놓기 위해 1년 동안 주말마다 손보고 정리했다. 누구나 투자에 나설 때는 각종 기초적인 데이터를 직접 살펴보고 시장의 흐름을 파악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신 사장은 16일 비즈니스워치와의 인터뷰에서 "어느 자산에 투자하든 기본을 중시하라는 게 오랜 지론"이라며 "투자자 본인도 주식을 포함한 각 자산의 가격형성 원리를 숙지해야 프라이빗뱅커(PB)의 조언이 맞는지 그른지 판단하고 최종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 신성호 IBK투자증권 사장. 사진=IBK투자증권 |
◇ 데이터 통한 미래 예측…"투자도 경영도 기본 충실"
급변하는 시장 상황 속에서 시장의 수익률을 예측하고 개인 투자자의 한계를 뛰어넘는 유일한 방법은 장기 투자 데이터 분석이 답이란 게 신 사장의 지론이다. 과거 자산별 데이터를 통해 해당 자산의 가격 추이를 볼 수 있고, 현재 또는 향후 발생할 상황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 사장은 "데이터를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동일 유형 사안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철저한 학습과 데이터 분석을 통한 투자는 실패해도 후회가 없다"며 "100% 투자 성공이라는 불가능한 목표보다 그 목표에 근접하기 위한 노력과 과정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 신성호 IBK투자증권 사장 저서 '투자의 기초'. 사진=IBK투자증권 |
그는 평소 직원들에게 '기본에 충실하라'고 늘 강조한다. 기본에 충실하라는 원칙은 그가 과거 지점장 시절부터 강조해 온 것으로 PB뿐 아니라 일반 투자자에게도 얘기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신 사장은 "기본이 바로 서야 자신만의 원칙을 세울 수 있고 모든 직원이 명확한 논리적 사고를 바탕으로 고객의 상황에 맞는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게 기본 중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 "보수론자도 항상 부정적이진 않다"
신 사장은 대표적인 시장 보수론자로 꼽힌다. 장밋빛 전망보다는 보수적인 전망을 많이 내놓다 보니 붙은 수식어인데 일각에서는 그의 이런 시각에 대해 신중론자라고 언급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기본과 원칙을 강조하다 보니 보수론자라는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은데 설사 보수론자라 하더라도 시장을 항상 어둡게 보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실제 현재 코스피의 상승장이 더 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었다. 그는 "현 장세는 기업이익 증가, 기업지배구조 및 배당제도 개선, 낮은 밸류에이션(PER) 등을 바탕으로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며 "특히 삼성전자 등 국내기업의 해외 매출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점을 감안하면 해외 경기 호전에 따른 기업 이익 개선 효과가 국내 증시에서 시차를 두고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국내 경기에 대한 불안감을 가진 개인들이 아직 글로벌 경기 개선을 체감하고 있지 못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가계 소비가 분명한 증가 추세에 있고 이는 곧 국내 기업들의 경영 활동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판단했다.
▲ 신성호 IBK투자증권 사장. 사진=IBK투자증권 |
◇ "기본에 충실한 중소기업 지원 증권사로"
사실 그는 증시 전문가이기 전에 현재 한 회사의 사장이다. 그가 지금까지 증시와 투자에서 기본을 중시해왔듯 경영 원칙에서도 기본을 강조했다.
신 사장은 "중소·벤처기업 육성은 한국경제의 기본이며 IBK기업은행 자회사로서 설립 목적에 맞게 일정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소명의식이 있다"며 "자본시장 내 중소·벤처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선도 증권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IBK투자증권은 중소기업특화증권사로 선정된 업계 최초 크라우드펀딩 사업에 진출해 현재 총 16건, 38억원의 자금 중개에 성공했다.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벤처, 스타트업기업의 성장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해주는 정책이다.
또 지난해 8월에는 신기술금융업자 등록에 이어 신기술투자조합 2개를 설립해 운용하고 있다. 코넥스 시장 상장자문, 기보·신보 프라이머리-채권담보부증권(P-CBO) 발행 참여 등 기존에 진행해 온 중소기업 지원 역할도 지속하고 있다.
신 사장은 "중소·벤처기업의 성장 단계에 따라 자본시장에서 필요한 모든 기업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원칙하에 필요한 기반을 갖출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