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증권맨 출신의 수장을 맞은 BNK금융그룹이 BNK투자증권에 대해 대규모 자금 지원에 나서며 증권 계열사 키우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그간 실적이 변변치 않았던 만큼 증자를 통한 체질 바꾸기가 성공할지 주목된다.
2일 BNK금융지주에 따르면 BNK금융지주는 지난달 28일 BNK투자증권 주식 400만주를 2000억원에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BNK금융지주 자기자본의 2.82%에 해당하는 규모다.
BNK금융지주는 자회사 영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영업 활성화를 취득 목적으로 명시했다. 앞서 BNK금융지주는 1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인 상각형 조건부 자본증권 발행을 완료했고, 운영자금 및 타법인 증권 취득 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BNK금융지주의 이 같은 결정은 지난해 9월 전 하나금융투자 사장 출신인 김지완 회장의 취임과 무관치 않다. 김지완 회장은 1998년 부국증권 대표를 시작으로 현대증권과 하나대투증권 대표이사를 연달아 지낸 대표적인 증권맨이다.
김지완 회장은 취임 후 BNK투자증권 등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지속적으로 내비쳤다. 앞서 BNK자산운용에 대해서도 300억원의 자본 확충을 실시했다.
BNK금융그룹은 8개의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지만 은행 자회사가 총자산 및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 지난해만 봐도 전체 순익에서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88.4%로 압도적이었다.
지난해 KB금융이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을 통합한 KB증권을 출범시켰고, DGB금융지주가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하는 등 은행 중심의 금융지주사들의 증권 키우기는 대세가 됐다. BNK투자증권의 지난해 9월 말 현재 자기자본은 2100억원 남짓으로 국내 43개 증권사 가운데 32위에 그치고 있다.
BNK투자증권의 경우 지난해 순익이 19억원에 그치며 전년 대비 79.8% 감소했고 지난해 4분기의 경우 12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여타 증권사들이 지난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증시 호조를 누리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과 동떨어진 흐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