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KRX)가 남북 관계 진전에 따른 북한 거래소 설립을 염두에 두고 실무연구반 등을 조직해 대비에 나선다. 예정대로 하반기 중 시가단일가매매 시간이 20년 만에 단축되고 매주 만기가 도래하는 위클리(Weelky) 옵션도 새롭게 도입된다.
16일 한국거래소(KRX)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하반기 주요 사업 내용을 발표했다. 정지원 거래소 이사장은 상반기 동안 코스닥 시장 활성화 방안을 성공적으로 이행한데 이어 하반기에도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 코스닥 활성화 대책 보완 지속
거래소는 지난 1월 마련돼 시행 중인 코스닥 활성화 대책이 잘 뿌리내리도록 하반기에 추가 보완대책을 마련하고 기존 정책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외국기업에 한해 허용되고 있는 코스닥 공시대리인 제도를 도입해 기업 공시 부담을 줄이고 코스닥 상장 심사 프로세스도 기업 친화적으로 개선하기로 했다.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의 신속이전 상장도 활성화한다. 기존에 예외규정이 모호해 심사 면제가 사실상 미적용됐던 코넥스 기업의 기업 계속성 심사 면제 요건에 대해 명확한 정비에 나선다.
또한 KRX300과 KRX Mid 200 코스닥 기업의 해외 기업설명회(IR)를 개최하고 코스닥 상장기업 기술분석 보고서 발간도 확대할 예정이다.
◇ 시가단일가매매 시간 단축 등 예정대로 시행
선진 자본시장 인프라 구축을 위해 예정대로 하반기 중 시가단일가매매 시간이 단축된다.
거래소는 온라인 위주 거래 환경 변화에도 불구하고 오전 8시부터 1시간에 달하는 시가단일가매매시간이 비교적 길어 시장 운영의 비효율성 초래한다고 판단해 30분 단축하기로 했다. 장 개시 전 시간외종가매매 시간도 이에 연동해 연내에 단축 시행할 예정이다.
코스피200 지수를 기초로 매주 만기가 도래하는 위클리 옵션도 하반기 중 도입된다. 위클리옵션은 매월 만기가 도래하는 일반 코스피200옵션에 비해 최종 거래일 변동성이 작고 만기가 짧아 시장 이벤트의 적시 위험관리가 가능하면서 저렴하고 정밀한 헤지가 가능하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경우 위클리옵션 거래 비중이 해당 옵션 상품 전체 거래량의 절반 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거래가 활발하다. 이 밖에 기업지배구조보고서 품질 향상을 위한 태스크포스(TF)가 구성돼 핵심 원칙을 구체화하고 세부 가이드라인도 마련될 계획이다.
◇ 북한 자본시장 개설 신속 대응
불공정 거래 예방과 감시 강화를 위해 거래소는 지난 6월부터 공매도 조사반을 구성해 운용하고 있는 상태다. 증권사 불공정행위의 재발방지 및 사전 예방을 위한 감리 연계 컨설팅도 개시하고 주의, 경고 조치에 대한 기준을 마련해 제제 조치도 강화하기로 했다.
대량 착오주문으로 인한 주식시장 충격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1회당 제출 가능한 호가수량 제한 기준도 강화된다.
내부자 거래 예방을 위한 K-ITAS도 하반기에 구축될 예정으로 상장법인 스스로 임직원의 자사주 매매 거래를 점검함으로써 내부자거래 예방 및 효과적 컴플라이언스 체계 구축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투자자 서비스 강화 차원에서는 자본시장 종합 정보 데이터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는 한편, 최근 남북 관계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는 것에 발맞춰 실무연구반 조직 구성 등을 통해 이에 대한 대비도 철저히 할 예정이다.
정 이사장은 "남북 관련해서는 여러 가지 여건이 성숙해야 될 수 있는 문제라면서도 "베트남이나 캄보디아 라오스에 거래소를 설립한 경험이 있는 만큼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