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등 40여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중견기업 다우키움그룹의 2세 승계 작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창업주 김익래 회장의 아들 김동준(34)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최대주주로 있는 이머니란 회사가 그룹 지주사격인 다우데이타 지분을 쉼없이 확대하고 있다. 김 대표는 초고속 승진과 함께 계열사 경영에 속속 참여하고 있어 승계 작업의 시계추 움직임이 빨라지는 모습이다.
20일 다우키움그룹에 따르면 다우데이타의 2대 주주인 이머니의 보유 주식은 작년말 756만주(20.78%)에서 최근 841만주(21.95%)로 90만주 가량 늘어났다.
이머니가 작년 말부터 최근까지 40여차례에 걸쳐 장내에서 다우데이타 주식을 흡입하듯 사모았기 때문이다. 이로써 이머니는 다우데이타 최대주주인 김 회장(40.64%)에 이어 2대 주주로서 지배력을 강화했다.
다우데이타는 다우키움그룹의 지주사나 다름없는 곳으로 소프트웨어와 시스템관련 솔루션 개발사인 다우기술의 최대주주(지분율 40.37%)다.
다우기술은 금융 주력사인 키움증권을 비롯해 사람인에이치알과 한국정보인증 등의 주요 상장사들을 거느리고 있다. 지배구조 정점에는 다우데이타 지분 40.64%를 보유한 최대주주 김 회장이 자리하고 있다.
다우데이타 주식 매입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머니는 2세 승계 역할을 담당할 회사다. 지난 2003년에 다우인터넷(현 다우와키움)의 금융사업 부문이 떨어져 나온 금융정보 서비스 업체다.
이머니는 그룹 승계자인 김동준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사실상 최대주주로 자리잡고 있다. 이머니가 지난 2015년에 내놓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김 대표의 지분은 26.91%로 아버지 김익래 회장(12.25%)보다 두배 이상 많다.
이머니의 전체 발행주식 16만6000주 가운데 절반 이상(54.2%)인 9만여주가 자사주다. 김 대표 보유 주식 4만5000여주의 지분율은 자사주를 제외하면 59%에 달한다. 현재도 이 같은 지분 구조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지난해 3월 이머니 사내이사로 취임해 경영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비록 비상근직인 비상무이사이긴 하나 27세 때인 2011년부터 이머니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려놓다가 지난해부터 아예 경영 전면에 나선 것이다.
김 대표는 지난 2015년 연말에 단행한 그룹 인사에서 31세 젊은 나이에 다우기술 이사로 승진 발령났다. 이듬해 곧바로 상무 자리에 오르며 다우데이타로 자리를 옮겼다가 지난해말 전무 승진과 함께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에 선임됐다.
지난 12일 단행한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또 한단계 올라섰다. 임원으로 올라선지 불과 3년만에 부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한 것이다.
김 대표의 향후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주요 계열사의 터닦기 작업도 진행 중이다. 다우데이타가 IT부문 핵심 계열사 다우기술의 주식을 쉴새없이 사들이면서 지분율을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다우데이타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다우기술 주식은 1811만주(40.37%)로 작년말 1698만주에서 113만주 늘어났다. 이 기간 수십여차례 주식 매입이 일어났고 이달 들어선 휴일을 제외하고 거의 매일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