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압구정 로데오 거리에 'NH투자증권xITHACA'라는 간판이 눈에 띈다. 지중해풍 퓨전요리로 유명한 김태윤 셰프가 운영하는 레스토랑 이타카(ITHACA)인가 하다가도 식당 이름 앞 'NH투자증권'은 뭔가 갸우뚱하게 한다.
식당에 들어서자 오픈형 주방으로 깔끔하게 디자인한 인테리어가 인상적이다. 그러면서도 벽면을 채운 액자들에 눈이 간다. NH투자증권의 신규 브랜드 모티브와 투자와 관련한 슬로건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어울리지 않을 것만 같은 증권회사와 레스토랑의 콜라보다. NH투자증권은 지난달 발표한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 '투자, 문화가 되다'를 전파하고자 '제철식당'이라는 이름의 팝업 레스토랑을 오픈했다.
신선한 아이디어를 현실화한 NH투자증권의 미래전략부 브랜드전략TFT의 어용선 팀장을 만나서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어 팀장은 "먹는 것이 문화로서의 가치를 가지게 됐듯이 투자도 문화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 이번 콜라보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 브랜드 전략추진 TFT에 대해 설명해달라
▲ NH투자증권이 올해 3월부터 이번 달 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태스크포스팀(TFT)이다. NH투자증권이 우리투자증권과 합병한 2014년부터 3년 동안은 사명을 홍보하는 데 집중했다. 그리고 사명 홍보가 어느 정도 된 2017년부터는 'NH 새롭게'라는 브랜딩 캠페인을 진행했다. 그리고 올해에는 '새롭다'는 것을 구체화하기 위해 브랜드 비전을 만들고 브랜딩 작업하기 위해 팀을 꾸렸다. 아마 이번 달 이후 TFT가 해체되면 브랜드 전담 부서가 생겨 2020년까지 브랜딩 전략을 일관되게 끌고 나갈 것으로 보인다.
- 팝업 레스토랑 '제철식당'은
▲ 제철식당은 유명한 김태윤 셰프가 운영하는 이타카와 콜라보레이션 해 6~7월 두달 간 한시적으로 운영한다. 김태윤 셰프의 요리 철학이 제철음식, 유기농, 건강한 식재료, 창의적인 요리라고 한다. 이 철학이 우리 브랜드 비전하고 맞다고 생각했다.
- 인테리어도 특이하다. 중점 둔 부분은
▲ NH투자증권의 신규 브랜드 모티브를 강조해 내부 인테리어를 꾸몄다. 다만 이타카의 요리 철학이 같이 반영될 수 있도록 기존 인테리어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NH투자증권 브랜드를 그림처럼 액자 형태로 구성했다.
- 어떤 행사들 기획하고 있나
▲ 두달 동안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저녁은 NH투자증권 고객 초청 행사를 진행한다. 각 영업 부서에서 고객을 초청해 식사하고, 총 두번의 고객 대상 쿠킹클래스 행사도 예정했다. 나머지 시간은 일반 고객도 평소처럼 예약하고 식당을 이용할 수 있다.
- 새 브랜드 비전은 무엇인가
▲ 이번에 새로 만든 브랜드 비전은 인베스트먼트 컬처 크리에이터(investment culture creator)다. 투자 문화를 만들자는 의미다. IMF 경제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겪으면서 우리나라는 투자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컸다. 그런데 최근 투자나 금융투자회사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음을 느낀다. 여기서 더 나아가 투자는 공연 보듯, 음식을 먹듯, 일상 속에서 즐길 수 있는 문화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브랜드 비전을 만들었다.
- 새 브랜드 비전과 식당이 어떤 연관이 있나
▲ 브랜드 비전에 따른 브랜드 슬로건은 '투자, 문화가 되다'다. 좋은 음악으로 우리의 귀가 행복해지고 좋은 음식으로 우리의 몸이 건강해지듯 앞으로의 투자는 우리의 삶을 채워주는 문화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투자가 일상에서 즐기는 문화가 되기 위해서 최근 문화의 핵심에 있는 식(食)문화를 통해 투자 문화를 전달하고자 했다.
- 이번 콜라보를 통한 목표는
▲ 지역 농협으로부터 신선한 식재료를 제공해 제철에 맞은 코스요리를 개발해 식사가 갖는 문화로서의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일차적인 목적이다. 이차적으로는 음식이라는 매개를 통해 회사의 가치와 지향점을 고객들과 함께 나누는 것이 목표다.
- 투자가 문화가 된다는 것의 의미는
▲ 저금리 시대가 오래 지속되면서 투자보다는 투기에 가까운 활동이 많았다. 하지만 오랜 시간 금융투자업계가 건전한 투자 문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최근에는 발행어음,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주가연계증권(ELS), 퇴직연금 등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대중적인 투자상품이 일반화됐다. 이런 일상 속에서 만나는 투자 경험이 이제는 수익률이 목표가 아닌 내 삶의 목표를 위한 수단이자 문화로서 자리 잡을 수 있으리라 본다. 그리고 공연이나 영화를 보듯 투자 역시 즐겁고 편안한 경험이 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NH농협금융 그룹 일원으로서의 역할도 이번 콜라보에 반영된 것 같은데
▲ 맞다. 우리는 농가와 상생할 수 있는 부분을 항상 고민한다. 과거에는 농가에서 직접 상품을 사주고 고객들에게 전달하는 직접적인 방식이 많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식문화를 통한 마케팅이라 식재료가 중요한 요소가 됐고 농협으로부터 신선한 제철 재료를 전달해 셰프가 요리할 수 있도록 했다. 메뉴판이나 서빙 스텝들이 고객에게 식재료에 대한 설명을 하고 식당 일부 공간을 활용해 식재료 산지와 농협 홍보도 진행한다.
- 다른 업종과 콜라보가 인상적이다. 기대효과는
▲ 사실 다른 업권에서는 종종 진행했던 마케팅 방법이다. 이번에는 식당이지만 출판사, 혹은 게임회사와도 협업할 수 있다. 증권회사의 홍보 효과보다는 증권업과 투자 문화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넓히고 인식을 개선하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리라 본다. 그리고 이러한 타업종과의 콜라보가 인식을 개선하는 측면에서는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
- 투자가 문화가 되는 그날이 온다면
▲ 투자는 어려운 것이 아니다. 자신의 삶의 목표가 있다면 경제적인 부분이 목표를 이루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투자가 동행해야 한다. 최근 투자 환경이 다양해지고 있다. 상품을 살 때 쇼핑을 하듯 투자도 은행, 증권, 보험 등 각 업권과 업권 내의 회사를 쇼핑하듯 상담받고 투자하는 시대가 올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