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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자산관리도 'NO 일본'

  • 2019.08.08(목) 14:27

박영호 미래에셋 연금연구센터장
일본의 실패에서 배우는 자산관리
다양한 글로벌 인컴형 등 주목해야

"신대륙을 발견하기 위해선 위험하더라도 글로벌로 항해를 시작해야 합니다. 과거 해외투자가 늦었던 일본과 다르게 다양한 글로벌 인컴형 자산 등에 선제적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미래에셋대우는 투자교육 총서 '넥스트 20년, 내 자산 어디에 둘까'를 발간했다. 이 도서의 저자 박영호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연금연구센터장은 기자를 만나 마치 콜럼버스를 연상케하는 조언을 던졌다.

이번 도서는 우리나라 가계에 적극적으로 금융투자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향후 20년 자산 증식의 해법을 제시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특히 우리가 직면할 투자 환경이 일본의 과거 사례와 유사하다고 판단해 일본의 과거 20년을 고찰하고 우리의 향후 20년을 점검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박 센터장은 일본 가계가 잘못된 자산관리를 하면서 더 깊은 불황을 겪었다고 보고 일본의 실패를 답습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센터장은 현대차그룹에서 산업 리서치와 경영전략 업무를 경험한 후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 등에서 18년 동안 애널리스트로 활동한 재무 전문가다. 지난해부터는 미래에셋대우 연금연구센터장을 맡아 은퇴 재무 설계와 관련한 자산운용, 금융투자 등을 연구하고 있다.

이번 도서를 시작으로 다양한 관점에서 투자자의 은퇴 재무 설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의 책자를 지속해서 발간할 예정이다.

박영호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연금연구센터장. 사진=김혜실 기자

- 도서 발간 목적은
▲ 우리나라를 보면 개인이 가지고 있는 자산을 어떻게 불릴지 고민이 많은 상황이다. 글로벌 경제가 저성장·저금리·저물가 등으로 대표되는 뉴노멀(New-Normal) 시대에 돌입했고, 우리나라도 대내외 영향에 따라 추세적으로 저성장·저금리로 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이 예전처럼 단순 예·적금으로 금융자산을 불리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해법을 마련하기 위해 고민한 결과를 정리했다.

- '일본의 과거 20년이 주는 교훈'이라는 부제를 단 이유는
▲ 일본이 우리와 같은 상황을 과거에 겪었기 때문에 성공과 실패 사례를 통해 해법을 제시해보자는 취지다. 1990년대 중반 일본은 고령사회 진입과 함께 디플레이션 함정에 빠져들었다. 버블 붕괴의 트라우마와 고령화로 인해 가계의 상당 부분이 안전자산에 머물렀고, 지속되는 저성장과 자산시장 침체 속에 일본 가계는 20년 동안 부를 증식하지 못했다.

- 우리 현 상황이 일본 90년대와 유사하다고 보는 건가
▲ 그렇다. 우리는 2저(低) 1고(高) 시대다. 저성장, 저금리, 고령화 시대에 직면했다. 특히 고령화 속도가 일본의 기록을 뛰어넘고 있다. 예상대로면 우리나라는 2020년대 중반에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이다. 고령화는 전체적으로 총수요와 총생산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장기적인 저성장과 직결된다. 모두 장기적인 경제 트랜드기 때문에 20년 이상의 긴 흐름을 가지고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

- 구조적 저성장이 자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주가가 하락하고 이자가 줄어들게 되며, 디플레이션이 심화하면서 부동산 침체도 초래할 수 있다. 일본을 보면 자산가격 버블이 붕괴되면서 장기불황으로 연결됐다.

- 자산시장 침체 속에서 일본 가계의 대응은
▲ 일본 가계는 버블 붕괴 충격 후 금융자산의 절반을 1%도 안 되는 저금리 예·적금에 묶어 두고, 소비도 잘 하지 않았다. 하지만 오랜 시간 0%에 가까운 초저금리 환경이 고착되면서 2000년대 초부터 비로소 금융자산에서 새로운 투자 대안을 모색하기 시작한다. 그것이 우량 배당주, 배당주펀드, 부동산펀드(리츠) 등 정기적인 소득을 제공하는 인컴형 자산이다.

- 우리 가계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 우선 가계 자산구성 변화를 시급히 시도해야 한다. 일본처럼 뚜렷한 디플레 함정에 빠지기 전에 선제적으로 가계 자산구성의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부동산을 포함한 실물자산 비중을 줄이고 금융자산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 금융자산 안에서는 예금과 현금 자산을 줄이고 성장이 가능한 금융투자자산 비중을 늘려야 한다. 또 금융투자자산은 안정적인 수익률이 날 수 있는 인컴형 자산 중심으로 늘리고, 그것을 국내 자산으로 한정하지 말고 글로벌 분산투자를 해야 한다.

- 인컴형을 강조하는 이유는
▲ 인컴형 자산은 소득을 주는 자산이라고 보면 된다. 일본처럼 인컴형 자산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 일본이 우량 주식이나 리츠로부터의 배당수익률은 각각 평균 2%대, 4%대로 초저성장기에 충분히 각광받을 수 있는 수준이었다. 일본 가계가 예금으로 0%에 가까운 이자를 얻는 대신 인컴형 금융자산에 투자해 자산 증식 돌파구를 찾은 것은 뒤늦게나마 옳은 결정이었다.

- 인컴형은 대표적으로 어떤 것이 있나
▲ 인컴형 자산의 전통적인 상품은 채권이다. 채권이 지급하는 쿠폰이자를 정기적으로 지급하기 때문이다. 채권도 위험할 수는 있지만 안정적인 우량채권인 경우에는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이자 지급이 가능하다.

주식시장에서 배당주 투자도 좋다. 일본의 경우 평균 배당수익률이 2%대, 고배당주 수익률이 4~5% 정도다. 평균만 보더라도 예금금리와 2% 차이가 난다. 우리나라는 아직 평균 배당수익률이 2% 정도인데 높아지는 추세고 일본처럼 예금금리와의 스프레드가 2% 정도 생길 것으로 본다.

부동산신탁 통한 임대수익을 배당으로 받는 부동산펀드나 리츠도 해답이다. 일본 J리츠 배당수익률이 4%대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 리츠 시장이 시작한 후 18년 동안 누적 수익률이 330%다. 복리효과와 장기투자 효과가 동시에 나타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리츠 시장이 형성되고 있어 장기 투자 관점에서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 부동산 자산 비중을 줄이라고 했는데, 부동산펀드나 리츠는 투자해도 되는건가
▲ 무조건 부동산에 투자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부동산 시장 자체가 이제 일본처럼 주택매매시장에서 임대시장으로 중심이 이동한다고 보는 것이고, 지분 100% 소유 부동산으로 가지고 있던 실물자산을 신탁회사를 통해 임대수익을 배당받는 금융자산으로 전환하라는 것이다. 부동산도 매매차익보다는 부동산을 통해 나오는 임대소득의 가치의 관점으로 봐야 한다.

- 인컴형 자산이라 하더라도 국내 상황이 좋지 않은데
▲ 국내 자산시장이 좋지 않아 투자지역을 국내로 한정하면 안 된다. 인컴형 자산이더라도 글로벌로 가면 투자할 수 있는 풀이 많다. 예를 들어 이머징 국가의 채권에 투자하면 성장성 있는 인컴형 자산을 확보하는 것이고, 미국이나 선진국 국채나 펀드를 담으면 안정적인 수익률 확보가 가능하다. 중위험 중수익으로 글로벌 분산투자를 하는 것이 좋다.
 
일본 가계는 2000년대 초부터 해외투자를 늘렸음에도 채권, 외화예금 외에 자산군을 다양화시키지 못했다. 과거 일본 실패를 참고해 더 적극적으로 해외자산을 늘리고 대체투자 등 다양한 자산군으로 투자 범위를 넓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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