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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도 코로나 영향권…영업환경 '빨간불'

  • 2020.03.09(월) 13:41

IB 부문 미팅·실사 지연, IPO 시장 위축 우려
경제성장 둔화, 비전통적 사업 리스크 확대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 메리츠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이 지난해 폭발적 순이익 증가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으나 올해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 등으로 증권사들의 영업 환경이 만만치 않아지기 때문이다.

당분간 증권사들이 비우호적인 영업 환경 속에서 비전통적 사업 비중을 늘리면서 위험이 커질  것이란 국제 신용평가사 분석도 나오고 있다.

◇ 기관투자자 대상 설명회 취소, IPO 위축 우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에 대한 우려로 지난달 중순부터 기관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기업설명회가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기업에 대한 직접적인 투자설명이 없어지는 상황에서 기관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수요예측 및 청약에 참여할 가능성이 낮을 수 밖에 없다. 이는 기업공개(IPO) 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SK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2월 수요예측 및 상장한 기업들의 결과는 비교적 양호했다"라며 "그러나 3월 IPO 시장은 증시에 대한 코로나의 부정적인 영향이 지속된다면 수요예측 및 상장 후 주가는 다소 쉽지 않은 국면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기대되는 대어급 종목 가운데 호텔롯데의 상장 시기가 지연될 가능성도 제기했다. SK증권은 "신종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호텔롯데를 포함한 호텔·레저 업황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국내 증시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상장 시기를 미룰 가능성이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증권사들의 기업금융(IB) 부문의 영업 환경도 쉽지 않아졌다.

대신증권은 "통상적으로 상반기 집중되는 IB딜 소싱은 코로나19 영향으로 미팅 및 실사 등이 지연되고 있다"라며 "규제로 인해 적극적인 투자가 쉽지 않은 가운데 바이러스 전파로 운신의 폭이 더욱 좁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여력이 없어진다는 점에서 증권사들이 지난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재미를 봤던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채권평가 이익 개선도 기대하기 어려워질 것이란 분석이다.

보통 기준금리 인하로 채권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 가격은 상승하는데 이로 인해 증권사들이 보유한 채권은 높은 평가 이익을 가져온다. 증권사들은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위험의 자체 헤지(회피) 수단으로 채권을 보유한다.

대신증권은 "거래대금과 금리, ELS발행 및 조기상환 등 2월까지 보이는 지표는 지난해 상반기 못지 않았으나 문제는 3월부터"라며 "거래대금은 현 수준이 유지될 가능성이 커 보이나 금리는 국채 3년물이 1.04% 까지 하락한 상황에서 기준금리 1%가 하한이라는 가정 하에 추가적으로 하락할 버퍼는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ELS의 경우 지수변동성이 일정 수준 이상을 벗어나면 운용 비용이 발생한다"라며 2월말~3월초부터 급락하기 시작한 글로벌 지수를 고려한다면 채권운용에서 발생한 수익이 일부 운용비용으로 상쇄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 무디스, 한국 증권산업 '부정적' 하향전망

코로나19 악재 외에도 경제 성장률 둔화와 저금리 여파로 증권 산업의 리스크가 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제신용평가 회사 무디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경제성장률 둔화, 저금리 장기화로 향후 12∼18개월 동안 증권 산업의 리스크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국 증권 산업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한국 증권사들은 안정적인 외화 조달원이 부족하고 유동성이 낮은 자산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또한 "위탁매매 수수료율이 하락하는 추세에서 볼 수 있듯 전통적인 브로커리지(증권 위탁매매) 사업의 치열한 경쟁이 계속되고 있어 증권사들은 비(非)전통적 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새로운 리스크의 원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무디스는 특히 "한국의 증권사들은 위기 때 활용 가능한 안정적인 자금 조달원이 충분하지 않은 수준"이라며 "외화 조달이 필요한 경우 대부분의 한국 증권사가 스와프나 은행 여신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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