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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모든 것]①코로나가 뭐길래

  • 2020.03.06(금) 15:07

5일 80개국 9만여명 확진…한국 6000여명 '2위'
박쥐 유래 사스 코로나바이러스 89.1% 유사
WHO 발표 치명률 2%…국내는 0.6% 불과
항바이러스제 임상 통한 치료제 개발 '활발'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지난해 12월 원인 불명의 폐렴 증상을 보이는 중국인 환자 7명이 발생해 격리치료 중이었다. 이후 중국 전역에 퍼져 같은 증상을 보인 환자들이 8만명을 넘어서기까지 채 두 달이 걸리지 않았다.

발병 초기에 원인을 알 수 없어 '우한 폐렴'으로 불렸던 이 감염병은 인접 국가들부터 시작해 전 세계로 급속히 퍼져나갔고 지난 1월 세계보건기구(WHO)는 이 바이러스의 종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라고 발표했다.

코로나19, 사스메르스와 같은 계열 바이러스

코로나 바이러스는 사람과 동물에서 감염될 수 있는 바이러스로, 유전자 크기가 27~32kb(kilo base)의 RNA(핵산의 일종인 리보핵산) 바이러스를 통칭한다. 과거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스(SARS)'와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MERS)'도 코로나 바이러스다.

WHO는 사스와 유사성을 띈 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명칭을 'COVID(coronavirus disease)-19'로 결정했다. 2019년 발발한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의미다. 국내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약칭 코로나19)로 불린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생물 집합단위에 따라 알파, 베타, 감마, 델타 등 4개의 속(geneus)으로 분류한다. 알파와 베타는 사람과 동물 모두에 감염되고, 감마와 델타는 조류 위주의 동물에서만 나타나며 사람에게는 감염되지 않는다. 신종 감염병으로 유명한 사스와 메르스, 코로나19 모두 베타-코로나 바이러스 군에 속한다.

코로나19 원인 '박쥐' 유력중간 숙주 통해 감염

코로나19의 감염원은 박쥐가 가장 유력하게 꼽힌다. 박쥐에게서 나타나는 여러 종류의 코로나 바이러스들도 알파 또는 베타 계열 즉, 동물에서 사람으로 감염될 수 있다.

실제 중국의 한 연구팀은 신종코로나 환자들의 바이러스 유전체를 분석한 결과 박쥐가 가진 코로나바이러스와 유전 정보가 유사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질병관리본부도 최근 자체 분석결과 코로나19가 박쥐 유래 사스-코로나바이러스와 유사성이 89.1%나 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직접 전염을 일으켰다고 보기에는 유전적 유사성이 매우 높다고 할 수는 없다. 즉 중간 숙주인 다른 매개체를 통해 사람에게 감염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중간 매개체는 여러 동물들이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명확히 밝혀진 사실은 없다.

한국, 확진자 2사망자는 4

중국에서 시작한 코로나19가 우리나라에 전염되기까지는 한 달이 조금 더 걸렸다. 중국에서 7명의 환자가 사스 유사 증상을 보인 것은 12월이었고 우리나라의 첫 확진 사례는 1월 20일 나타났다.

이후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의 감염 관리는 꽤 체계적으로 이뤄졌다. 약 한 달간인 지난 2월 17일까지 30명에 불과했던 확진자는 신천지 종교집단을 통해 대구와 경북 지역에 빠르게 확산하면서 국가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에 이르렀다.

▲2020년 3월 5일 기준 전 세계 코로나19 감염 현황(자료=세계보건기구 홈페이지)

코로나19 감염 발생 국가는 지난 3일 71곳이었지만 지난 5일 오전 9시 기준 80개국으로 확대되며 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하는 추세다. 또 확진 환자는 총 9만5024명이고 3281명이 사망했다. 이 중 코로나19 감염 근원지인 중국이 확진자 8만409명, 사망자 3012명으로 압도적으로 가장 많고 우리나라는 5766명, 사망자 35명이었다. 확진자 수로는 2위지만 사망자 수로는 이탈리아 107명, 이란 92명에 이은 4번째다. (6일 0시 기준 국내 확진 환자는 6284명, 사망 42명)

발열호흡곤란폐렴 등 증상 '의심'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들은 발열, 마른기침, 호흡 곤란, 인후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대체로 바이러스 감염시 나타나는 증상들이다. 일각에서 '콧물이나 가래가 나오면 코로나19가 아니'라는 소문이 돌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일부 환자들은 콧물과 가래 증상이 나타나는 등 개인마다 편차가 있다. 통상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는 감염 후 2~14일 내에 이 같은 증상들이 나타나기 때문에 의심 환자들은 14일간 동안 격리 조치가 이뤄진다.

다만 일부는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환자도 있다. 아무 불편한 증상 없이 감염됐다가 자연 치유되는 경우가 있고 또는 잠복기일 가능성도 있다. 극소수지만 14일이 훌쩍 지나 증상이 나타난 환자들이 일부 나오면서 잠복기에 대한 논란도 일었다.

국내 28번째 확진 환자가 3번째 확진 환자와 접촉한 지 17일만에 양성 반응이 나오면서다. 그러나 이전 검사에서 양성과 음성 경계선상의 애매한 결과가 나왔던 만큼 잠복기가 아닌 다른 약물 투약 등이 원인이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잠복기는 바이러스가 체내 침투한 이후 최초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를 의미하지만 증상이 경미하거나 수일간 무증상일 경우 잠복기를 정확히 예측하기에 어렵다. 진단기기의 오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밖에도 학계는 코로나19 감염 상태임에도 본인의 회복력이 뒷받침돼 증상이 나타나지 않다가 바이러스나 환경 등의 요인으로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이후 증상이 나타났을 가능성도 염두에 둔다. 현재 WHO와 국내 보건당국이 규정한 잠복기는 최대 14일이다.

아울러 발생 초기 ‘우한 폐렴’으로 불렸던 것처럼 폐렴 증상을 동반하는 환자들도 있는데 6명 중 1명이 중증 증상을 겪는다. 고령자나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WHO는 코로나19의 치명률이 약 2%라고 발표했지만 지난 5일 기준 국내 확진 환자들의 치명률은 약 0.6% 정도다.

코로나19 검사 15만건보다 월등

코로나19 감염 여부는 PCR이라는 진단키트를 통해 이뤄지는데 2가지 종류의 검체를 채취해 유전자 분석을 진행한다. 첫째는 코와 입안을 면봉으로 닦아내 검체를 채취하고 둘째는 기침에서 나온 가래를 채취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채취한 검체의 유전자(핵산)를 증폭시킨 후 그에 따른 연쇄반응으로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한다. 검사 결과는 평균 6시간이면 확인이 가능하다.

▲코로나 바이러스를 전자 현미경으로 살펴봤을 때 형태(사진=질병관리본부)

의사의 소견에 따라 감염이 의심되거나 확진환자와 접촉한 후 14일 이내에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이 나타난 환자들은 약 16만원에 달하는 검사 비용을 정부에서 지원한다. 그 외에 진찰료, X-RAY나 객담(가래)검사의 경우 개인이 부담해야 하지만 10만원 내외 정도다. 만약 개인이 원해서 검사를 진행할 경우 검사비용도 자가 부담이지만 확진 판정을 받는다면 치료비용도 모두 정부에서 전액 지원한다.

현재까지 국내에서만 6일 0시 기준으로 누적 약 15만건의 검사가 진행됐으며 하루에 1만여건의 검사가 이뤄지는 만큼 무증상일 경우 14일간 자가 격리를 통해 경과를 지켜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전까지 각국의 코로나19 검사 현황을 비교해보면 우리나라의 검사 건수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지난달 29일 부산광역시의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6만5000여건의 검사를 진행했을 당시 일본 1900여건, 미국 450여건에 불과했다. 미국은 코로나19 검사 비용 자체는 정부에서 지원하고 있지만 진료비나 입원비 등 별도로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추가 비용만 300만원이 넘어 진단 자체가 수월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확진 환자 수는 전 세계 2위지만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역학조사와 함께 감염 진단 및 격리, 방역 등 재빠른 후속 처리에 대한 해외에 반응은 긍정적이다.

코로나19 치료제 이르면 내달 허가 '기대'

아직까지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KFDA)와 미국 식품의약국(FDA)을 비롯한 전 세계 의료기관에서 인증 받은 코로나19 백신이나 치료제는 없다. 폐렴으로 인한 심각한 호흡곤란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에게 산소 호흡기 등의 보존적 치료가 이뤄지는 데 그친다.

다만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에볼라 치료에 쓰였던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 후천성 면역결핍증(HIV)으로 알려진 에이즈(AIDS) 치료제인 '로피나피어'와 '로타나비르', 항바이러스제 '파비피라비어', 면역 조절제 '핀골리미드' 등의 임상시험이 속속 진행 중이다.

여기에 일본에서는 천식 치료제를 코로나19에 사용해 해당 환자가 완치했다는 보고도 나온 상황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자체를 소멸시키는 효과는 아니지만 폐렴 증상을 완화함으로써 치료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연 셈이다.

본래 치료제 개발까지는 1년 정도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현재 기존에 개발된 약물 대상 임상시험에서 코로나19 치료에 효과를 보일 경우 이르면 내달 중으로 첫 치료제 허가가 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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