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큰 손들이 중소형 증권사들의 지분을 잇따라 대거 매입하며 주목받고 있다. 단순투자 목적의 지분 매입이라고 밝혔지만 경영권 분쟁 등 여러 가능성이 부각되는 모습이다.
◇ 세종텔레콤, 유진투자증권 지분 늘려
지난 10일 세종텔레콤은 유진투자증권 지분을 5.23%에서 7.23%로 늘렸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유진투자증권의 지분을 추가 매입하며 5% 이상 주주로 등장한 후 지분을 더 사들인 것이다.
지난 4월 당시 세종텔레콤은 유진투자증권 주식 557만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한 바 있다. 483만주의 주식을 이미 보유했던 상황에서 다음날 추가로 7만7000주를 매입하면서 5% 이상 주주 보고 의무가 발생한 것이다. 이후 꾸준히 지분 매입을 지속하면서 보유 주식수는 지난 10일 687만주까지 늘어났다.
세종텔레콤은 4월과 지난주 지분 매입 목적을 단순투자라고 명시했다. 그러나 세종텔레콤의 김형진 회장이 과거 증권사를 인수했다 판 이력이 있어 시장에서는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제기됐다.
세종텔레콤 대표이사인 김 회장은 과거 동아증권을 인수해 세종증권으로 사명을 변경한 후 2005년 농협중앙회에 매각해 1000억원이 넘는 차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농협중앙회는 세종증권을 NH농협증권으로 바꾸고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해 현재 NH투자증권이 됐다.
유진투자증권의 경우 지난 1분기 말 현재 유진기업이 27.25%의 지분율 보유하고 있고 유창수 대표이사가 0.89%를 보유 중으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총 지분율이 29.03%로 30%가 되지 않는다.
◇ 코리아에셋증권, 미래에셋 사외이사가 8%대 보유
공교롭게 같은 날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의 경우 정윤택 더시드그룹 회장이 8%대에 달하는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주목받았다.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지난 10일 주식 등의 대량 보유 상황 보고서를 통해 정윤택 씨가 8.29%, 52만9749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규 보고했다.
정윤택 씨는 지난 3일 주식배당으로 8만9325주를 취득하며 보유지분이 40만주를 넘어섰고 7월 6~9일 사이 4차례에 걸쳐 장내매수를 통해 지분을 추가로 사들였다. 정 회장 역시 지분 매입 목적을 단순투자로 밝혔다.
그러나 재계 출신인 정윤택 회장이 최근 금융투자업계에 발을 담그면서 증권사 지분 보유가 주목받고 있다. 정 회장은 효성그룹에서 36년간 재임하며 효성캐피탈 대표이사, 효성 사장을 지낸 '효성맨'으로 최근에는 미래에셋 금융그룹 계열사의 사외이사를 꾸준히 맡고 있다.
2016년 4월부터 2017년 3월까지 미래에셋대우 사외이사를 지냈고, 2017년 3월부터 2020년 2월까지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외이사를 역임했다. 현재는 미래에셋캐피탈 사외이사를 맡고 있고, 지난해에는 더시드그룹 회장으로 영입됐다. 지난해 출범한 더시드그룹은은 경영 컨설팅 회사로 국내 스타트업 발굴과 육성을 목표로 설립됐다.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의 경우 최대주주인 케이앤케이드림파트너스사모투자전문회사가 64.81%의 지분을 보유하는 등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70.35%에 달한다. 케이앤케이드림파트너스사모투자전문회사는 더케이파트너스 유한회사가 65.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더케이파트너스는 기동호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사장이 35.37%를 보유하는 구조다.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2000년 코리아알비증권중개로 설립돼 2013년 코리아에셋투자증권상호가 변경됐고 지난해 11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의 경우 정윤택 회장이 지분을 매입하기 전인 지난달 30일 프라임3호조합이 장내매도를 통해 33만9382주에서 14만1761주까지 지분을 줄이는 등 손바뀜이 활발한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