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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문화 레벨업]③상자 안에 갇힌 투자교육

  • 2020.10.14(수) 09:00

해외, 평생교육으로 의무화…자연스럽게 체득
국내, 질적성장 여전히 미흡해…투자지식 위주

지난 3월 정부는 금융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을 공포했다. 그러면서 기존에 각 금융관계법령에 산재해 있던 금융소비자 보호 규정들에 대한 효과적인 관리가 가능해졌다. 특히 금융교육협의회는 국가 주도의 금융교육 지원을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금융교육을 보다 강화하겠다는 복안이 담긴 셈이다.

그럼에도 다른 국가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투자자 교육 자체를 늦게 시작한데다 여전히 형식적인 단계에 머물면서 산으로 가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최근 사모펀드 사태가 터지면서 단순한 투자지식 쌓기를 넘어 투자에 대한 책임의식을 갖고 금융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 위기가 키운 경각심…한발 앞선 해외 금융교육 

대형 금융사고 발생은 한국만의 상황이 아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전후로 각국에서는 크고 작은 금융사고가 잇따랐고 그러면서 국가적으로 금융이해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을 택하고 있다. 금융교육을 통해 금융포용력을 높이자는 취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세계은행 등도 금융포용의 입장에서 금융교육의 필요성과 조기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금융포용은 적정한 자산을 형성하도록 도우면서 예상치 못한 금융 충격에 대한 완충 능력을 높여준다. 특히 저금리로 인해 단순히 예금만으론 자산 형성에 제약이 큰 만큼 적절하게 리스크를 지고 수익을 높일 수 있는 투자 개념의 금융교육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다 금융소비자 보호와 책임에 대한 내용도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기본 방향이다.

미국의 경우 2003년 금융교육을 위한 국가전략 발표 후 정책방향을 제시하는 정도에 그치다가 2010년 이후 학교 내 금융교육 교과과정 지침을 통일했다. 지금은 가정과 학교, 직장, 지역사회로 이어지는 평생 금융교육과 함께 실생활에 활용 가능한 금융교육을 병행하고 있다. 일례로 12학년에 걸쳐 소득과 소비, 저축, 신용, 금융투자, 소비자보호에 대한 내용을 두루 가르친다.

영국과 호주, 싱가포르 역시 금융이해력 강화를 위해 학교 내에서 금융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싱가포르는 국가 주도로 금융교육에 나서면서 금융소비자의 이익 보호와 함께 합리적인 금융의사결정 능력 증진을 목표로 삼는 등 가장 적극적이다. 금융교육을 아예 의무교육에 포함시키고 있기도 하다. 

◇ 국내는 양과 질 모두 턱없이 부족

이와 대조적으로 국내는 올해 들어서야 국가 주도의 금융교육 지원을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 선진국 대부분이 2000년대 초반부터 금융교육 강화에 나선 것에 비교하면 한참 뒤처진다.  

우리나라는 2013년에서야 금융교육 정책 방향을 마련하고 금융교육 강화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질적 성장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금융교육 전략 주체인 금융교육협의회를 설치하고, 학교 내 금융교육을 포함했지만 중학교는 자유학년제에 적용하는 금융교육 프로그램, 고등학교는 수학능력시험 이후 기간을 활용한 교육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금융투자협회가 서울 여의도고에서 금융 정규교육 과정을 개설하며 주목받았지만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중단된데다 양과 질에서 턱없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영국과 싱가포르 등은 고교 과정 중 금융교육이 대학의 경제 관련 과목으로 이어질 정도의 수준"이라며 "한국은 절대적 교육시간이 부족한데 특히 금융교육 의무화가 아쉽다"라고 평가했다.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은 "금융교육 대상별 콘텐츠나 교육방식을 달리하는 한편 금융교육의 효과를 장기적으로 관찰해  금융교육을 꾸준히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 단순 지식 함양 넘어 투자 책임의식 가르쳐야 

투자 교육의 내용에 대한 개선도 요구된다. 단순히 지식 함양에 그치기 보다 손실 감내와 투자 책임에 대한 부분도 적극적으로 교육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금융이해력 자체도 OECD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금융지식과 행위, 태도로 구성되는 금융이해력 항목 중 금융행위와 금융태도 부문 점수는 더 낮게 나타나고 있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투자교육 시 투자 손실 감수나 투자 책임에 대한 부분을 겉으로 드러내면 금융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크다"면서 "단순히 큰 그림 상 전제로만 깔리다 보니 이를 직접적으로 교육하는 경우는 드문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범용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 연구원은 "금융교육의 효과를 장기적으로 관찰해 금융교육을 통한 금융이해력, 금융 행동 개선 수준을 관찰하고 이를 토대로 금융교육의 지속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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