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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문화 레벨업]④더 따지고 더 깐깐해지자

  • 2020.10.15(목) 09:00

노년층 등 지식 부족한 투자자 대상 판매 관행 여전
아는척 말고 꼼꼼히 물어보고 상품가입하는 게 정석

정부는 지난 2014년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투자자 교육 강화 TF'를 만들었다. 합리적인 투자 문화 정착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당시 내용을 들여다보면 사모펀드 사태가 도대체 왜 일어났는지 의문이 든다. 실제 계획했던 대로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나마 금융교육이 이뤄지더라도 이해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제대로 된 교육 기회 자체가 턱없이 부족한 노년층의 경우 상황이 더욱 심각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이를 심심찮게 악용하는 판매사 관행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투자자들 스스로도 필요 이상으로 깐깐하게 금융상품을 고를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 투자교육 부족한 노년층에 피해 집중

정부가 이미 수년 전부터 투자자 교육 강화에 나섰음에도 사모펀드 사태가 터진 데는 예비 투자자가 아닌 현 투자자들에 대한 교육 또한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부분이 크다. 특히 고령층의 경우 디지털 금융에서 소외되면서 금융상품에 대한 지식에 접근하기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최근 5년간 증권사 금융상품 불완전 피해 또한 고령자에 집중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김희곤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연령대별 불완전판매 분쟁 자료에 따르면 60세 이상이 237건(37.2%)으로 가장 많았고, 55세부터 59세까지가 97건(15.2%)이었다.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의 개인투자자의 경우 고령자의 비중이 절반에 육박한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라임자산운용의 173개 펀드에 투자한 개인 계좌 수는 4035개로 이 중 60대 이상 투자자의 계좌 수는 1857개에 달했다. 

투자금액 기준으로도 60대 이상의 투자금액은 전체 9943억원의 46.4%인 4612억원으로 집계됐다. 60대가 2538억원(25.5%), 70대는 1440억원(14.5%), 80대 이상은 634억원(6.4%)이다.

◇ 판매사, 알면 가입 안 할 정보까지 알리는 게 의무

금융투자상품은 구조가 복잡하고 원금 손실 리스크가 있어 손해를 최소화하려면 투자자의 역량이 필수적이다. 특히 고령자가 생계비를 투자할 경우 손실 발생 시 가계 위기가 닥칠 수 있어 합리적인 투자가 중요하다. 

그럼에도 노년층의 피해가 집중되는 데는 금융상품에 대한 지식이나 투자책임 의식이 부족한 이들을 암암리에 활용하는 금융사들의 판매 관행 영향도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년 전 당국이 고위험 상품에 대해 충분한 이해 후 투자하도록 투자 전 교육을 의무화했지만 주식워런트증권(ELW) 등 일부 상품에 그쳤다. 사모펀드의 경우 매니저와 투자자 간 정보 비대칭이 커 고위험을 내포하고 있음에도 사각지대에 놓였던 셈이다. 

은행과 증권사는 투자를 결정한 고객에게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금융당국은 투자자가 알았더라면 가입하지 않았을 정보까지도 다 알려준 후 투자자 책임 원칙을 따져야 한다고 반박한다. 투자자들에게 모든 정보를 고지하지 않은 상태에서 상품을 판매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만 봐도 고령층을 중심으로 잘 모르고 투자를 했고, 그걸 이용하는 금융사들의 문제가 결부돼 있다"면서 "투자책임을 포함한 금융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금융사 자율적으로 이를 충분히 알리고 잘 모르는 투자자들의 투자를 유도해서는 안 된다"라고 꼬집었다. 

오승재 하나금융투자 변호사는 최근 금융소비자보호포럼에서 "금융회사는 소비자보다 더 많은 정보와 역량을 갖고 있고 이 같은 전문성으로 인해 금융 소비자들이 기꺼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라며 금융회사가 소비자에게 부적합한 상품을 권유하면 안 되는 의무인 '적합성 원칙'을 강조했다. 

◇ 투자자 스스로 필요 이상으로 따져야

물론 투자자들의 변화도 필수다. 금융사들의 불완전 판매 관행 뒤엔 역으로 금융상품을 꼼꼼히 들여다보지 않고 금융사의 권유에 의존해 금융상품에 가입하는 투자 관행도 무시할 수 없다.  

금융당국은 수년 전부터 투자자가 자신의 투자성향을 확인하고 이를 기초로 투자상품 핵심정보들을 꼼꼼히 파악할 수 있도록 지원해왔다. 투자자는 투자상품 자가진단표를 통해 핵심사항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실제 이 같은 절차를 거치는 공모펀드의 경우 손실이 날 경우 투자자 책임임을 투자자 스스로 인지한다.  

그럼에도 금융상품에 대한 세부적인 인식 없이 개략적인 개념만 가지고 투자하는 경우도 여전히 많다. 이런 경우라면 부족한 책임감 만큼 투자자 보호에 대한 기대치도 줄여야 한다는 얘기다. 

금융투자업계 다른 관계자는 "금융상품에 가입하는 고객 중에는 귀찮아서 혹은 잘 모르고 있다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마치 다 아는 것처럼 상품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내 소중한 돈을 투자한다면 오히려 아는 내용이더라도 더 묻고 필요 이상으로 심각하고 깐깐해질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오승재 변호사도 "금융소비자는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모두에게 적합한 금융상품은 없다"면서 "아무리 좋은 상품이라도 위험성 높으면 좋은 상품 아닐 수 있고 자신에 대한 성향 파악에서부터 이뤄지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또한 "판매자가 예방 차원에서 상품의 위험성을 설명하지 않는다면 투자자가 먼저 물어보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요청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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