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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파생상품]③원유 ETN…2년전 기억하라

  • 2022.03.19(토) 13:10

LP 물량 소진에 호가조절 약화…괴리율 심화 예상
거품가격 심해 지표가치 올라도 수익 어려워 

유가 변동성이 커지며 유가 하락시 수익을 2배로 얻을 수 있는 상장지수증권(ETN)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투자금이 대거 몰리며 시장가격에 거품이 끼고 있는데 이를 조절하기 위한 유동성공급자(LP)도 제 역할을 하기 힘든 상황이다. 2년 전과 비슷한 상황으로 앞으로 가격 거품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상황에 투자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상황도 나타나고 있다. ETN 지표가치가 올라도 수익을 보지 못하고 오히려 손해를 입을 수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커지는 괴리율…2020년 악순환 재현될까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삼성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H)의 장마감 괴리율은 8.5%다. 해당 상품 외에도 다른 원유 레버리지 인버스 ETN들의 괴리율도 높은 상태에서 유지되고 있다. 같은 기간 신한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H), QV 인버스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의 장마감 괴리율은 각각 10.01%, 6.98%로 집계됐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괴리율이란 ETN 시장가격과 지표가치의 차이를 나타내는 지표로 시장가격의 고평가, 저평가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상품의 괴리율이 8.5%라는 것은 상품을 8.5% 더 비싸게 구매하는 것을 뜻한다. 

괴리율이 커지면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형성되고 투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거래소는 관리 의무비율을 기초자산이 국내자산인 ETN의 경우 괴리율을 3%, 해외자산인 경우 6% 이내로 설정했다.

상품의 괴리율을 조정하는 역할은 LP가 한다. LP는 가격 괴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표가치에 가까운 수준으로 호가를 내 조절하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상품 거래량이 급증하면서 LP가 보유한 물량이 줄었고 괴리율이 현재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현재 삼성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과 QV 인버스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의 LP 보유비중은 각각 10.92%, 48.93%다. 신한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H)의 LP 보유수량은 모두 소진된 상태다.

지난 2020년도 이와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당시 유가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레버리지 원유 ETN 상품에 몰려들며 LP의 물량을 소진했다.

LP 보유물량 소진으로 투자자들의 수급에 따라 시장가격이 정해지게 됐고 거래소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단일가 매매를 시행했다. 그럼에도 괴리율이 계속 커지자 거래를 정지시켰다. 

거래소는 기초자산이 국내자산인 상품인 경우 괴리율 6% 이상, 해외자산인 경우 12%가 넘을 경우 △적출 △지정예고 △지정 3단계를 거쳐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한다.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되면 3거래일간 단일가 매매가 시행된다. 이 기간 괴리율이 국내 9%, 해외 18%가 넘을 경우 1매매일간 거래가 정지된다.

이미 신한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H)의 경우 3단계를 거쳐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됐고 단일가 매매로 전환됐다. 삼성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은 현재 지정예고 단계로 오는 23일 내 괴리율이 12%를 넘어설 경우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된다.

지표가치 올라도 수익 못 봐…투자 유의 필요

ETN을 지표가치보다 비싸게 매수하면 기초지수의 가격이 상승해도 기대 수익을 얻을 수 없다. 시장가격이 지표가치에 수렴해 정상화되는 경우 오히려 투자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 전일보다 지표가치가 하락했음에도 가격이 상승하는 경우도 나타났다. 

지난 14일 삼성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H)의 지표가치는 146.32원으로 전 거래일 보다 5.6% 하락했지만 시장가격은 오히려 3.03% 상승했다.

반대로 지난 16일에는 지표가치가 171.60원으로 전 거래일 보다 6.93% 상승했으나 시장가격은 185원으로 –2.63% 하락했다.

이처럼 괴리율이 큰 상태에서 투자하면 지표가치에 따른 투자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 투자에 유의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국제 정세 불안으로 주요 원자재 선물가격의 변동성이 확대됨에 따라 ETN 지표가치도 급변하고 있다"며 "원자재 선물 고배율 상품 등 변동성 높은 상품 투자시 대규모 투자금액 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급격한 지표가치 등락의 반복으로 지표가치가 '0'이 될 경우 투자원금의 전액 손실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실제 대신 인버스 2X 니켈선물 ETN(H)의 경우 지표가치가 0원이 된 상태로 오는 21일 상장폐지가 예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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