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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중고차 진출…계열사 더 크게 웃는다

  • 2022.03.22(화) 09:40

중고차매매 허용 후 계열사 주가 '들썩'
현대글로비스 2영업일새 주가 7% 상승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허용됐지만 단기적으로 현대차 주가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가 중고차 시장 점유율 비중을 자체적으로 제한해 실적 기여도가 적어서다. 전문가들은 향후 중고차 가격이 올라 완성차 가격을 상승시킬 경우 중장기적으로 주가를 높일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현대차와 함께 현대글로비스, 현대모비스 등 계열사도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 중고차 사업 규모 확대와 중고차 정비과정에서 필요한 부품 판매량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돼서다. 중고차 시장 진출 허용 이후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 주가 단기 영향 적을 듯

지난 17일 중소벤치기업부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는 중고차 판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대기업의 중고차 소매시장 진출이 허용된다.

중고차 사업은 매매업자 등에게 중고차를 매매하는 도매사업과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소매사업으로 나눠진다. 그간 중고차 소매사업은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돼 대기업의 진출이 제한됐다.

현대차는 이미 중고차 사업에 대한 방향을 공개하며 사업 개시가 공식화된 상태다. 현대차는 자사의 자동차중 출고 5년 미만, 주행거리 10만km 미만의 차량만을 중고차로 판매할 계획이다. 시장점유율도 내년 2.5%, 2023년 3.6%, 2024년 5.1%로 자체적으로 제한할 방침이다.▷관련기사:현대차, '운명의 날' 앞서 중고차 사업 공식화한 배경(3월7일)

제한된 시장점유율로 사업을 진출하면서 기존 사업규모와 비교하면 중고차 사업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금융투자 분석에 따르면 국내 중고차 시장 규모는 약 28조원으로 추정된다. 과거 10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1%대였고 내년 이후로도 이어진다고 가정하면 2024년 시장 규모는 29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의 계획대로 중고차 판매가 진행된다면 예상 매출액은 △2022년 1조4000억원 △2023년 2조1000억원 △2024년 3조원으로 추정된다. 현대차의 이익률이 4%라고 가정할 경우 중고차 매매업 개시로 2024년 기준 영업이익에 1250억원 가량 기여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처럼 예상되는 매출 비중이 작기 때문에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워 보이지만 전문가들은 자사 브랜드의 중고차 가격을 높여 신차 가격도 상승하게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주가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시장규모와 이익률을 종합적으로 고러할 때 현대차의 중고차 사업 진출만으로는 주당순이익 증가에 미치는 영향이 단기적으로 크지 않다"며 "다만 중고차 가격이 신차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신차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있어 주가에 긍정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도 "완성차 업체가 자기 브랜드 중고차를 점검하고 수리해 성능을 인증하면 중고차 가격을 높이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며 "통상 중고차 가격이 높아지면 신차 가격도 상승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혜 같이 받는 계열사 

중고차 시장 진출 허용 이후 현대차와 두 계열사의 주가는 모두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주가가 조정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의 중고차 시장 진입의 수혜를 더 받을 것이란 기대감에 주가가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7일 현대차 종가는 16만8500원으로 전일 대비 0.3% 상승한 가격으로 장을 마쳤다. 18일에도 1.5% 가격이 상승했으나 지난 21일 16만8500원으로 1.5% 하락했다.

현대글로비스의 지난 17일 종가는 16만9500원으로 전일과 같은 가격으로 마감했지만 18일 6.2% 상승, 지난 21일도 1.1% 상승하며 21일 종가는 18만2000원으로 마감했다.

현대글로비스의 경우 지난해 도매 중고차 경매 사업에서 7332억원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또 해외에서는 이미 소매 중고차 사업을 영위중이기에 향후 국내 소매업에 진출할 가능성도 있다.

강 연구원은 "현대글로비스는 온라인 중고차 중개 플랫폼인 오토벨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며 "현대차그룹의 중고차 시장 진출로 중고차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개선될 경우 국내 온라인 중고차 시장이 활성화돼 수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자동차가 IT 기기화되며 자동차에서 엔진, 변속기 등 하드웨어 보다 소프트웨어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따라서 중고차 매입후 정비과정에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가 중요해질 전망이다. 중고차 정비용 순정품 AS 사업이 확대되면 현대모비스도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주가는 지난 17일 21만원으로 전일 대비 1% 상승, 18일 21만500원으로 0.2% 상승했으나 지난 21일 종가 20만6000원을 기록하면서 전 거래일 대비 2.1% 하락한 가격으로 마감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소프트웨어는 기존 중고차 매입 업자들 대비 완성차 업체들의 경쟁력 우위가 크고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로 적은 비용으로 중고차 가치를 쉽게 높일 수 있다"며 "중고차와 정비업종의 시너지로 순정부품 판매 증가로 현대모비스를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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