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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줍줍]자사주 처분과 교환사채의 관계(feat.제일테크노스)

  • 2022.09.14(수) 07:00

[공시줍줍 PICK] 9월 14일 출근길에 살펴보는 주요 기업공시
제일테크노스, 삼화네트웍스, 한미약품, 태림포장, 태림클러스터

공시줍줍 에디터들이 직접 선별(PICK)한 기업공시를 평일 아침 7시에 전해드리는 [공시줍줍 PICK]!

오늘 공시PICK은 제일테크노스와 삼화네트웍스로 알아보는 자기주식 처분과 교환사채의 관계, 미국 FDA로부터 기술 인정받은 한미약품, 자회사 흡수합병하는 태림포장 이야기를 가져왔어요.

자사주 파는(?) 제일테크노스

건축 시 필요한 금속재료와 조선용 후판 등을 제조하는 제일테크노스가 자기주식 68만4000주를 처분한다고 밝혔어요. 

보통 많은 회사들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를 아예 없애버리는 소각을 하죠. 처분은 말 그대로 회사가 가지고 있는 자사주를 시장에 돈을 받고 판다는 뜻이에요. 소각과 달리 처분하는 수량만큼 자사주 물량이 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주주들에겐 물량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는데요. 

다만 제일테크노스가 자사주를 바로 시장에서 파는 건 아니에요. 자사주 처분 공시에 이어 나온 교환사채권발행결정 공시를 보면 처분한다는 자사주가 어떻게 쓰이는지 알 수 있어요. 

제일테크노스는 교환사채 68억4000만원을 발행한다고 공시했어요. 교환사채는 전환사채나 신주인수권부사채처럼 신주를 발행하지 않고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나 다른 법인의 주식으로 교환해 줄 수 있는 채권이에요. 제일테크노스는 이번 교환사채를 발행하면서 앞서 처분하겠다고 밝힌 자사주 68만4000주를 추후 교환사채 채권자에게 바꿔줄 주식으로 활용할 예정이에요. 

따라서 자사주 68만4000주는 바로 시장에 매물로 나오지 않아요. 만약 교환사채의 교환청구기간(10월 16일 이후)이 왔을 때 채권자들이 시세차익을 얻기 위해 제일테크노스 주식으로 교환을 원하면 그 때 자사주가 시장에 매물로 나올 수 있어요. 교환사채 발행으로 활용할 자사주 수량은 제일테크노스 총 발행주식수의 7.6% 수준이에요. 적지 않은 물량이 추후 채권자들의 주식교환으로 나올 수 있다는 점!

자사주 추가 처분한 삼화네트웍스

제일테크노스처럼 삼화네트웍스도 교환사채를 발행해 자사주를 처분한다는 공시를 올렸던 곳인데요. 삼화네트웍스는 지난해 12월 1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발행하면서 285만7142주의 자사주를 처분한다는 공시를 동시에 올렸어요. 제일테크노스처럼 자사주를 가지고 교환사채를 발행한 것이죠. 

문제는 지난 교환사채 발행 때문에 이번에 자사주 31만7461주를 추가로 처분하게 됐다는 공시를 올린 것. 

전환사채나 유상증자 모두 회사의 주가가 떨어지면 전환가격이나 유상증자 신주발행가격을 낮춰요. 주가흐름에 따라 가격을 조정하는 것이죠. 만약 주가는 계속 떨어지는데 전환가격이나 신주발행가격은 주가보다 높은 가격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굳이 채권자가 주식으로 전환할 이유가 없어요. 유상증자 역시 시장에서 더 낮은 가격에 주식을 사지 번거롭게 유상증자에 참여할 이유가 없죠. 

교환사채도 마찬가지예요. 교환사채를 처음 발행할 때 최근 기간의 평균주가를 기준으로 교환가격으로 결정하는데요. 이후 매 3개월 마다 주가흐름에 따라 교환가격을 조정해요. 삼화네트웍스 역시 주가가 떨어지면서 교환가격을 3500원에서 3150원으로 조정한 것이죠. 

교환가격이 낮아지면 그만큼 회사가 교환해 줄 자사주 수량도 늘어나야 해요. 따라서 삼화네트웍스는 떨어진 주가만큼 자사주를 추가 처분한다는 공시를 올린 거예요.

제일테크노스도 자사주 추가 처분할까?

다만 앞서 소개해드린 제일테크노스는 현재 주가(13일 종가기준 8250원)보다 교환가격(1만원)이 더 높아요. 또 삼화네트웍스처럼 주가흐름에 따라 3개월마다 교환가격을 조정한다는 조건도 없어요. 예외적으로 유상증자, 합병, 감자, 주식분할 등을 하면 교환가격을 조정하지만 단순 주가흐름 변화에 따라 교환가격이 더 내려갈 일은 없는 것이죠. 

제일테크노스 교환사채에 투자한 채권자 입장에서는 불리할 수밖에 없는 조건인데요. 더욱이 제일테크노스의 교환사채는 표면, 만기이자율 모두 0%예요. 채권자가 회사에 빌려준 돈을 조기에 갚으라고 요구하는 조기상환청구권의 상환율도 이자 한 푼 없이 원금만 돌려주는 조건. 

채권자는 고금리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이 불리한 채권에 왜 자금을 투입한 걸까요. 결국 앞으로 제일테크노스 주가가 최소한 교환가격 이상 올라갈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투자한 것으로 봐야 해요.  
그 밖에 간추려본 기업공시

-한미약품이 지난 1월 지분을 투자한 미국 스펙트럼사가 개발한 호중구감소증치료 신약인 롤베돈이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품목허가를 승인받았다고 공시했어요. 롤베돈은 체내 약효 효과를 더 오래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 한미약품의 독자기술 랩스커버리를 적용한 제품이에요. 이번 FDA의 승인은 한미약품의 랩스커버리 기술이 인정받았다는 의미이기도 해요. 

-글로벌세아 그룹의 계열사 태림포장이 자회사 태림클러스터를 흡수합병한다고 공시했어요. 태림클러스터는 원래 태림페이퍼가 운영하던 골판지 사업을 물적분할해 설립한 회사인데요. 지난 7월 태림페이퍼가 골판지 사업을 떼어내 태림클러스터를 만들자마자 태림포장이 태림클러스터 지분 100%를 취득해 완전자회사로 만들었었죠. 태림포장은 '골판지 상자 제조분야의 역량집중과 사업 시너지 창출'을 위해 흡수합병을 한다고 밝혔어요. 이번 합병은 소규모합병이기 때문에 기존 주주들에게 별도의 주식매수청구권이 주어지지 않아요. 

참고로 태림포장의 최대주주는 테림페이퍼예요. 태림포장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지만 태림페이퍼는 비상장사인데요. 태림페이퍼는 지난 2016년 자진상장폐지한 뒤 지난 4월 유가증권시장에 재입성하기 위해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었죠. 하지만 구주매출 비율이 40%달하고 공모가 뻥튀기 논란이 일면서 상장을 철회한 바 있어요. 

*[공시줍줍 PICK]은 매일 아침 8시 30분 유튜브 라이브방송 및 방송 직후 클립영상으로도 만나볼 수 있어요. 유튜브에서 [공시줍줍]을 검색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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