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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예상깬 미 CPI, 굳어진 '4연속 자이언트스텝'

  • 2022.10.15(토) 08:11

[서학개미 브리핑]
9월 CPI 전년비 8.2%↑…근원 CPI도 급등
고강도 긴축 예고…"증시 경계감 더욱 커질 것"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또 한번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주식시장의 경계감이 짙어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당장 내달 초 '4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 인상)에 나설 근거는 이렇게 추가됐다. 

특히 이번에는 에너지와 식품부문을 제외한 근원 CPI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폭이 40년 만에 최고치를 썼다. 물가 상승 압력이 전방위적으로 커졌단 얘기다. 결국 고강도 긴축을 위시한 강달러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미국 증시에 드리운 암운은 가시지 못할 것이란 관측에 더욱 힘이 실린다.

9월도 물가 충격…11월 미 금리 상단 4.0% 될 듯

미국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은 9월 CPI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8.2% 올랐다고 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였던 8.1%를 웃돈 것이자 전월 대비로도 0.4% 상승한 수치다. 미국 CPI는 지난 6월 역대 최고치인 9.1%에서 7월 8.5%, 8월 8.3%로 최근 넉달 연속 낮아졌지만 여전히 8%대다. 

근원 CPI 상승폭은 시장 불안감을 더욱 부추겼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나 올라 예상치(6.5%)를 상회함은 물론 1982년 이후 40년 만에 최고치를 썼기 때문이다. 근원 CPI는 '공급충격' 등 일시적인 외부 충격으로 값이 심하게 오르내리는 에너지, 식품 등은 제외해 집계한다. 고인플레이션의 추세화를 수치가 다시 한번 확인해준 것이다. 

주거비 증가 또한 이번 CPI에 큰 영향을 줬다는 게 노동부의 설명이다. 주거비는 CPI의 30%, 근원 CPI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그 비중이 크다. 주거비는 7월 5.7%, 8월 6.2%에 이어 9월 6.6%까지 상승했다. 지난달말 기준 미국 모기지 금리는 6.7%까지 올랐다. 최근 미국 임대료 인상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당분간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우려가 커진다.

이로써 다음달 1~2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이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가능성은 매우 커졌다. 이렇게 되면 미국 기준금리는 현재 연 3.0~3.25%에서 3.75~4.0%로 올라간다.

시마 샤 프린시플자산운용 수석 글로벌전략가는 "이번 CPI 발표로 연준이 11월 회의에서 0.75%포인트 미만으로 금리를 인상할 거라고 믿는 사람은 시장에 남아 있지 않게 됐다"고 언급했다. 

미 증시 반등했지만…"과도한 흥분은 실수"

시장 참여자들은 의문이다. 이처럼 충격적인 물가 성적표에 대다수가 급락할 것이라고 봤던 미국 뉴욕 증시가 CPI 발표 당일 폭등 수준으로 올라서다. 속내는 복잡하다. 급락 출발해 장 막판 급등한 지수 그래프는 시장 불안감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실제 CPI가 발표된 지난 13일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 지수는 전일보다 2.83%(827.87포인트) 급등한 3만38.72에 장을 끝냈다. 종가 기준으로 2020년 11월9일 이후 하루 최대 상승폭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도 2.60%(92.88포인트) 오른 3669.9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 또한 2.23%(232.05포인트) 뛴 1만649.15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그러나 변동폭은 역대 최고였다. 다우존스 지수는 장 초반 550포인트 급락 출발해 장중 최고 950포인트 넘게 급등했다. 하루 동안 위아래로 무려 1500포인트나 출렁인 것이다. S&P500 지수도 2020년 3월 이후 하루 최대폭의 변동성을 보이는 등 종일 롤러코스터를 탔다. 미국 CNBC에 따르면 나스닥 지수 역시 이날 저점 대비 반등폭이 역대 4번째를 기록할 정도로 컸다. 

다만 이에 대해서는 쇼트커버링(공매도 청산) 때문이라는 해석이 많다. 쇼트커버링은 공매도 투자자들이 빌린 주식 등을 갚기 위해 앞서 판 주식을 다시 사는 환매수다. 

리처드 번스타인 글로벌 투자은행(IB) 애널리스트는 "CPI 발표 이후 공매도 세력이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쇼트커버링에 나선 것이 반등폭을 키웠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매트 말리 밀러 타박 수석시장전략가는 "CPI 발표 직후 급락을 예상하는 투자자가 너무 많아 바닥이 보이지 않자 공매도 세력은 패닉에 빠졌다"며 "이후 지수가 반등하면서 이들은 손실폭을 줄이기 위해 다시 매수에 나섰고 상승폭이 커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종합하면 이날 반등은 일시적이고 불안한 랠리라는 평가다. 시장 변동성이 이 정도로 크면 지수는 언제든 다시 폭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번 CPI로 미국의 고강도 긴축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9월 CPI 결과로 11월은 물론 12월 자이언트스텝 확률은 더욱 커졌다"며 "내달 FOMC에서 긴축이 강화된다면 시장은 다시 방어적인 모습을 보이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그레그 스웬슨 브리그마카담 창립 파트너는 "상승에 과도하게 흥분하는 것은 실수"라며 "지금은 베어마켓 랠리 국면이고 낙관론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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