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분들이 정말 많아졌습니다. 증권사 앱을 통해 자동매매를 걸어 놓는 등 투자 방법도 편리해졌죠. 하지만 투자 방법만 쉬워졌을 뿐 투자의 선택은 여전히 어렵습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시장을 이해하기도 쉬운 일이 아니죠.
비즈워치가 이제 막 투자에 눈을 뜬 서학개미들을 위해 미국 시장 쉽게 보는 방법을 정리했습니다. 대신자산운용 황호봉 글로벌솔루션 본부장과 인터뷰했습니다.<편집자> (※이 기사는 비즈워치 유튜브 채널 '돈워리' 영상을 기반으로 작성됐습니다)
※ 기사 내에서 언급되는 정보는 투자 판단에 대한 조언일 뿐, 투자의 최종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미국 주식 투자자 늘고 있는 이유?
결국은 수익률이죠. 최근 3년 정도를 놓고 보면, S&P500 같은 경우 달러 기준으로 25~30%가 올랐거든요.
그런데 코스피를 같은 기간 달러 기준으로 놓고 봤을 때 마이너스 30%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정반대의 결과죠. 그동안 원화 가치가 떨어진 부분이 있으니, 수익률은 더 하락한 거죠. 올해만 해도 원화가치가 7% 빠졌거든요.
투자자들 입장에서 봐도 미국 시장은 계속 나아지는구나 하고 걱정을 덜 하게 되니까 편안하게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됐죠.
한 가지 더 찾아보면 AI가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AI 붐이 일고 있는데, 그 핵심에 있는 주식들이 대부분 미국 시장에 있다 보니까 손쉽게 선택하는 것입니다.
미국 시장 이해하려면 꼭 봐야 할 것?
지금 가장 챙겨봐야 할 것은 물가입니다. 2019년 이전에는 물가지표가 크게 중요하지는 않았어요. 코로나 이후 공급망이 꼬이고 미국이 돈을 크게 풀면서 물가가 아주 큰 화두가 된 것입니다.
두 번째로는 고용입니다. 앞으로 미국 시장이 좀 더 어려워질 수 있겠다고 본다면 가장 큰 데미지를 입힐 수 있는 것이 고용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물가와 고용을 찾아보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물가는 또 두 가지로 볼 수 있어요.
CPI라고 하는 미국 노동청에서 발표하는 소비자물가지수가 있고, 경제분석실에서 발표하는 PCE라는 개인소비지출 지표가 있어요.
두 지표는 차이가 좀 있는데요. CPI는 주거비가 35~40%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다른 부분이 좀 줄어드는데, PCE는 골고루 포진돼 있어요.
사람들은 매월 중순에 먼저 발표되는 CPI에 더 관심을 두게 되는데요. 연방준비은행은 월말에 나오는 PCE를 좀 더 신뢰하고 있어요. 통화정책을 발표할 때 PCE를 의사결정 참고 자료로 채택하고 있다는 거죠.
그렇지만 투자자들이 CPI에 더 관심을 두는 것은 실제 미국생활에서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입니다.
CPI는 매월 13~15일 발표하는데요. 'US CPI'로 검색해서 미국 노동통계청에 들어가면 볼 수 있고, PCE는 마지막 주 금요일에 발표하는데요. 마찬가지로 그때 'US PCE'를 찾아서 보시면 확인할 수 있겠습니다.
물가와 고용은 연준이 관리하겠다는 목표입니다. 다만 고용의 경우에는 후행하는 지표여서 고용을 보고 나서 투자하겠다는 것은 심하게 말하면 어리석은 행동이죠.
그럼에도 고용지표 중에서 선행하는 지표가 있어요. 매주 목요일에 발표되는 실업수당 청구 건수입니다. 또 매월 첫 주에 나오는 노동보고서도 있는데요. 여기에는 실업률, 비농업취업자수, 임금상승률이 나오는데,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임금 상승률입니다.
임금이 매월 많이 올라간다면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겠죠. 그래서 임금 상승폭이 줄면 인플레이션에도 영향이 있으니 그 지표를 보는 겁니다. 지금은 임금 상승률이 둔화하는지를 볼 필요가 있겠어요.
좋은 투자처 고르는 방법?
주식만 보지 말고 채권을 같이 보시라고 말씀드립니다. 투자 포트폴리오에 주식만 100% 담으면, 예상치 못하게 주식이 떨어지거나 팔 수 있는 타이밍을 놓쳐서 성과가 안 좋아졌을 때 끌려가는 상황이 됩니다. 주도적으로 포트폴리오를 교체하기가 힘들죠.
지금 미국 주식 투자를 시작하신 분들은 아마 앞으로도 20~30년을 하실 텐데, 그 시장에 맞는 채권을 같이 투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금리가 떨어지면 떨어지는 대로 채권가격이 상승하는 효과를 볼 수 있는데요. 최근 발표된 물가 지표를 보면 올해는 금리가 내려갈 거라는 기대가 분명히 있기 때문에 채권자산에 대한 메리트가 있을 겁니다.
주식에서는 이렇게 고금리 상황에서는 부채비율이 낮고, 마진이 높은 기업들을 선택해야 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본다면 지금 괜찮은 섹터는 소프트웨어, 반도체 및 반도체 장비, 미디어, 그리고 일부 제약주를 볼 수 있겠습니다.
이 섹터 중에서 작은 주식보다는 큰 주식 위주로 모아서 담아 둔다면 내년 여름 이후, 2~3년 뒤에는 굉장히 좋은 성과가 될 거라고 생각됩니다.
국제정세 변화나 미국 대선의 영향은?
국제정세가 변화하면 가장 민감한 것이 유가인데요. 사실 유가는 예측이 안 됩니다. 그래서 어떤 전쟁이나 이벤트가 벌어지면, 일단은 채권의 비중을 늘리고 주식 비중을 좀 줄이는 지혜가 필요하고요.
그렇게 해서 주식이 떨어졌다면 채권을 좀 팔아서 다시 싼 값에 주식을 좀 더 사서 비중을 맞추는 방법도 활용할 수가 있겠습니다.
미국은 연말에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다면 큰 변화는 없을 겁니다. 그런데 지금 트럼프 전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죠.
예전으로 돌아가서 트럼프 대통령이 했던 것들을 보면 중국과 열심히 싸우기, 감세, 인프라 투자가 있었는데요.
감세는 이번에도 토픽을 끄집어 낼 가능성이 큽니다. 감세는 시장에 유동성이 풀리면서 시장이 일시적으로 환호할 수는 있지만, 인플레이션 우려로 결국은 시장에는 좋지 않은 결과를 미칠 수 있죠.
인프라 투자는 성격은 좀 다르지만 바이든, 트럼프 모두 하고자 합니다. 그러다보니까 공항, 항만, 도로에 대한 인프라 투자는 양쪽이 같은 니즈를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종목이나 ETF를 골라 투자하는 것도 괜찮은 투자처가 될 수 있겠습니다.
(下)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