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서비스 플랫폼을 운영하는 아이지넷이 기술특례제도를 활용해 코스닥 시장 상장 도전에 출사표를 던졌다. 아직 회사를 지속시킬 수 있을 만한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지만 아이지넷은 보험대리점(GA)파트너십 다변화, 글로벌 시장 진출 등 새로운 먹거리를 통해 회사를 성장시키겠다고 자신했다.
아이지넷은 1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서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장 계획 및 상장 후 포부를 밝혔다.
아이지넷은 보험서비스 플랫폼 보험닥터(보닥, bodoc)를 운영하는 곳으로 2014년 설립했다. 보험산업에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최신 IT기술을 접목한 인슈어테크(Insurtech) 기업으로서 보험대리점(GA)등을 자사 플랫폼에 입점시켜 보험상품을 팔고 그에 따른 수수료로 매출을 확보하고 있다.
플랫폼에 입점한 GA가 고객들을 상대로 보험 상품을 팔면 매출액의 15%~25% 범위 내에서 아이지넷이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다만 수수료만으론 매출이 충분치 않기 때문에 아이지넷은 건강기능식품 판매, 상조서비스 등 라이프케어 관련 서비스도 접목해 수수료를 받아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날 기자간담회 발표를 맡은 김지태 아이지넷 각자대표는 "보험하면 어렵고 접근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있지만 아이지넷의 보험플랫폼 보닥은 어플 다운로드 건수도 많고 보닥을 통한 판매한 보험의 불완전판매율이 0%이고 25개월 이상 계약유지율도 95%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해외 구글과 아마존도 인슈어테크 서비스를 했지만 서비스를 중단했고 국내 네이버와 카카오도 단기보험상품만 취급하거나 서비스를 중단하는 등 인슈어테크 사업이 자리를 잡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아이지넷이 운영하는 보닥은 어플 다운로드 건수가 200만건을 기록할 정도로 국내 인슈어테크 시장 내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제 순이익 1억원대…공모가 추정이익으로 계산
다만 아직까지 회사는 제대로 된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이지넷은 2023년까지 적자를 내왔다. 2022년 매출액 67억원을 기록했지만 46억원의 영업손실과 19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2023년에는 매출액 130억원, 영업손실 32억원, 당기순손실 12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누적)엔 다행히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아이지넷은 지난해 3분기 매출액 171억원, 영업이익 3억6000만원, 당기순이익 1억1000만원대를 기록했다. 회사는 "국내 1위 인슈어테크 플랫폼인 ‘보닥’의 유입 고객 수가 큰 폭으로 증가한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아직 기업이 지속 가능할 만큼 충분한 이익을 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아이지넷은 미래에 벌어들일 것으로 예측한 추정이익으로 공모가를 계산했다. 보험관련 상담신청건수가 늘어나고 유입고객수가 늘어나는 만큼 광고선전비예산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추정이익을 계산했다.
회사는 2026년 추정 당기순이익의 현재가치인 67억원을 기준으로 비즈니스 데이터 플랫폼을 운영하는 '쿠콘'과 기업을 대상으로 자금관리를 하는 핀테크 전문기업 '핑거' 두 곳의 주가수익비율(PER)을 활용해 희망공모가를 6000워~7000원으로 정했다.
비록 추정이익을 활용해 공모가를 계산했지만 아이지넷은 향후 탄탄한 수익구조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지태 각자대표는 "보닥 플랫폼 이용 수수료를 통해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데 수수료 기반의 안정적인 수익구조가 가능히고 다른 시장참여자들의 진입장벽이 높은 만큼 앞으로도 지속적인 실적개선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김지태 대표는 "상조서비스, 투약관리, 보험청구대행 등 추가적인 플랫폼 서비스 확대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베트남 등 해외 보험시장에도 진출해 아세안 시장 확장의 교두보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사는 이를 통해 2026년에는 영업이익 139억원(해외매출은 미반영)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투자증권이 추천한 아이지넷…환매청구권 부여
아이지넷은 기술특례상장 제도 중 '사업모델 트랙'을 활용해 상장할 예정이다. 사업모델 트랙제도는 자기자본 10억원 또는 시가총액 90억원 이상의 조건 중 하나를 충족하면서 상장주선인인 증권사가 사업모델을 평가해 추천하면 상장할 수 있는 제도다.
아이지넷의 사업모델을 평가한 상장주선인은 한국투자증권이다. 아울러 회사는 한국투자증권의 추천과 함께 자발적으로 한국평가데이터, 이크레더블 2개의 사업모델 평가기관으로부터 평가를 받아 각각 A등급을 받았다.
아이지넷이 별도의 사업모델 평가를 받았지만 어디까지나 사업모델 특례, 즉 증권사의 추천을 받아 상장하는 만큼 증권사의 책임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한국투자증권은 사업모델 특례로 상장하게 되면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하는 환매청구권(풋백옵션)을 아이지넷 공모주 청약자들에게 부여해야 한다.
환매청구권을 통해 아이지넷 청약자들은 상장 후 6개월 동안 아이지넷 주가가 부진하면 공모가격의 90%로 주식을 한국투자증권에 되팔 수 있다.
한편 아이지넷은 이번 IPO를 통해 공모주 200만주를 팔 예정이다. 이 중 신주발행이 90%, 구주매출이 10%가량이다. 구주매출은 아이지넷이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자기주식을 내놓은 것이다. 따라서 이번 IPO로 얻는 자금은 온전히 아이지넷이 손에 쥐게 된다.
희망공모가는 6000원~7000원으로 15일까지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거친 뒤 오는 16일 확정공모가를 발표할 예정이다.
예상시가총액은 1276억원(공모가 상단 기준), 상장예정일은 오는 2월 3일이다. 일반청약은 오는 20일~21일 이틀간 진행하며 한국투자증권에서 가능하다. 최소청약단위는 50주로 공모가 상단 기준으로 증거금 17만5000원이 필요하다.
김지태 각자대표는 "국내 최초 AI보험서비스 출시, 인슈어테크 1호 상장 등 처음이라는 타이틀에 부합해 이번 코스닥 상장을 시작으로 글로벌 인슈어테크 플랫폼 선도기업으로 성장을 가속화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