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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줍줍]IPO하는 'LG CNS'…상장해도 사모펀드 영향력 여전

  • 2025.01.14(화) 07:30

올해 IPO대어 LG CNS, 2대주주인 사모펀드 지분 내놔
상장 후 사모펀드, CNS 등기이사 추천 등 영향력 행사
지분매각→IPO까지, ㈜LG 주주들 지분가치훼손 지적도

2025년 상반기 기업공개(IPO)대어의 청약이 다가오고 있어요. 그 주인공은 바로 ㈜LG의 IT 자회사 'LG CNS'인데요. LG CNS는 무려 약 2000만주의 공모주 수량을 모집할 예정이라 더욱 많은 투자자들이 LG CNS공모주 청약에 관심을 쏟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관련공시: LG CNS 2024년 12월 19일 [기재정정]증권신고서(지분증권)

다만 투자하기 전에 이 회사에 대해 상세히 알아 볼 필요가 있어요. 나름 견고한 매출을 올리고 있는 만큼 회사의 지속성에 대해선 의심의 여지가 없을 텐데요. 다만 상장 후 여전히 비상장사 시절 투자자인 사모펀드가 회사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어떤 의미인지 자세히 짚어 볼게요. 

공모주 수량 절반이 사모펀드 구주매출 

현재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진행 중인 LG CNS는 이번 IPO를 통해 총 1937만7190주의 공모주 수량을 모집할 계획이에요. 이중 절반이 신주모집이고 나머지 절반은 기존 주주의 지분을 파는 구주매출이에요. 

구주매출 주체는 LG CNS의 2대주주 크리스탈코리아 유한회사라는 곳이에요. 이 회사는 맥쿼리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투자목적회사로 사모펀드에 해당해요. 현재 LG CNS 지분 35%를 보유하고 있어요. 

이번 IPO로 크리스탈코리아는 기존 보유지분의 3분의 1을 구주매출로 내놔 차익을 실현할 예정이에요. 구주매출 이후에도 여전히 크리스탈코리아의 LG CNS에 대한 지분율은 적지 않아요. 

상장 후 신주발행 물량을 포함한 지분율은 ㈜LG가 기존 49.95%→44.96%로 떨어지고, 크리스탈코리아는 35%→21.5% 수준으로 내려오지만 여전히 1대, 2대주주 자리에는 변함이 없어요.10년 전엔 ㈜LG 지분율 85% 넘었는데..

크리스탈코리아가 LG CNS지분을 갖게 된 건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에요. LG CNS는 1987년 세워진 회사이고, 그동안 줄곧 ㈜LG가 높은 지분율을 유지하면서 1대주주 자리를 지켜왔는데요.

10년 전인 2014년 기준 ㈜LG의 LG CNS지분율은 85%에 달했어요. 완전자회사에 가깝게 LG CNS를 지배하고 있었던 것이죠.

하지만 ㈜LG의 지분율이 줄어드게 된 시점은 2019년이에요. 당시 일감 몰아주기 규제 회피를 위해 ㈜LG는 가지고 있던 LG CNS지분 중 35%를 크리스탈코리아에 매각한 것이죠. 

50%이하로 지분율을 낮춰야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피할 수 있었기 때문이죠. 현재 ㈜LG의 LG CNS지분율이 49.95%, 즉 50%에 근접하지만 50%는 넘지 않는 수준인 것도 이러한 배경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결국 규제 회피를 위해 지분을 사모펀드에 넘긴 것이죠. 

LG CNS 주요주주 지분율 변화

㈜LG와 사모펀드가 맺은 주주 간 계약

돈을 좇는 사모펀드가 ㈜LG의 자회사라는 이유만으로 대량의 LG CNS지분을 사진 않았겠죠. ㈜LG는 크리스탈코리아와 2019년 12월 주주 간 계약을 통해 몇 가지 지켜야할 약속을 정했어요. 참고로 LG CNS는 금융감독원의 정정 요구를 받은 뒤에야 '기한 내 상장' 등 ㈜LG와 크리스탈코리아가 맺은 주주 간 계약의 구체적인 내용을 증권신고서에 담았는데요. 

①5년 안에 LG CNS를 상장시킬 것(상장기한 2회 연장 가능)
②기한 내에 상장 못하면 ㈜LG는 투자금 회수방안 내놓을 것
③상장 후 크리스탈코리아는 LG CNS 등기이사 추천 및 사외이사후보 추천권한을 가짐 
④본 주주 간 계약은 크리스탈코리아의 LG CNS지분율이 7%미만이 되면 해지 가능

이번에 IPO를 추진하는 만큼 ①번은 지켜졌고 ②번은 해당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요. 다만 등기이사 추천 및 사외이사후보추천권한을 명시한 ③번 조건은 상장 후에도 유효할 전망인데요.

LG CNS 상장 후 크리스탈코리아의 지분율이 7% 이상일 경우 크리스탈코리아는 LG CNS 등기이사 1명 추천권한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위원 1명 선임 권한을 갖도록 ㈜LG와 계약을 맺었어요. 

이번에 구주매출로 지분을 내놔도 크리스탈코리아의 LG CNS에 대한 지분율은 21.5%에 달하기 때문에 계약조건 ③번은 유효하겠죠. 따라서 상장 후에도 사모펀드 크리스탈코리아는 LG CNS의 등기이사 추천 및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위원 선임 권한을 바탕으로 주요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요. 

일감 몰아주기 규제회피를 위해 사모펀드에 지분을 넘겼지만 결국 상장 후에도 사모펀드가 회사에 영향력을 미치는 구조를 이어가게 된 것이죠. 

지분매각에 IPO까지... 좀더 멀어진 ㈜LG 주주들

LG CNS상장 후에도 사모펀드의 영향력이 남아있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인데요. 이번 상장으로 아쉬움이 남는 주주들이 또 있어요. 바로 ㈜LG 주주들이에요. 

앞서 살펴봤듯 10년 전 ㈜LG의 LG CNS지분율은 85%에 달했어요 거의 완전자회사에 가깝게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이죠. 이후 2019년까지 줄곧 85%의 지분율을 유지하며 ㈜LG 주주들은 자회사 LG CNS성장의 결과물을 나눌 수 있었는데요. 

하지만 2019년 일감 몰아주기 규제 회피를 위해 사모펀드에 지분 35%를 매각한데 이어 이번 IPO로 인한 지분율 감소까지 이어지면서 LG CNS는 ㈜LG 주주와 좀 더 멀어졌어요. ㈜LG주주 사이에서는 사실상 LG화학 자회사였다가 물적분할해 재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과 같은 사례와 다름없다는 지적도 나오죠.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도 13일 논평을 통해 "하나의 사업에는 하나의 주식만 있는것이 자본시장의 가장 단순한 원칙과 신뢰"라며 "LG CNS의 가치가 지주사인 ㈜LG에 포함되어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어요. 

다만 LG CNS경영진들은 주요 사업부를 떼어내는 물적분할과 이번 LG CNS는 사례가 다르다고 선을 긋고 있어요. 또 5년 연속 실적을 경신했다는 자신감과 시장친화적으로 겸손하게 책정한 공모주 가격 등을 통해 IPO성공 자신감을 내비쳤어요. 오히려 이번 LG CNS의 상장으로 ㈜LG 주주들이 오히려 이익을 볼 수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과연 이번 상장이 LG CNS와 ㈜LG 주주들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결과를 가져올지 지켜볼만한 대목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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