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이 과열을 띠며 개인투자자들의 '빚투'(빚내어투자)가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다. 이에 일부 증권사는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신규 신용거래융자 업무 중단 검토 나섰다.
단숨에 4000피(코스피 4000)를 돌파한 코스피가 조정을 받는 가운데 반대매매 우려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정작 시장 관리·감독의 책임이 있는 정부 당국자에서 빚내서 투자하는 행위를 감싸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역대급 빚투에 신용융자 속속 막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10월23일 영업점 직원들에게 조만간 신용거래융자 신규거래를 중단할 수 있다고 공지했다. KB증권도 10월 29일 증권담보대출을 막은데 이어 내부적으로 신용거래융자 신규 취급 제한을 검토 중이다.
신용거래융자는 현금이나 주식을 담보로 맡기고 매수 자금 일부를 증권사로부터 빌리는 것이다. 증권사들은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평균 자기자본의 60%까지만 신용거래를 허용하는데, 최근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급격히 불어나자 선제적으로 리스크관리에 나선 것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달 29일 25조원을 돌파한 뒤 4거래일째 25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11월 3일 기준 25조4618억원으로 역대 최고치인 25조6540억원(2021년 9월13일)에 육박한다.
또 다른 레버리지 투자 지표인 위탁매매 미수금도 지난달 30일부터 1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매수 자금이 부족할 경우 증권사에 단기로 돈을 빌려 결제일(T+2) 전까지 갚는 미수거래의 규모를 의미한다. 11월3일 기준 미수금 규모는 1조1012억원을 기록하고 있으며 이 역시 종전 최고치 1조1972억원(2024년 8월7일)과 큰 차이 없다.
신용거래는 주가가 급락했을 때 대규모 반대매매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신용거래융자는 보통 신용거래로 산 주식을 담보로 삼기 때문에 해당 주식의 주가가 떨어져 담보평가액이 기준치 밑으로 떨어지면 증권사가 강제 청산에 나선다. 미수거래 역시 결제일까지 계좌에 돈을 넣지 못하면 증권사가 매입한 주식을 강제로 처분한다.
실제로 국내 증시가 급락하면서 반대매매 우려가 높아졌다. 5일 오전 코스피지수는 전날종가대비 5%가량 급락하며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곧 이어 코스닥시장에서도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빚투도 투자의 일종' 당국자 발언에 해석 분분
이같은 상황에서 최근 정부 당국에선 빚투를 옹호하는 발언이 나와 논란을 빚었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4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코스피 5000) 당연히 가능하다"며 "빚투를 그동안 너무 나쁘게만 봤지만 레버리지 일종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 안팎에서는 정부의 주식시장 부양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하면서도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를 경계해야 한다는 경고가 나온다.
대형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개인들은 원화를 갖고있으면 손해라는 생각에 빚을 내서라도 사려고 하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정부가 어떻게 해서든 지수를 끌올리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금리 부담도 크지 않으니 레버리지 투자 심리가 더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년 지방선거도 있고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 조성 등 이벤트가 있으니 증시 분위기는 나쁘지 않겠지만, 수급으로 끌어올리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정부가 빚투를 권장한다는 건 대다수가 느끼고 있는 포모(FOMO·기회 상실에 대한 불안감)를 희석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며 "주가가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에 이 시점에선 경계해야 할 필요가 분명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주가지수를 KPI(핵심성과지표)로 삼는 듯 하다"며 "에브리씽 랠리장에서 부동산, 주식에 영끌 투자를 하는 상황에서 가격이 폭락하기 시작하면 결국 빚만 남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