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고평가 논란이 재발하며 지난밤 미국 주식시장이 하락한 가운데 코스피도 이틀 연속 급락하며 4000선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 3일 4200선을 넘어선 지 2거래일 만이다. 한국거래소는 코스피 시장에 매도 사이드카를 발동하기도 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께 코스피는 전날보다 4.3%(177.11포인트) 내린 3945.41을 기록 중이다. 지난달 27일 4000을 넘어선 뒤 지난 3일에는 4200까지 돌파했지만 이틀째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이 무섭게 내다 팔고 있다. 외국인이 5130억원어치를 순매도한 가운데 개인과 기관은 각각 2137억원, 3370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증시가 급락하면서 오전 9시 46분께 매도 사이드카도 발동됐다.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지난 4월 7일(매수 사이드카) 이후 처음이다. 사이드카는 주식시장에서 선물 가격 급등락이 현물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 일시적으로 프로그램 매매를 제한하는 제도다. 코스피200 선물 가격이 전 거래일 종가와 비교해 5% 이상 변동하고 1분간 지속될 때 발동한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하락 폭을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5.43%(5700원), SK하이닉스는 6.31%(3만7000원) 급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외 국가들에게 엔비디아 블랙웰 AI칩 판매를 제한한다는 소식이 불확실성을 키운 모습이다. LG에너지솔루션(-3.38%), 현대차(-4.17%), 두산에너빌리티(-7.82%), 한화에어로스페이스(-5.05%) 등이 모두 동반 하락세다.
AI 관련주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 수준) 우려에 따라 전날 미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그 여파가 코스피로 번지고 있다. 전날 미국 S&P500지수는 1.2%, 나스닥지수는 2.0% 하락했다. AI 빅데이터 분석업체 팔란티어가 역대급 매출에도 고평가 논란 속에 급락하는 등 미국시장 전반에 고밸류 우려가 나타난 영향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방준비위원회(Fed)의 12월 금리 인하 불확실성 등 매크로 민감도가 높은 상황에서 AI 주식의 높은 가격에 부담을 느끼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당분간 시장에서는 증시 고밸류에이션, AI 주식들의 수익성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조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의 본격적인 '셀 코리아(Sell Korea)'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한 연구원은 "외국인의 수급 방향은 이익 전망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현재 코스피의 2025년, 2026년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10월 초 대비 각각 3%, 15% 상향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본격적인 '셀 코리아'로 번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3차 상법 개정안 등 모멘텀이 추가로 존재하는 만큼 코스피가 단기 조정 후 상승 흐름을 보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상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정감사가 마무리된 만큼 국회에선 자사주 소각 의무화와 배당 분리과세 등 3차 상법 개정안 논의가 본격화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상법 개정안 통과 기대감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11월에는 자사주 비중이 높고 배당 분리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배당주, 증권, 지주 업종 중심으로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