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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코스터 증시]폭등했으니 폭락해야 하나

  • 2026.07.03(금) 09:00

코스피 급등락 반복하며 변동성 지수 최고치 기록
올해만 사이드카 30회, 서킷브레이커 5번...금융위기 넘었다
레버리지ETF가 변동성 더 키워, 당국 대책 고심중

국내 증시가 연일 높은 변동성에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한국판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 200)'는 지난달 29일 97.99까지 치솟으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08년 금융위기 때의 고점인 89.3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코스피지수는 코리아디스카운트를 해소했다고 평가할 정도로 단기간 가파르게 올라왔지만, 시장에선 코스피지수에 대한 환호보다 언제 얼마나 하락할 지 모르는 변동성에 대한 공포와 불안이 더 커진 상황이다.

실제로 올해 6월말까지 6개월 간 코스피가 하루에 5% 이상 오르거나 내린 날은 무려 22거래일에 달한다. 하루에 지수가 500포인트 이상 등락한 롤러코스터 데이도 6일이나 된다. 시장의 이정표가 되는 1000포인트의 절반값이 하루만에 바뀌는 상황이 빈번하다는 얘기다.

역대 6번뿐이었던 서킷브레이커, 올해만 5번

한국거래소가 지수 급등락시에 시행하는 시장조치의 횟수도 올 들어 기록적인 수치를 보인다. 

거래소는 코스피200 선물이 5% 이상 등락한 후 1분간 지속되면 프로그램매매 호가 효력을 일시 정지시키는 사이드카를 발동하는데, 올 들어 6개월 간 코스피 매도사이드카는 14회, 매수사이드카는 15회로 총 29회나 발동됐다. 

7월 2일 지수가 또 폭락해 매도사이드카가 발동하면서 올해 사이드카 횟수는 30회로 불었다. 종전에 사이드카가 가장 빈번하게 발동했던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의 연간 26회를 반년만에 훌쩍 뛰어 넘는 변동성을 보이는 셈이다.

사이드카보다 한 단계 더 위의 시장조치인 서킷브레이커도 역대 최대 빈도로 발동했다. 서킷브레이커는 코스피지수가 직전 매매거래일 대비 8% 이상 등락해 1분간 지속될 때,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모든 종목(채권 제외)과 선물 등 상품의 매매거래를 20분간 일시에 정지시키는 매우 중대한 조치다.

올해 이전까지 서킷브레이커는 역대 총 6회만 발동됐는데, 올 들어서는 벌써 5회나 발동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발발한 지난 3월 2회, 그리고 6월 들어서 반도체주 급락 영향으로 세차례의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했다.

반도체 덕에 폭등, 반도체 탓에 폭락

높은 변동성의 가장 큰 원인은 반도체 쏠림으로 꼽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른바 반도체 TOP2가 증시 상승을 주도하다보니 하락할 때 역시 반도체 업종동향에 크게 휘둘린다.

실제로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에서 반도체 TOP2가 차지하는 비중은 연초 35% 수준에서 6월말 기준 무려 56%까지 올라왔다. 수익률에서도 코스피가 상반기 101% 오른 반면, 반도체 업종은 226% 오르며 지수를 큰 폭으로 뛰어 넘었다. 

반도체 비중이 커질수록 지수는 더 크게 흔들렸다. 반도체 실적이 발표되면 불기둥을 뿜었고, 인공지능(AI)이나 반도체 위기설이 돌면 여지없이 폭락했다. 6월 들어 발동한 3차례 서킷브레이커 역시 미국발 기술주 약세와 반도체주 급락이 원인이다.

지난 5월 국내에서 처음 상장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는 가뜩이나 높은 변동성에 불을 질렀다. 이미 가파른 반도체 등락폭의 몇배로 올라타려는 투기수요가 몰리면서 기초자산이 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더 요동쳤다.

반도체의 분명한 실적, 계속되는 주도와 변동성

시장의 우려에도 증시 변동성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변동성을 쥐고 있는 반도체 업종의 실적과 실적 전망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좋기 때문이다. 

이미 분기 영업이익 최고치를 연이어 경신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전망은 시간이 갈수록 더 높아지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2분기 80조원에 이어 3분기에는 100조원을 돌파해 올해 연간 370조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 역시 1분기 63조원, 올 연간 300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이 기대된다.

전문가들 역시 반도체 독주체제가 당장은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의 실적전망이라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밸류에이션이 (오히려) 가장 저렴해서, 다른 종목들이 오르기 힘든 여건"이라며 "반도체 업황의 반전을 예단할 만한 근거들이 거의 없고, 강세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실적 가시성이 가장 높은 대형 반도체주에 시장의 관심과 자금이 쏠리고 있다"며 "빠른 이익추정치 상향과 쏠림에 대한 불편함은 존재하지만, 현 시점에서 반도체 EPS(주당순이익) 추정치의 추세를 변화시킬 만한 요인이 없고, 하반기에도 반도체는 한국 수출과 기업이익성장의 핵심 축으로 증시를 주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편중 자체를 '위험'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센터장은 "반도체 편중을 곧 위험으로 보는 시각에 조심스럽다"면서 "반도체가 올해 코스피 영업이익 증가분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과거 메모리 사이클이 공급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AI라는 구조적 수요가 형성돼 주도주의 이익 가시성이 쉽게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국, 레버지리 규제 등 변동성 완화책 고심

하지만 최근 불거진 반도체 버블논란과 글로벌 AI인프라 축소 우려에 따른 반도체주 하락으로 국내 증시도 폭락을 거듭하면서 반도체 쏠림에 대한 두려움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2일에도 반도체 투매현상에 삼성전자가 9%, SK하이닉스는 14% 급락하면서 코스피를 7600선까지 끌어내렸다.

당국에서도 제도적 보완책을 찾는 중이다. 특히 단일종목 레버리지ETF가 과도한 변동성을 유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규제카드도 고민중이다. 

금융감독원은 오는 13일 레버리지ETF를 운영중인 자산운용사 대표들을 불러 이부분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최근 글로벌 AI기술주 폭락 과정에서 레버리지 ETF가 변동성을 더 증폭시키는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29일 상장하려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4개 종목의 개별주식 위클리옵션 상품의 상장을 무기한 연기했다. 변동성 시장 상황을 고려한 조치다.

감사원은 변동성 장세에 레버리지ETF 등 대중화된 위험상품으로 투자자 피해는 없었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지난달 24일부터 한 달여간 일정으로 금융위와 금감원, 그리고 산하기관 협회 등의 투자자보호 실태를 점검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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