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가 지난해 4분기 월가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으나 주가는 오히려 고꾸라졌다. 핵심 사업이라 할 디스플레이(배너) 광고가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한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야후의 '곶감 창고'라 할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성장 둔화가 투자자들을 실망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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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후는 작년 4분기 순이익이 3억4820만달러, 주당 33센트를 기록했다고 2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주당 순이익은 46센트로 월가 예상치인 38센트를 크게 웃돌았다. 이 기간 매출은 12억7000만달러로 전년동기 보다 5.9% 감소하긴 했으나 월가 예상치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았다.
핵심 사업인 디스플레이 광고 매출은 4억9100만달러로 전년동기보다 5.6% 감소했다. 야후는 올 1분기 순이익이 1억3000만~1억7000만달러, 매출액은 10억6000만~11억 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모두 월가 기대치를 충족하는 수치다.
전체 매출의 40% 가량을 차지하는 디스플레이 광고 성적이 부진하긴 했으나 야후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급락했다. 이날 야후 주가는 장중 4% 가량 올랐으나 시간 외 거래에서 5% 이상 빠졌다.
기대치에 부합하는 실적에도 주가가 급락하는 것은 납득되지 않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날 야후 주가를 끌어내린 것이 바로 알리바바의 부진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야후는 지난해 분기 실적 발표 때에도 실적 내용과 주가가 정반대로 움직이는 현상이 일어나곤 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야후 핵심 사업 보다 이 회사가 지분 24%를 보유하고 있는 알리바바 성적에 더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야후 주가를 좌우하는 것은 알리바바다.
이날 야후가 밝힌 알리바바의 작년 3분기(7~9월) 매출은 17억76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51% 급증했다. 이는 높은 성장임이 분명하지만 이전과 비교해보면 고공 성장세가 한풀 꺾인 것임을 알 수 있다. 알리바바의 작년 2분기 매출 성장율은 61%, 1분기는 무려 71%에 달했다. 알리바바의 총이익(gross profit)도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다. 작년 3분기 알리바바 총이익은 전년동기대비 58% 성장했는데 이는 작년 2분기와 1분기 각각 74%, 92% 성장율과 비교하면 둔화된 것이다.
야후는 지난 2012년 7월 마리사 메이어가 최고경영자(CEO)를 맡은 이후 주가가 현재까지 거의 140% 이상 상승했다. 같은 기간 나스닥 지수가 41% 오른 것과 비교하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메이어 CEO 영입이 기업가치 개선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한 것도 있으나 일부에선 알리바바의 영향이 오히려 컸다고 보고 있다.
사실 야후에서 알리바바를 빼면 메이어 체제 성적표는 그리 좋지 않다. 작년 1~9월에 야후의 디스플레이와 검색 광고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0%, 9% 줄었다. 야후는 인터넷 업계가 올인하고 있는 모바일 광고 영역에서도 별다른 존재감이 없다.
전문가들은 알리바바의 고공 성장세가 꺾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브라이언 웨이저 피보텔리서치그룹의 애널리스트는 "알리바바의 성장세가 기대치를 밑돌면서 투자자들이 야후를 부정적으로 볼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