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인터넷 포털 야후의 이메일에서 접속 장애가 발생해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회복 조짐을 보이던 야후가 '서비스 장애'라는 새로운 복병을 만나 흔들리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정보기술(IT) 매체 씨넷 등에 따르면 야후 이메일은 지난 9일 밤부터 접속 장애가 발생하고 있다. 야후 측은 공식 트위터를 통해 "일부 이용자 사이에서 이메일 장애가 일어나고 있어 기술진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가능한 빨리 해결하겠다"고 공지했다.
야후는 이틀 후인 지난 11일에 오류를 잡았다고 밝혔으나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장애가 발생한지 나흘째인 12일 오전까지도 장애는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야후 이메일은 접속 장애 뿐만 아니라 이메일이 제대로 오가지 않는 배달사고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25일부터 무려 18일 동안 배달사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회사측은 이 같은 원인을 "이메일 데이터 센터의 하드웨어 문제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야후의 이메일 서비스를 이끌고 있는 제프 본포르테는 블로그를 통해 이 같이 소개하면서 "예상했던 것보다 이메일 장애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밝히기도 했다.
야후의 또 다른 핵심 서비스 '플리커'도 말썽을 일으키고 있다. 씨넷은 12일 오전에 일부 사용자들 사이에서 플리커가 다운됐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야후측도 이를 알고 있으며 곧바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밝혔다. 플리커는 야후가 지난 2005년에 인수한 사진공유 서비스다. 하지만 야후가 관리를 제대로 못해 경쟁 서비스 '인스타그램'에 밀리면서 현재 고전하고 있다.
야후 주요 서비스에서 줄줄이 장애가 발생하자 이용자 불만도 터져 나오고 있다. 트위터 상에서는 이용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한 사용자는 "며칠째 이메일을 보내지 못하고 있는데 언제 해결될지 또 구체적으로 무슨 이유 때문에 먹통인지 불확실하다"라고 지적했다.

▲ 마리사 메이어 CEO. |
야후 이메일 장애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심각하다. 특히 위기의 야후를 재건하기 위해 투입된 마리사 메이어 최고경영자(CEO)가 바로 이메일 점검을 지시한 장본인이라는 점에서 단순히 넘어갈 일이 아니라는 말들이 나온다.
구글에 밀려 침몰해가는 야후는 지난해 7월 구글 부사장을 지내던 메이어를 CEO로 영입한다. 메이어는 취임 직후 간부급 임원들을 물갈이하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섰다. 메이어는 회사를 살리기 위해 직원들에게 기술 개발에 총력하라고 지시하고, 대대적인 이메일 점검에 나선다고 그해 12월 공지하기도 했다. 야후는 지난 6월 이메일 시스템 점검에 돌입했으며 10월에 또 한번 손을 봤다.
메이어는 야후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굵직굵직한 인수합병(M&A)도 동시에 추진했다. 야후는 지난 7월 메일 관리 서비스인 조브니(Xobni)란 업체를 인수하기도 했다. 야후의 이메일 및 메신저 서비스를 조브니와 통합시켜 모바일 분야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조브니 인수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외신들은 3000만~4000만달러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야후는 지난 5월 '텀블러'라는 블로그 서비스를 무려 11억달러(한화 1조2000억원)에 인수해 화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이메일 서비스 장애는 두차례의 점검 이후에도 잊을만하면 발생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더욱 자주 오랫동안 나타나고 있다. 메이어 CEO가 회사를 살리기 위해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했던 이메일 개편 작업이 불행하게도 서비스 장애로 이어지는 것이다. 메이어의 지도력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IT 전문 매체 기가옴은 "야후의 이메일 먹통은 사실 문제가 아니다"라며 "오히려 메이어 CEO 같이 야후의 성공을 이끌 주요 인물이 관심을 기울였던 이슈에서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에 더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야후는 장애 이유에 대해 투명하게 밝혀야 하고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한다"라며 "명성은 한번 떨어지면 다시 얻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