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새로운 카테고리에서 "대단한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호언했다. 애플은 안드로이드보다 막강한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 생태계를 확보하고 있어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라고 자신했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쿡 CEO는 최근 인터뷰에서 "아직 얘기할 단계는 아니지만 애플은 정말로 대단한 제품을 만들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것이 시계형 웨어러블PC(입는 컴퓨터)나 TV를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면 기존 제품을 단순히 개선한 것인 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답변을 안했다. 하지만 쿡 CEO는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새로운 분야라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앞서 쿡 CEO는 지난해 4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새로운 카테고리 제품을 만들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관련 업계에선 '아이워치'라 불리는 시계형 웨어러블PC나 스티브 잡스의 유작으로 알려진 애플TV를 말하는 것이 아니냐고 추정했었다.
외신들은 이번에 쿡 CEO가 언급한 신제품이 아이워치에 의료 관련 애플리케이션(앱)을 결합한 제품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식품의약청(FDA) 홈페이지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달 FDA 관계자들과 만나 모바일 건강관리 앱에 대해 논의한 적이 있다.
쿡 CEO는 애플이 구글 안드로이드보다 막강한 앱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어 모바일 시장에서 쉽게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애플은 지난 1980년대 맥(Mac) 컴퓨터로 시장 혁신을 주도했으나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우 운영체제(OS)에 밀려 사실상 존재감을 잃었다. 최근 모바일 시장에서도 안드로이드 OS가 점유율 80%를 차지할 정도로 팽창하고 있어 애플의 입지가 줄어드는 등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애플이 모바일 시장에서도 결국 맥컴퓨터의 전철을 밟는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쿡 CEO는 2가지 면에서 상황이 다르다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첫째로 애플의 앱 생태계는 구글보다 더 낫다고 주장했다. 쿡 CEO는 애플이 아이폰용 앱 100만개, 아이패드용은 50만개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안드로이드 태블릿 전용 앱은 불과 1000개에 불과하다는 점을 들면서 "안드로이드 태블릿용 앱은 단지 스마트폰 앱들을 확대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아주 시시하다"라고 깎아 내렸다.
두번째로 안드로이드는 애플과 달리 통합되지 않고 파편화되었기 때문에 윈도우 같은 강력한 지위를 누리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쿡 CEO는 안드로이를 마치 여러 나라들로 구성된 유럽과 같다고 비교했다.
미국과 달리 유럽은 다양한 나라들로 구성돼 있다는 것을 예로 들면서 안드로이드가 통합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비유한 것이다. 쿡 CEO는 "아마존 킨들(전자책)이 안드로이드로 운영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가"라며 "삼성전자도 (안드로이드 OS를 보완하기 위해) 더 많은 앱과 소프트웨어를 내놓고 있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다만 쿡 CEO는 애플이 스마트폰에 이어 태블릿PC까지 안드로이드에 왕좌를 내주지 않겠느냐란 질문에 답변을 피했다. 최근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태블릿으로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늘리면서 애플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에 이어 태블릿 시장까지 애플을 제치고 석권할 것이란 전망이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쿡 CEO는 애플의 시장 점유율에 대해 설명하는 것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그에 따르면 애플은 미국과 캐나다, 일본 등 주요 시장에선 대부분 1위이고, 서유럽과 동유럽 등에선 2위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들 2위 국가에서도 1위에 오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