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지난해 4분기(10~12월) 시장 예상을 웃도는 호실적을 내놨지만 미국 증시에서 주가가 급락했다. 아이폰 판매가 예상을 밑돈데다 올 1분기 전망도 월가 기대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애플은 27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2014 회계연도 1분기(2013년10월~2013년 12월) 당기순이익 131억달러, 주당순이익 14.5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주당순이익은 톰슨로이터가 집계한 월가 예상치 14.07달러를 소폭 웃도는 수치다.
매출액은 576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이 역시 월가 예상치 575억달러를 웃돌았다. 지난해 4분기 내놓은 신형 아이폰 5S의 판매 호조가 매출을 이끌었다.
작년 4분기 순이익은 전년동기에 비해 0.1% 줄었다. 이로써 애플은 4분기 연속 순이익이 전분기에 못 미치는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제품 판매단가가 떨어지는 구모델 아이폰이나 아이폰5C 같은 중저가폰 판매 비율이 늘어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기간 애플은 아이폰 5102만대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역대 최고기록으로 전년동기대비 4780만대보다 늘었으나 시장 예상치인 5500만대에는 못 미쳤다. 고가폰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삼성전자와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태블릿PC 아이패드는 2603만대를 판매해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PC '맥' 판매도 483만대라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분기 실적은 나쁘지 않았으나 애플이 내놓은 올 1분기 전망치가 실망스러웠다. 애플은 올해 1분기(2014회계연도 2분기) 실적 가이던스로 매출 420억~440억달러를 예상했다. 이는 월가 평균 예상치인 460억달러를 밑도는 것이다.
애플은 지난해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현지 최대 이동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과 아이폰 판매 계약을 맺었다. 1분기에 중국 판매치가 회사 실적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정작 애플이 내놓은 전망치는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이에따라 27 일 미국 증시의 시간외 거래에서 애플의 주가는 한때 종가 대비 7% 이상 급락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