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이 외형과 실속 모두에서 애플을 앞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는 두 회사는 스마트폰 판매량과 매출액, 순이익 각각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으나 최근에는 대부분의 지표에서 삼성전자가 앞서 나가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시장 조사업체 스태티스타 자료를 인용, 삼성전자가 2분기 연속 애플보다 순이익 규모가 앞선다고 보도했다.
▲ 삼성전자와 애플의 순이익 비교. (도표출처:스태티스타, 해당 사이트로 이동) |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4~6월) 처음으로 순이익에서 애플을 앞서기 시작했다. 삼성전자 2분기 순이익은 7조7000억원(당시 환율 기준으로 69억9400만달러)으로 같은 기간 애플의 순이익 69억달러를 넘어섰다. 이어 3분기에도 삼성은 순이익 76억달러를 기록, 애플(75억달러)을 1억달러 차이로 추월했다.
스마트폰 판매량이라는 외형면에서 삼성전자는 이미 2년 전부터 애플을 앞섰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삼성은 지난 2011년 스마트폰을 9690만대 판매(공급 기준)해 애플 판매량(9310만대)를 넘어섰다. 이후 격차를 벌려 최근에는 삼성이 두배 가량 많이 판매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 삼성전자와 애플의 순수 스마트폰 매출액 비교. (도표출처:HMC투자증권) |
삼성이 실속까지 챙긴 것은 얼마되지 않았다. 애플 스마트폰이 대부분 고가다 보니 삼성폰보다 판매량이 적어도 순수 스마트폰 매출액은 애플이 앞섰던 것이다. 두 회사의 순수 스마트폰 매출액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다 최근 삼성이 2분기 연속 애플을 웃돌고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애플은 오랫동안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이익을 내는 타이틀을 지켜왔고 올 1분기만해도 이러한 추세가 이어졌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올해 제품 판매량 면에서 환상적인 해를 보내면서 높은 마진을 창출하는 제품을 내놓지 않아도 지속적인 이익 성장을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국내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의 휴대폰 영업이익률도 마케팅 비용을 제외하고 보면 애플에 근접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HMC투자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휴대폰 영업이익률과 애플의 영업이익률은 여전히 5%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고 있다. 삼성전자가 매출액 기준으로 애플을 추월하고 있으나 영업이익률이 낮은 이유는 그만큼 마케팅 비용을 많이 쓰고 있기 때문이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애플은 광고 선전비를 제외하고 통신사업자에 마케팅 비용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반면 삼성전자는 매출액의 6~7% 가량을 쏟아붓고 있다"라며 "만약 삼성전자가 마케팅 비용을 억제할 경우 두 회사의 영업이익률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