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마존, 필립모리스. 6일(현지시간) 월가의 한 리서치업체에서 매도 의견을 낸 종목들이다. 매도 근거는 공통적이다. 기업들이 비윤리적이거나 비도덕적이라는 이유에서다.
CNBC 등에 따르면 스탠드포인트리서치의 로니 모아스는 애플에 대한 투자의견을 '보유'에서 '매도'로 낮췄다. 또 아마존에 대해서도 '매도' 의견을 유지했고 필립모리스에 대해서는 신규로 '매도' 의견을 부여했다.
모아스는 애플이 은행에 1500억달러를 예치해 놓고서도 해외 노동자들에게 시간당 2달러의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미 고강도의 노동으로 인해 일부 직원들은 자살을 했으며 직원들을 인간으로 대우하기보다 동물처럼 다루고 있다는 비판도 서슴치 않았다.
모아스는 그들이 없었다면 현재의 애플도 없었을 것이라며 애플은 최소한의 임금만을 주면서 그들의 경쟁사보다는 많은 임금을 주고 있다고 변명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모아스는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가 갈라파고스섬에서 요트를 타는 동안 아마존은 직원들을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고 필립 모리스의 담배로 인해 5억명이 넘는 사람들의 폐가 까맣게 타고 있다고 묘사했다.
스탠드포인트리서치는 모아스가 운영하는 부티끄 형태의 월가 리서치업체다. 모아스는 애플에 대한 보고서를 정기적으로 쓰지는 않았으며 지난해 8월 밸류에이션 우려로 '매수'에서 '보유'로 낮춘 것이 전부였다. 그럼에도 월가 애널들이 기존에 접근하지 않았던 기준인 비윤리성을 들어 애플을 비판하면서 그의 보고서는 월가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모아스는 2002년 메릴린치가 사들인 자회사의 스트래티지스트로 활동했고 그 전에는 이스라엘 군인으로 일했다. CNBC는 모아스의 보고서가 상당한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고 그의 생업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보고서를 썼다고 전했다. 모아스는 그가 블랙리스트에 올려놓은 기업들이 백여개 안팎이지만 일단 3개 기업만 명시했다며 설사 영업에 타격을 주더라도 계속 목소리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대표되는 기술혁신을 앞세워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현금을 보유한 기업이지만 비윤리성에 대한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애플 제품을 생산하는 중국의 팍스콘 공장 근로자들이 열억한 근로환경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받은데다 탈세 관행에 대한 비판도 계속되고 있다.
이미 일부에서는 비윤리적인 기업을 선정해 투자에서 제외하고 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사회 윤리에 반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 기업들 사이에서도 비윤리적 행위가 이들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한 외신은 "애플의 매도의견의 근거가 기업 펀더멘털이 아닌 윤리적 이유에 불과하지만 애플에 대한 투자자들의 심리나 미디어들의 반감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