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주력 제품 아이폰 판매 호조에 힘입어 실적 성장세를 이어갔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에서 아이폰 판매가 껑충 늘어난 것이 실적을 견인했다. 최대 경쟁사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판매 부진으로 같은 기간 실적이 쪼그라든 것과 대조적이다.
애플은 22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회계연도 3분기(4~6월) 실적 발표를 통해 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12% 늘어난 77억4800만달러, 주당 1.28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주당 1.23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매출은 374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6% 증가했으나 월가 예상치인 379억달러에는 소폭 밑돌았다.
애플은 이 기간에 아이폰을 전년동기대비 12.7% 늘어난 3520만대 판매했다고 밝혔다. 시장 기대치인 3590만대에 못 미쳤으나 2분기 연속 두자릿수 판매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맥 컴퓨터 역시 18% 늘어난 441만대를 팔아 실적 개선에 도움을 줬다.
반면 아이패드와 MP3 재생기 아이팟은 부진을 계속했다. 이 기간 아이패드는 전년동기대비 9% 빠진 1327만대 판매에 그치면서 2분기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저가의 안드로이드와 윈도 기반 태블릿PC 출시가 아이패드 성장세에 발목을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팟 역시 36% 감소한 292만대 판매에 그쳤다.
애플 분기 실적은 월가 기대치를 충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나 최대 경쟁사 삼성전자와 달리 성장세를 이어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중국 저가폰의 성장과 고가폰 시장 포화로 지난 2분기 '어닝 쇼크' 수준의 실적을 내놓은 바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최대 스마트폰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에서 부진을 겪은데 반해 애플은 이 시장에서 만족스러운 성적을 달성한 것도 대조된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에 따르면 아이폰 판매 성장은 중국을 비롯해 브라질과 러시아, 인도 등 이른바 브릭스(BRIC) 지역 수요 증가가 크게 기여했다. BRIC 지역 전체에서 아이폰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55% 증가했고, 중국에서는 48% 증가했다.
애플은 지난해 4분기(10~12월) 아이폰 판매가 전년동기대비 7% 성장에 그치면서 투자자들을 실망시킨 바 있다. 당초 월가에서는 15%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야심차게 내놓은 중저가폰 아이폰5C와 프리미엄폰 5S의 수요가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올 들어서는 중국을 중심으로 아이폰 판매가 증가하면서 슬럼프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애플은 중국 최대 이동통신사 차이나모바일과 올해 초 스마트폰 판매 제휴를 맺었으며 이로 인해 1분기(1~3월)에는 아이폰 판매가 17% 성장하기도 했다.
쿡 CEO는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 실적 결과에 만족하고 있으며 우리가 가는 방향에도 만족한다"라며 "모멘텀이 정말로 강하다"고 말했다.
애플은 2014 회계연도 4분기(7~9월) 가이던스로 매출 370억∼4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월가 예상치 406억달러를 밑도는 수준이다. 향후 전망치가 예상치에 못미치자 이날 애플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1% 가량 하락하기도 했다.
한편 애플 이사회는 이날 보통주당 0.47 달러의 현금 배당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