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콘텐츠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신생 기업들을 꾸준히 인수하고 있다. 우리 돈으로 수조원대의 굵직굵직한 '빅딜'이 아닌 100억~300억원대 소규모 인수합병(M&A)을 통해 소리없이 사들이는 점이 눈길을 끈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전자책 추천 앱 '북램프(BookLamp)'란 업체를 최근 인수했다.
북램프는 전자책 내용을 분석해 독자들 입맛에 맞는 책을 장르별로 추천해주는 앱이다. 애플은 인수가액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으나 1000만~1500만달러 선에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돈으로 100억~15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 5월 애플이 인수하기로 한 헤드폰 제조사 비츠 일렉트로닉스의 인수금액(30억달러, 한화 3조720억원)에 비하면 200분의 1에 불과한 작은 규모다.
애플은 라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스웰(Swell)'을 개발한 컨셉 아이오란 신생기업도 인수할 계획이다. 인수가액은 3000만달러로 역시 푼돈 수준이다.
애플은 전자책이나 음악 등 콘텐츠 관련 기업 인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신생 기업을 대상으로 비교적 소액을 들여 사들인다는 점이 특징이다. 소규모 M&A는 작년 9월말부터 현재까지 29건에 달한다.
이렇게 인수한 기업들은 애플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사용된다. 미국 아이다호 대학생들이 만든 신생기업 북램프는 전자책 내용을 자동으로 훑어보고 사용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추천한다. 책에 자주 나오는 단어나 문장 등을 시각적으로 제시하기도 한다. 이를 애플 앱스토어에 접목해 독자들의 호기심을 유발하고 전자책 판매 부수도 늘리려는 의도로 보인다. 무엇보다 지금의 전자책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아마존에 더 이상 밀리지 않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스웰은 주로 애플 팟캐스트나 NPR(미국 공영 라디오방송국)과 같은 라디오 등에서 방송되는 콘텐츠를 골라 사용자 입맛에 맞게 제공하는 서비스다. 사용자가 어떤 방송은 건너뛰고 어디에서 주로 머무는지 분석하는 기술을 갖고 있어 애플 음악 콘텐츠에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다. 애플은 작년에 모바일 운영체제(OS) 새버전 OS7에 '아이튠즈 라디오' 기능을 추가하면서 음악 서비스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