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다음카카오의 최세훈(왼쪽), 이석우 공동대표가 1일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린 출범 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1일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석우·최세훈 공동대표는 향후 사업 전략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뚜렷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혁신적인 서비스를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정도에 그쳤다. 지난 5월 합병을 처음 알리는 자리에서 발표한 내용과 별반 달라진 게 없다.
다만 ‘사람과 사람’, ‘사람과 정보’,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람과 사물’ 이라는 4가지 가치를 언급하면서 이를 중심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겠다고 언급했다. 다소 모호하고 추상적이나 인터넷과 모바일을 넘어 사물인터넷(IoT)과 관련된 서비스도 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카카오가 넉달간 합병 작업을 했으면서도 가시적인 사업 전략을 내놓지 못한 것은 그만큼 통합이 수월하지 않았음을 반영한다. 실제로 최근 진행된 인사 재편 작업이 카카오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다음에서는 '점령군' 카카오에 대한 반감이 일어나고 있는 분위기다.
다음의 기존 팀장과 실장급 인사 가운데 상당수는 보직을 잃고 팀원으로 발령 받았고, 검색과 미디어를 제외한 대부분 조직장은 카카오측 인사로 대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불만을 품은 다음 핵심 인사들의 이탈 움직임도 감지된다.
이는 카카오의 주축 인사가 30대로 비교적 젊은 반면 올해로 설립 20년째인 다음은 40대가 많아 연령대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나타난 문제로 해석된다. 시너지를 내기 위한 화학적 결합이 순탄치 않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해 다음카카오측은 "통합법인 조직은 속도감 있게 의사를 결정하는 팀 단위로 만들다 보니 이 과정에서 일부 불만이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새 통합법인의 최대주주인 김범수 의장이 과거 네이버 시절 한게임과 합병을 성사시킨 경험이 있어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날 이석우 공동대표도 "김범수 의장이 사내 조직 문화를 비롯해 주요 의사결정이나 장기 전략에 대해 중요한 인사이트를 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통합법인 다음카카오의 출발이 산뜻하지는 않으나 관련 업계에 미칠 파장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당장 다음카카오는 네이버와 국내 인터넷 패권을 놓고 맞붙게 된다. 10여년간 네이버가 검색으로 장악해 온 국내 인터넷 시장을 다음이 카카오를 통해 탈환할 지가 관심이다. 다음과 카카오는 합병법인 출범을 앞두고 각각 특화된 검색 서비스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전면전을 준비해왔다. 카카오의 경우 결제·뉴스·쇼핑 등으로 발을 넓히면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 왔다.
실제 카카오 플랫폼을 이용해 실제로 사업을 하고 있는 일부 중소 사업자들 사이에서는 '카카오 파워'에 대해 후한 점수를 매기고 있다. 한 여성 패션 소호몰 운영자는 "지난 3월에 카카오스타일이라는 카카오 패션앱에 입점했는데 월 입점료가 네이버에서 집행했던 광고비보다 저렴하지만 비용 대비 매출은 훨씬 많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