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신형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및 안드로이드 최신 버전을 공개했다. 신형 스마트 기기들은 이전 제품들과 달리 가격을 높게 책정했다. 애플의 고가 프리미엄폰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를 직접 겨냥한 정책이라 관심을 모은다.
구글은 15일(현지시간) 6인치 화면크기 스마트폰 '넥서스6'와 8.9인치 태블릿PC '넥서스9'을 공개했다. 아울러 최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 L(공식 별칭은 '롤리팝')'도 선보였다.

▲ 구글이 새로 선보인 넥서스6와 넥서스9, 넥서스 플레이어. |
'넥서스'는 구글이 스마트폰 제조사와 협력해 자사 이름을 걸고 만드는 레퍼런스 제품이다. 레퍼런스란 제조사와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자들에 벤치마킹 기준이 되는 제품을 말한다. 앞서 나온 넥서스5는 LG전자가 제조했고, 이번 넥서스6는 모토로라 모빌리티가 만들었다.
제품 가격은 649달러로 전작인 넥서스5(349달러)보다 300달러나 비싸다. 이동통신사 약정 가입을 통해 구매할 경우 구매가가 떨어질 수 있으나 출고가 자체는 이전보다 껑충 오른 것이다. 그동안 '고사양이면서도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했던 구글의 행보와 달라진 모습이다.
이는 애플 신형 아이폰과 정면 승부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애플이 5.5인치 대화면 아이폰6 플러스(749달러) 등으로 돌풍을 일으키자 비슷한 가격으로 맞불을 놓겠다는 것이다. 구글은 넥서스6를 통해 프리미엄 모바일 기기 시장에서 애플과 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SA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안드로이드폰의 점유율은 85%에 달한다. 하지만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여전히 애플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안드로이드폰은 저가폰 이미지가 강하며 선진국보다 신흥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우위를 보인다.
구글은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태블릿PC도 애플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대만 HTC가 만든 넥서스9의 가격은 399달러이며 별도 키보드 커버는 129달러로 책정했다. 최신 아이패드 에어 가격 499달러와 비슷한 수준이다. 구글은 신형 태블릿을 내달부터 30개국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구글은 안드로이드TV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셋톱박스 기기 '넥서스 플레이어'도 발표했다. 대만 에이수스가 제조한 이 제품은 '애플 TV'처럼 TV를 안드로이드 기기처럼 쓰는 기기다.
구글이 애플을 의식하고 있다는 점은 이들 신제품 발표 시기와도 관련이 있다. 애플이 새로운 아이패드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벤트(16일) 하루 전에 이들을 전격 발표했기 때문이다.
한편 구글은 최신 안드로이드 OS인 롤리팝을 함께 공개했다. 지난 구글 개발자회의에서 선보인 롤리팝은 스마트폰과 태블릿, TV 등 다양한 기기를 함께 사용하는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소프트웨어다. 하나의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노래, 사진, 앱을 즐기다가 바로 다른 기기로 옮겨와 동일한 콘텐츠를 이어서 즐길 수 있다.
또한 배터리 사용 시간을 최대 90분 늘려주는 새로운 배터리 절약 기능을 제공하며, 여러 개의 사용자 계정과 게스트 로그인 기능을 지원한다. 안드로이드 5.0 롤리팝은 넥서스 6와 넥서스9에 기본 탑재되며 향후에는 넥서스5, 넥서스7, 넥서스10도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