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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3Q]③5200억 털어 '글룹스' 사고도..日서 '빌빌' 왜?

  • 2014.11.14(금) 12:31

3Q 일본 매출 72억엔..7분기 연속 '뒷걸음질'
'빅딜' 글룹스 인수 성과 부진..넥슨 '골머리'

글로벌 온라인게임 업체 넥슨(NEXON)이 일본시장에서 빌빌대고 있다. 자금을 5200억원 넘게 털어넣은 '빅 딜' 글룹스(gloops)를 인수하고도 거의 2년간 마이너스 성장이다. 인수 당시 반짝 재미를 봤을 뿐 작년 이후 일본시장 매출은 예외없이 7분기째 꾸준히 뒷걸음질이다. 인수 효과는 커녕 달라진 일본 모바일게임 환경을 따라가지 못한 것이 부진의 직접적인 원인이다.

 

14일 넥슨그룹 사업지주회사 넥슨(옛 넥슨재팬)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일본 매출(연결기준)은 72억엔으로 전년동기(88억엔)대비 18% 감소했고 전분기(76억엔)에 비해서도 4억엔 가량 줄었다.

 

매출 감소는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다. 지난 2012년 4분기만 해도 100억엔에 달했던 일본 매출은 이후 분기마다 가라앉고 있다. 2013년 3분기 80억엔대로 줄더니, 올 2분기 70억엔대로 더 빠졌다. 계단 내려가듯 단계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일본 사업이 부진한 것은 2년 전 인수한 자회사 글룹스가 기대 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서다. 글룹스는 지난 2005년 일본에서 설립된 모바일게임 개발사. 이후 5년 후인 2010년 일본 모바일게임 플랫폼 '모바게'를 통해 히트작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급부상했다. 이러자 넥슨은 2012년 10월 글룹스 지분 전량을 현금 365억엔(당시 한화로 5216억원)에 사들였다. 당시 일본 모바일게임 업계에서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으로 기록된다.

 

PC 온라인 게임의 강자였던 넥슨이 글룹스를 인수한 것은 스마트폰 시대를 맞아 취약점인 모바일을 강화하기 위해서였다. 실제로 넥슨의 일본 매출은 그때까지 99%가 PC온라인에서 나왔다. 모바일에선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던 것이다.  

 

글룹스 인수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일본 매출은 2012년 4분기 100억엔을 달성해 전분기(32억엔)보다 무려 3배 이상 증가했다. 이전까지 매출의 대부분이 PC온라인에서 나왔으나 글룹스 인수 이후부터 상황이 달라져 모바일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아진 것. 2012년 4분기 전체 매출 중 모바일 비중이 70%에 이를 정도였다. 

 

하지만 그 다음부터가 문제였다. 모바일을 책임지는 글룹스가 더 이상 실력 발휘를 하지 않으면서 실적이 정체되다 못해 뚝뚝 떨어졌다. 매분기마다 매출이 전분기대비 감소하면서 최근까지 내림세를 이어오고 있다.

 

글룹스가 맥을 못추는 것은 그 사이에 일본 모바일게임 트렌드가 빠르게 변했기 때문이다. 글룹스는 모바게(DeNA가 운영)라는 모바일 플랫폼에 게임을 입점시켜 서비스하고 있다. '카카오톡 게임하기'에 게임사들이 입점해 유통하는 것과 비슷한 개념이다. 모바게에서 글룹스는 최대 규모의 회원수를 보유한 우수 게임사였다.

 

하지만 모바게 플랫폼 자체는 일반폰(피처폰)을 기반으로 하는 웹브라우저 방식이다. 지금의 스마트폰에서 즐기는 앱 방식과 비교했을 때 한물간 구형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스마트폰족들이 할만한 게임은 아닌 것이다. 넥슨이 글룹스를 인수할 당시만 해도 모바게 방식이 일본에선 대세였으나 이후 2년간 스마트폰 앱 방식으로 판도가 빠르게 변했다. 모바게 플랫폼에서 펄펄 날았던 글룹스 게임이 지금의 스마트폰 앱 방식에서는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된 것이다.

 

결국 넥슨은 거액을 들여 글룹스란 신성장 엔진을 사들였으나 모바일 트렌드를 제대로 짚어내지 못해 수년째 골머리를 앓고 있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자 넥슨은 일본 검지족들을 붙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넥슨은 글룹스를 통해 스마트폰 앱 방식의 게임을 새로 내놓을 예정이다. 4분기 6종의 게임을 출시하는 등 달라진 환경에 맞춰 모바일 분야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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