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게임사 넥슨이 '설 명절 특수'에 힘입어 7600억원 규모의 분기 매출을 거두는 등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중국에서 간판작 '던전앤파이터'의 흥행 열기가 뜨거워진데다 국내와 일본에서 모바일 신작의 흥행 돌풍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50%를 웃도는 높은 영업이익률을 달성한 것도 눈길을 끈다.
12일 넥슨그룹 사업지주회사 넥슨(옛 넥슨재팬)은 올 1분기 연결 영업이익 398억엔(한화 4024억원)으로 전분기(73억엔)보다 무려 5배 확대됐다고 밝혔다. 전년동기(37억엔)에 비해선 10배나 증가한 수치다.
매출은 748억엔(한화 7570억원)으로 전분기(432억엔)에 비해 73% 늘었고 전년동기(575억엔)에 비해서도 30% 증가했다. 순이익은 199억엔으로 전분기(112억엔)보다 78% 늘었고 전년동기 63억엔의 순손실에서 흑자전환했다.
수익성도 한껏 치솟았다. 1분기 영업이익률은 53.21%로 전분기(16.9%)에 비해 36%포인트 상승했다. 전년동기(6.43%)에 비해선 47%포인트 급상승한 것이다. 50%를 웃도는 영업이익률은 지난 2012년 1분기(55%) 이후 5년만으로, 역대 두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성적은 최대 경쟁사라 할 엔씨소프트의 올 1분기 연결 매출(2395억원)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아울러 국내 최대 모바일게임사로서 급격히 매출 외형을 불리는 넷마블게임즈와 비교할만하다. 넷마블게임즈는 올 1분기 실적을 아직 공개하지 않았으나 증권가에선 분기 매출이 82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넥슨의 호실적은 중국과 한국에서 각각 인기작인 던전앤파이터, '피파온라인3'의 흥행 열기가 사그라지지 않는데다 일본에서 선보인 모바일 '히트' 등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넥슨은 전통적으로 설 명절이 끼어있는 1분기(1~3월) 실적이 다른 분기보다 좋다. 올해 역시 중국에서 최대 명절 춘절을 맞아 인기작 던전앤파이터의 아이템 판매가 기대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전체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중국 매출은 440억엔으로 전분기(154억엔)보다 3배 이상 확대됐고, 전년동기(258억엔)에 비해서도 130억엔 증가했다. 중국 지역 매출이 400억엔대를 웃돈 것은 처음으로 분기 최대 실적이다. 아울러 전체 매출에서 중국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60%에 육박하는 59%를 기록했다.
국내 매출은 203억엔으로 전년동기(226억엔)보다 10% 감소했으나 전분기(184억엔)에 비해 20억엔 가량 늘었다. 던전앤파이터와 피파온라인3, 메이플스토리 등 주력 게임의 성적이 고르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넥슨의 '홈그라운드'인 일본 지역에서도 모처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 매출은 54억엔으로 전분기(47억엔)와 전년동기(46억엔)보다 각각 15%, 17% 증가했다. 히트 등 모바일 신작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북미와 유럽 및 기타 지역에서도 메이플스토리의 대규모 업데이트 및 히트의 출시 효과가 더해지면서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오웬 마호니 넥슨 대표이사는 “이번 1분기는 2011년 상장 이래 최대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을 기록했다”며 “특히 중국 지역에서 1월 춘절(음력 새해 명절)을 기점으로 3월까지 좋은 성과들이 이어졌고, 일본 지역에서도 ‘HIT(히트)’와 ‘HIDE AND FIRE(하이드 앤 파이어)’를 포함한 모바일게임들이 견조한 성과를 올렸다”고 설명했다.
넥슨은 올 2분기에도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측이 제시한 예상 매출은 413억엔~448억엔으로 작년 2분기 매출(381억엔)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