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서비스 19주년을 맞이한 온라인게임 리니지가 모바일 장르로 흥행 몰이를 하면서 신드롬에 가까운 현상을 일으키고 있다.
리니지 기반의 모바일게임 연간 매출이 조(兆) 단위를 돌파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고,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는 모바일 파생작 흥행 성공에 힘입어 이미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기도 했다.
리니지의 인지도가 높은 중국, 대만 시장 진출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단일 게임으로는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수준의 성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 게임史 새로 쓰는 리니지
2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리니지의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해 만든 '리니지2 레볼루션(넷마블게임즈)'과 '리니지M(엔씨소프트)'의 올해 추정 매출은 총 2조원에 달한다.
먼저 넷마블게임즈가 작년 12월 출시한 레볼루션은 국내를 비롯해 일본, 러시아, 대만, 태국 등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면서 올 1~3분기 누적으로 84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증권가에서 추정하는 올 연간 매출은 1조2000억원에 달한다.
엔씨소프트가 지난 6월 선보인 리니지M은 9월말까지 넉달간 6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된다. 올해 연간으로는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리니지를 기반으로 만든 두 개 모바일게임이 올 한해 총 2조원 이상을 벌어들이는 셈이다. 이 같은 금액은 국내 게임사를 통틀어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규모다.
게임업체 관계자는 "레볼루션과 리니지M 모두 출시 직후부터 각종 흥행 지표면에서 신기록이 속출했으며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 규모를 크게 확대한 주역이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도 리니지 IP를 활용한 게임의 총 매출액은 세계적인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유안타증권은 올해 리니지 IP를 활용한 게임 매출 추정치를 2조4000억원으로 보고 있다.
리니지M(1조원)과 레볼루션(1조2000억원) 및 온라인 버전의 리니지 시리즈(2000억원)을 합치면 이 금액이 나온다. 유안타증권은 "리니지는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매출액이 발생하는 IP로 등극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힘입어 넷마블게임즈와 엔씨소프트의 실적도 급격히 불어나고 있다. 넷마블게임즈는 올 1~3분기 누적 매출이 1조8090억원으로 전년 같은기간(1조470억원)에 비해 8000억원 가량 확대되면서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올해 연간으로는 전년(1조5000억원)보다 1조원이 확대된 2조50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엔씨소프트는 1~3분기 누적 매출이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1조2254억원)했다. 올해 연간으로는 전년(9836억원)보다 두배 가량 확대된 1조7300억원에 도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 중국·대만 시장 흥행 여부 주목
리니지는 지난 1993년 서울문화사에서 간행된 동명의 만화를 바탕으로 1998년 온라인게임으로 탄생한 게임이다. 출시 첫해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수상했으며, 출시 후 15개월 만에 100만 회원 시대를 열었다.
올해로 서비스 19주년을 맞이하고 있으나 시간이 갈수록 흥행 열기가 식기는 커녕 오히려 뜨거워지고 있다. 모바일 시대를 맞아 리니지의 기록적인 성장세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비스 영역이 세계 무대로 확대되고 있고 신규 진출 지역에서도 높은 인지도를 감안하면 역대급 흥행이 예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레볼루션은 국내와 일본, 대만, 태국 등 아시아 지역의 모바일게임 랭킹 상위권을 휩쓸고 있으며 최근에는 미국과 독일 등 서구권에서도 인기를 모으는 것으로 나타났다. 넷마블게임즈 관계자는 "미국 시장에서 레볼루션의 매출 순위가 10위권까지 치고 올랐는데 국내 게임으로는 서머너즈워에 이어 두번째 사례"라고 소개했다.
넷마블게임즈는 이 기세를 몰아 세계최대 게임 시장인 중국을 공략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현재 중국 정부로부터 판호(일종의 게임 서비스 허가증) 발급을 대기하고 있는 상태다.
당초 올해초 판호 신청을 해 놓았으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로 한동안 한중 관계가 얼어 붙으면서 발급이 지연되고 있다. 넷마블게임즈는 중국 버전 레볼루션 개발을 거의 완성한 상태며 승인을 받자마자 신속하게 서비스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엔씨소프트는 국내서 흥행 바람을 타고 있는 리니지M을 내달 11일 대만 시장에 야심차게 선보일 예정이다. 대만에선 현지 유통사(퍼블리셔)인 감마니아가 서비스를 담당할 예정이다.
대만은 리니지가 최초로 진출한 해외 국가이며 리니지의 누적 회원수가 약 900만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지난달 10일부터 시작한 리니지M 사전예약에 250만명이 몰리면서 대만 모바일게임 가운데 최고를 기록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도 대만에서의 서비스 분위기가 좋을 것으로 예상한다. 유진투자증권은 "대만 시장에서의 리니지1 IP의 인지도를 고려할 때 리니지M의 성공 가능성 및 흥행 규모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