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병 치료를 받고 있는 60대 김모씨는 스마트폰 앱으로 병원 진료비의 보험 청구를 간편하게 끝낸다. 기존에는 진료비 영수증 같은 종이 서류를 발급 받아 팩스나 우편으로 보험사에 보내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쳤으나 스마트폰 앱을 이용하면 카메라로 영수증을 촬영해 간단히 전송하면 된다.
지문으로 본인인증을 하면 자신이 다녀온 병원 정보와 간단한 진료 내역이 뜨기 때문에 보험 청구를 위해 일일이 추가 정보를 입력할 필요가 없다. 딥러닝 기술로 고도화한 인공지능이 카메라로 찍은 영수증 서류가 진짜인지 위조인지를 파악하고 보험금 심사까지 즉시 하기 때문에 보험금 청구에 드는 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된다.
삼성그룹의 종합 정보기술(IT) 서비스 업체 삼성SDS가 개발한 디지털금융 플랫폼의 실제 서비스 사례를 가상으로 꾸며본 얘기다.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지능형 서비스로 신성장 사업을 발굴하고 있는 삼성SDS가 금융 분야를 정조준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홍원표 삼성SDS 대표가 4일 서울 송파구 잠실캠퍼스에서 열린 디지털금융플랫폼 발표회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삼성SDS는 4일 서울 송파구 잠실 캠퍼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디지털금융플랫폼 '넥스파이낸스(Nexfinance)'로 디지털 금융 사업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넥스파이낸스는 삼성SDS의 블록체인 브랜드 넥스(Nex)와 금융(finance)을 합친 말로 인공지능과 블록체인, 빅데이터 분석, 지능형 프로세스 자동화(Intelligent Process Automation) 같은 첨단 IT 기술을 금융에 적용한 플랫폼이다.
시스템통합(SI) 기업인 삼성SDS는 주력인 IT 서비스를 신성장 사업인 물류에 적용, 효율을 끌어올리고 부가가치를 창출해왔는데 물류 외에도 공공 분야, 금융으로도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4차산업 혁명 시대를 이끌 기술 가운데 하나인 블록체인을 강화하기 위해 2015년에 자체 개발에 나섰으며 지난해에는 기업용 블록체인 플랫폼인 넥스레저(Nexledger)와 블록체인 신분증(Digital Identity), 지급결제(Digital Payment) 서비스를 줄줄이 공개한 바 있다.
넥스파이낸스는 넥스레저를 비롯해 삼성SDS의 차세대 기술을 총결집한 플랫폼이다. 블록체인 기반으로 사용자 금융 정보를 비식별 처리해 안전하게 전달한다거나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해 금융자산을 간편하게 진단 및 컨설팅, 신상품 추천 등이 가능하다. 아울러 사람이 아니라 인공지능 가상 비서를 통해 금융기관 업무를 자동화, 빠르고 편리한 서비스를 가능하게 한다.
예를 들어 자신이 이용하는 모든 금융기관, 은행과 카드사, 증권∙보험사 등의 정보와 구체적인 내역을 넥스파이낸스 앱에서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것이다. 일일이 모바일뱅킹 등 개별 금융기관의 서비스에 접속할 필요없이 지문을 통한 본인인증으로 통합 계좌조회, 펀드가입현황, 보험현황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것.
최근 30~40대 직장인을 중심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핀테크 금융앱 '토스(Toss)'처럼 간편 송금 뿐만 아니라 통합 계좌나 카드, 보험 조회 등을 할 수 있어 눈길을 끈다. 여기에 AI 가상비서를 통해 자신의 금융자산 컨설팅은 물론 맞춤형 상품을 추천받을 수 있다.
이날 선보인 서비스는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전달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의 신분증인 '디지털아이덴티티'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한 금융자산관리서비스 '금융컨시어지', 금융기관 업무를 자동화해 고객에게 빠르고 편리한 서비스가 가능한 AI가상비서∙보험금자동청구 등이다.
디지털금융컨시어지는 이용자의 흩어진 금융 정보를 한자리에서 확인하는 서비스다. 이를 바탕으로 최적의 금융상품을 추천하고 상품 상담이나 서류제출, 금융상품 가입까지 완결형으로 제공할 수 있다. 디지털 아이덴티티는 블록체인으로 고객정보를 보장하고 필요한 기관끼리 공유, 로그인부터 인증, 거래처리까지 가능한 서비스다.
AI 가상비서 서비스는 금융기관에 근무하는 직원, 특히 보험설계사나 영업 직원이 편리하게 쓸 수 있다. 고객 정보나 관련 상품 정보를 문의하면 챗봇이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보험금자동청구 서비스는 개인과 보험사, 병원을 연계해 병원에서 청구된 내역을 보험사에게 전달해 보험금 청구 기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삼성SDS는 넥스파이낸스가 새로운 IT 기술과 다양한 외부 솔루션을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으로써 금융기관이 급변하는 금융 IT 환경에 능동적이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해 준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블록체인 기술 기반 위변조 방지, 공동 인증 기술을 적용해 최고 수준의 보안성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삼성SDS는 지난 해 삼성카드 블록체인 사용자 인증 시스템 구축을 시작으로 올해 은행연합회 블록체인 공동인증 프로젝트를 수행중이다. 최근 생명보험협회 블록체인 플랫폼 구축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유홍준 금융사업부장(부사장)은 "지난해 10월에 국내 최초로 보험 전사적자원관리(ERP) 구축을 완료하면서 새로운 업무 환경을 만들었다"라며 "보험 ERP 사례가 금융에도 적용될 수 있도록 하고 해외 시장 진출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