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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기획사 끈놓친 지니뮤직…SM도 손털어

  • 2018.06.26(화) 16:00

KMP홀딩스 인수로 맺은 지분동맹 정리
음원 유통권 놓쳐…SKT '새 강자' 급부상

디지털 음원 시장 2위 지니뮤직(옛 KT뮤직)이 유통 사업의 핵심 경쟁력이라 할 메이저 기획사와의 연결 고리를 놓치고 있다. 음원 유통을 강화하기 위해 '3대 기획사'인 SM·JYP·YG와 맺은 지분 관계가 하나둘씩 정리되면서 사업 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모습이다.


26일 지니뮤직에 따르면 SM엔테테인먼트는 이달 1일부터 18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보유 중인 지니뮤직 주식 전량(136만주)을 총 86억원에  처분했다. 이로써 두 회사가 6년간 맺었던 지분 관계는 깔끔히 정리됐다. 
 

 

SM엔터테인먼트가 지니뮤직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 것은 KMP홀딩스란 음원 유통 플랫폼 업체와 관련이 있다. KMP홀딩스는 SM과 JYP·YG를 비롯해 미디어라인·스타제국·캔·뮤직팩토리 7개 기획사가 지난 2010년에 세운 합작사다. 음원 서비스 '멜론'의 독주를 막고 '엠넷'을 운영하는 CJ E&M 등 대기업의 음반 및 음원 유통의 독점 횡포를 저지하기 위해 기획사들이 하나로 뭉친 것이다.

   
당시 '올레뮤직'이란 음악 다운로드 및 스트리밍(실시간 재생) 서비스를 하던 지니뮤직(2017년 3월 KT뮤직에서 사명변경)은 서비스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2012년 11월 KMP홀딩스를 인수하고 음원 유통 시장에 직접 뛰어들었다.

 

지니뮤직은 KMP홀딩스를 사들이면서 출자자인 SM과 YG, JYP, 스타제국 등 4개의 기획사 및 5명의 개인에게 현금 대신 총 200억원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3년(2015년 11월26일) 만기이며, 주식 발행 1년 뒤부터 만기일 전까지 지니뮤직 보통주 1주를 3380원에 바꿀 수 있는 조건을 달았다.


지니뮤직은 메이저 기획사들의 연합체 성격인 KMP홀딩스를 끌어안아 이들 기획사와 독점적 음원 유통 계약을 맺고 시장 점유율을 단숨에 끌어 올리겠다는 전략이었다. 이렇게 되면 지니뮤직은 일종의 도매상이 되어 멜론이나 엠넷 등 다른 곳에 음원을 주고 수수료 등을 가져갈 수 있다.


실제로 KMP홀딩스 인수를 계기로 음원유통 시장에서 지니뮤직의 점유율이 급격히 확대됐다. 유료가입자수와 방문자수 등에서 지니뮤직은 멜론에 이어 2위 사업자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했다. KMP홀딩스에 참여한 주요 기획사의 뮤지션 음악이 인기를 모으면서 유통권을 획득한 지니뮤직이 새로운 다크호스로 떠오른 것이다.

  
지니뮤직과 메이저 기획사들의 지분 동맹은 오래가지 못했다. 주식전환 청구 초기인 2014년 7월에 스타제국을 시작으로 CB의 주식전환에 이은 보유 주식 처분 행렬이 이어지면서 기획사들이 하나둘씩 떨어져 나갔기 때문이다.

  

급기야 지난해 4월에 3대 기획사 가운데 하나인 JYP가 지니뮤직 보유주 전량(79만주)을 털어낸데 이어 7월엔 YG도 136만주 전량을 장내 처분했다. 이달 들어 SM마저 보유주식을 모두 매각하면서 주요 기획사들과 맺은 연결 고리가 모두 끊기게 됐다.

 

기획사들과의 사업 협력도 힘을 잃고 있다. 지니뮤직은 3대 기획사 가운데 SM, JYP와의 음원 및 음반에 대한 독점 유통에 대한 계약이 작년말에 만료됐으나 재계약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KT 자회사인 지니뮤직의 사업 환경은 갈수록 어려워질 전망이다. 한때 '멜론'의 주인 SK텔레콤이 올 하반기 신규 음악 플랫폼 출시를 앞두고 SM 등 주요 기획사들을 아군으로 끌어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의 자회사인 아이리버는 최근 SM을 포함해 JYP,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보유한 음원의 B2B 유통권을 확보, 유통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이동통신 업계 라이벌 관계인 KT와 SK텔레콤이 음원 시장을 놓고 자회사를 통해 신경전을 펼치고 있는 양상이다.

 

대중음악 순위 분석을 통해 각 유통사별 점유율을 파악할 수 있는 가온차트의 최신 리포트를 보면 아이리버의 올 1분기 점유율은 41%로 멜론(26.8%)를 가볍게 앞지르고 있으며 지니뮤직(3.4%)과 격차를 크게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음원 서비스 관계자는 "대형 기획사의 음원 유통권을 획득한 아이리버가 새롭게 뜨고 있으나 그동안 막강한 유통 파워를 가졌던 지니뮤직은 KMP홀딩스로 대표됐던 대형 기획사를 모두 떠나보내면서 점유율이 매우 크게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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