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가 올 하반기 국내 유료 음원 시장에 진출한다고?"
카카오 멜론, KT그룹 지니 등 국내 사업자들이 꽉 잡고 있는 유료 음원 시장에 유튜브 라는 글로벌 공룡의 그림자가 다가오면서 음원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음원 서비스 자체도 돈이 되지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대부분이 뛰어든 인공지능(AI) 스피커 시장의 핵심 서비스 또한 음원이라는 점에서도 관련 업계가 유튜브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유튜브 뮤직 상륙하면 '어쩌나'
8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의 세계 최대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는 최근 월 9.99달러(약 1만원)을 내면 광고 없이 음원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유튜브 뮤직 프리미엄'을 내놨다. 아직 국내 서비스를 시작하지 않았고 유튜브 측도 노코멘트 상태다. 하지만 업계에선 이르면 연내 국내 서비스가 시작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유료 콘텐츠 사업자가 국내 진출할 때마다 시장이 술렁였음에도 국내 사업자들의 기반이 탄탄해 의미 있는 지각 변동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이번 유튜브의 움직임은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유튜브의 트래픽은 네이버를 압도할 정도로 다른 글로벌 사업자와 클래스가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그동안 유료 음원 서비스 1위는 카카오M의 멜론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범위를 무료 서비스로 넓히면 유튜브가 최강자로 올라서는 점도 주목된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최근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음악을 감상할 때 주로 이용하는 앱은 유튜브(43.0%)로 압도적 인기를 나타냈다. 멜론이 28.1%로 뒤를 이었고, 지니뮤직, 네이버뮤직, 애플뮤직, 삼성뮤직, 벅스, 엠넷닷컴 등은 모두 10% 이하를 기록했다.
◇ 음원 서비스 가능성에 투자
국내 업계가 유튜브의 진출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음원 시장 자체의 사수뿐만 아니라 AI 스피커와 같은 새로운 수익원의 핵심 서비스가 음원이라는 점 때문이기도 하다. 자칫 유튜브의 등장으로 인해 음원 시장에서 밀리게 되면 콘텐츠 수급·음원 추천 서비스 품질 등 다양한 부문에서 손해를 볼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AI 스피커를 내놓은 사업자들인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사와 네이버, 카카오 등 인터넷 사업자 대부분이 음원 서비스 강화에 열을 올리며 AI 스피커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KT그룹의 지니뮤직은 엠넷닷컴 인수 추진을 공식화하고 있으며 멜론을 매각했던 SK텔레콤은 최근에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등과 손잡고 음원 사업 재개를 선언했다.
카카오의 경우 멜론을 서비스하던 자회사 카카오M을 흡수합병한다고 밝혔다. 본사 차원에서 본격 드라이브를 거는 모양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지니뮤직의 2대주주로 참여하는 한편 애플뮤직과도 프로모션 등의 영역에서 협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튜브 뮤직 프리미엄이 연내 국내 나올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며 "자체 경쟁력을 강화하는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