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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 업계, ‘공짜음악’ 돌풍 반가운 이유

  • 2016.01.27(수) 10:24

‘광고 기반 스트리밍’ 합법화, 사업 확대 예고
시장파이 키워, 유료 이용자 확대에도 순기능

정부가 내달부터 '공짜음악'이라 불리는 '광고 기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해 정식으로 저작권료를 징수키로 하면서 관련 시장이 들썩일 전망이다. 특히 무료음악앱 서비스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비트'의 성장세에 불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공짜음악과 대척점에 있는 멜론 등 유료 기반 서비스도 시장 파이가 커진다는 점에서 이번 정책을 반기고 있다는 점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25일 저작권 관련 단체인 한국음악저작권협회 등 4곳과 의견 수렴을 통해 저작권 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안을 최종 승인했다.

 

이에 따라 내달 1일부터 광고 기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해 회당 4.56원 혹은 매출액의 65% 만큼을 저작권 사용료로 징수키로 했다. 광고 기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란 공짜로 음악을  틀어주는 대신 중간에 영상이나 오디오 형태의 광고를 노출하는 것이다.

 

이미 해외에선 이 같은 형태의 서비스가 급성장, 세계 디지털음악 시장의 9%를 차지하고 있으며, 지난 2014년에는 전년대비 38.5% 성장하는 등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비트패킹컴퍼니가 제공하는 음악앱 비트가 입소문을 통해 지난해 가입자수가 3배 성장, 작년말 기준 가입자수 600만명을 확보할 정도로 돌풍을 일으켰다.

 

정부가 광고 기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에 저작권료를 징수키로 한 것은 이러한 형태의 서비스를 합법으로 인정했다는 의미다. 그동안 비트 운영사 비트패킹컴퍼니는 관련 규정이 없어 비즈니스 모델이 합법이냐 불법이냐를 놓고 논란에 휩싸였으나 이번에 근거 조항이 마련되면서 사업 불확실성을 해소하게 됐다. 아울러 회당 7.2원씩 내던 저작권료가 앞으로는 회당 4.56원으로 37% 낮아져 비용 부담을 덜게 됐다.

 

비트패킹컴퍼니 관계자는 "광고 기반 스트리밍 방식이 이미 세계적인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으나 국내에선 근거 조항이 없어 그동안 외부 업체와 사업 제휴를 하려 해도 애를 먹을 때가 많았다"라며 "사업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올해에는 적극적인 사업을 통해 이용자수 1000만명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광고 기반 스트리밍 음악 서비스를 합법으로 인정하면서 음원 시장이 확대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유료 기반인 멜론과 벅스 등이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흥미로운 것은 공짜음악의 확대가 기존 유료 서비스 업체에 불리하기는 커녕 오히려 매출 확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온라인 음원 서비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이용자 상당수는 여전히 불법으로 파일을 다운 받거나 유튜브 등 동영상을 이용해 음악을 듣고 있다. 실제로 국내 유료 음악 서비스 시장은 생각만큼 크지 않다. 국내 음원 서비스 시장 점유율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1위 멜론의 누적 가입자수가 2600만명에 달하지만 이 가운데 실제로 돈을 내는 사람(유료 가입자)은 360만명, 비중으로는 14%에 불과하다. 관련 업계에선 전체 유료 이용자수를 600만~700만명 가량으로 추정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유료 가입자를 늘리는 것이 음원 업계의 최대 과제가 됐다. 멜론과 벅스 등은 매출 가운데 절반 이상을 저작권료로 지급하면서도 월정액 이용자를 늘리기 위해 출혈적인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다. 벅스는 작년 12월부터 정상가 월 8400원의 이용요금을 6개월간 월 990원에 이용할 수 있는 파격적인 요금제로 이용자를 유인하고 있다.

 

돈을 내고 음악을 듣는 방식에 익숙하지 않은 이용자들이 많은 상황에서 비트 같은 공짜음악앱의 성장은 전체 시장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비트가 무료와 유료 서비스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비트는 불법 스트리밍 사용자에게 무료 모바일 플랫폼인 광고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게 한다"라며 "비트의 성장 재개는 유료 플랫폼 업체들의 높은 성장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트패킹컴퍼니 관계자는 "해외에서도 공짜음악앱과 유료 서비스 진영이 동반 성장하는 사례가 있다"라며 "각각 서비스에 대한 사용자 경험이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에 타겟 이용자도 다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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