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삼성운용, ETF 규모 1위지만 수익은 2위…실속은 미래에셋

  • 2025.05.28(수) 07:30

저보수 위주로 몸집 키운 삼성…미래에셋에 ETF 보수 수익 밀려
한국투자·신한운용, 운용수입 급증…2023년 대비 2배 이상 늘어
중소형 운용사 ETF 이익 기여도 여전히 낮아…내실 확보 과제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순자산 200조원 시대를 앞둔 가운데 자산운용사 간 규모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그러나 ETF 순자산 순위가 곧 수익성(매출)과 비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ETF 순자산 1위인 삼성자산운용은 보수 수익(매출)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밀렸다. ETF 시장에서 규모와 수익성을 모두 확보하기 위해선 단순한 자산 몸집 확대보다는 꾸준한 수요 기반의 고보수 상품 구성도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초저보수 위주로 몸집 키운 삼성…미래에셋에 수익성 밀려

비즈워치는 자산운용사들의 개별 ETF 보고서를 바탕으로 지난해 말 기준 시장점유율 상위 8개사의 ETF 운용보수 수익을 전수 조사했다.

조사 결과 지난해 ETF 운용보수 수익이 가장 많았던 곳은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총 947억원을 벌어들였다. ETF 순자산총액 기준 업계 1위인 삼성자산운용은 924억원을 ETF 운용보수로 챙겼다.

삼성운용의 ETF 순자산총액은 66조2508억원(작년말 기준)으로 미래에셋운용(62조6431억원)보다 약 3조원 이상 많았으나 실속은 더 적었던 것이다.

자산운용사 ETF 운용보수 수익 변화

이러한 격차는 상품 구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운용은 초저보수 ETF에 자산이 집중된 반면 미래에셋은 상대적으로 보수가 높은 테마형 ETF 중심으로 자금이 유입됐다. 지난 2023년까지만 해도 삼성운용의 ETF 보수 수익은 813억원으로 미래에셋운용(701억원)을 크게 앞섰지만 이후 레버리지·인버스 ETF 이외 수익원을 적극 발굴하지 못하면서 순위가 역전됐다.

실제 삼성운용의 주요 ETF 라인업 10종은 대부분 보수율이 0.1%에도 미치지 않는다.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 KODEX KOFR금리액티브(합성), KODEX 머니마켓액티브, KODEX 미국S&P500, KODEX 종합채권(AA-이상)액티브, KODEX 200TR, KODEX CD1년금리플러스액티브(합성), KODEX 미국나스닥100 등은 운용규모가 조단위에 달하고 있지만 저렴한 보수로 인해 수익 기여도는 낮은 편이다.

예컨대 운용규모 9조원에 달하는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에서 벌어들인 보수는 9억원에 불과했다. 반면 KODEX 레버리지는 2조3000억원 규모에서 130억원의 수익을 냈다.

미래에셋운용은 상대적으로 보수가 높은 테마형 ETF에서 성과를 내면서, 성장과 수익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미래에셋운용의 ETF 라인업 중 운용규모 상위 10개 종목을 보면, TIGER 미국테크TOP10 INDXX,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 등 총보수 0.49%대 상품이 포함돼 있다. 상대적으로 보수가 높은 상품임에도 자금 유입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수익 극대화까지 이끌었다.신한운용 성장률 껑충...키움운용은 순자산 대비 수익성 한계

중위권 운용사에서는 한투운용이 133억원, KB자산운용이 106억원의 ETF 보수 수익을 기록했다. 작년말 기준 ETF 순자산총액은 KB자산운용이 더 많았지만 보수 수익은 한투운용이 조금 앞섰다.

중위권 운용사 가운데 신한운용의 성장률이 돋보였다. 2023년 20억원 수준이던 신한운용의 연간 ETF 보수 수익은 2024년 165% 늘어난 54억원으로 뛰었다. 순자산총액 확대와 함께 고보수 상품 위주로 자금이 유입된 영향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한화자산운용과 NH아문디자산운용도 각각 53%, 32% 증가한 38억원, 32억원의 ETF 운용보수 수익을 거뒀다.

키움투자운용은 순자산 규모에서는 한화, NH아문디운용보다 컸지만 ETF 보수 수익은 25억750만원으로 가장 낮았다. 저보수 상품 위주로 순자산을 키운 전략이 수익성에서 한계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삼성운용, 키움운용의 사례를 보면 전반적인 ETF 시장 경쟁 속에서도 고보수 상품 기반으로 자금을 끌어모았는지 여부가 수익성에 큰 영향을 끼치는 모습이다. 다만 어느 정도 수익이 보장된 상위권 운용사들은 점유율 순위가 가진 상징성도 무시할 수 없다. 따라서 규모 경쟁에 계속해서 집중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삼성, 미래에셋, KB, 한국투자 등 규모가 어느 정도 되는 곳에서는 수익성도 중요하지만 점유율이 가진 상징성을 고려해 규모에 대한 고민은 계속해서 할 수밖에 없다"라며 "이 외 아직 ETF 수익 기여가 낮은 곳에서는 수익성이 높은 고보수 테마형 상품의 '히트'를 노리는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삼성 ETF 수익비중 높아...미래에셋 수익원 고르게 분포

최근 ETF 시장 경쟁 속에서 '자산운용사=ETF'라는 인식이 있지만 전통적으로 자산운용사들이 벌어들이는 수익원은 ETF만이 아니다. 운용사별 전체 수익(매출)에서 ETF 비중도 따져봤다. 

자산운용사 펀드운용보수 수익 중 ETF가 차지하는 비중

삼성운용은 전체펀드보수 가운데 ETF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았다. 지난해 삼성운용의 투자신탁위탁자보수(전체펀드보수)는 2184억원인데 이 중 ETF 보수는 923억원으로 42.28% 비중을 차지했다. 

투자신탁위탁자보수는 운용하는 전체 펀드에서 벌어들인 운용보수의 합계로 운용사가 자산운용 본업에서 얼마를 벌어들이고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삼성운용보다 더 많은 ETF 보수를 벌어들인 미래에셋운용은 전체 펀드 보수에서 ETF가 차지하는 비중이 31.43%를 기록했다. ETF 수익기여도가 높지만 그외 일반 펀드에서 벌어들인 수익도 높았던 결과다. 상대적으로 수익원이 고르게 분포되어 있는 셈이다.

미래에셋운용은 부동산펀드 등 고보수가 책정된 대체투자 관련 펀드 설정액도 많다. 반면 삼성운용은 금융 계열사 안에서 대체투자펀드 운용을 삼성SRA자산운용이 전담하고 있어 대체투자펀드 설정액이 적었다.

따라서 ETF 의존도가 높은 삼성운용은 관련 수익성 확대가 과제다. 이를 위해 보수가 높은 상품의 출시를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삼성운용 관계자는 "남들이 내지 않은 선도적이고 혁신적인 ETF를 출시하고 그에 걸맞은 수준의 보수를 책정해 수익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라며 "ETF 뿐 아니라 공모펀드를 포함한 전체 펀드 라인업 전반에서의 경쟁력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곳의 대형 운용사와 비교해 중위권 운용사는 아직까지 ETF 분야가 전체 실적에 유의미한 영향은 주지 못하는 모습이다.

한투운용은 ETF 운용보수 수익이 1년새 2배(61억133억원) 높아지면서 전체 펀드비중도 2023년 7.87%에서 2024년 14.91%로 늘어났다. 다만 삼성·미래에셋운용에 비해서는 기여도가 낮다.

같은기간 KB운용도 ETF 운용보수 수익이 20% 가량(87억106억원) 늘였지만 전체 보수내 비중은 7.25%로 한 자릿수 수준이다. ETF 외 일반 펀드에서 벌어들이는 보수는 늘어났다.

신한운용은 2.16%에서 5.21%로, NH-아문디운용은 4.02%에서 5.45%로 ETF 수익 비중을 소폭 끌어올렸다. 키움운용(3.93%→4.45%)과 한화운용(3.10%→4.04%)도 성장하긴 했지만 여전히 전체 펀드 수익 중 ETF가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한 수준에 머물렀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
  • 오늘의 운세
  • 오늘의 투자운
  • 정통 사주
  • 고민 구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