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넘게 기록적인 무더위가 이어진 가운데 일부 스타트업들이 예상치 못한 '폭염 특수'를 톡톡히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더운 날씨 탓에 외식보다 집에서 음식을 시켜 먹으려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배달앱이 인기를 누리는가 하면, 폭염을 피해 호캉스(호텔+바캉스)를 떠나는 사람들이 숙박 예약앱을 찾았다.
17일 음식배달앱 '배달의 민족'을 서비스하는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지난달 주문 건수는 2000만건을 넘었다. 작년 같은 기간(1300만건)과 비교하면 54% 증가한 것이다. 월 순방문자 수는 작년 350만명 수준에서 7월 기준 75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통상 7~8월은 방학이고 덥다보니 이용 건수가 증가하지만, 무더위가 심한 올해는 유난히 늘어났다"며 "트래픽 급증에 대비해 기술적으로 차근차근 준비했고 라이더의 안전 문제 등도 개선하고 있는데, 이용자수가 증가하면서 광고 효율도 높아져 자영업자 고객도 증가하는 등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배달 대행 플랫폼 '바로고'의 배달건수는 지난달 270만건으로 전년(165만건)보다 64%나 증가했다.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주문이 점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문건수는 7월 첫째주 57만건에서 7월말~8월초에는 67만건까지 늘었다.
바로고 관계자는 "추세를 보면 이번달 주문건 수는 320만건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 역대 최고치를 찍을 전망"이라며 "내년 여름에는 라이더들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쿨조끼, 쿨토시와 같은 기능성 제품을 개발, 보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숙박 앱들도 모처럼 특수를 누렸다. 여기어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지역 호텔 예약이 전년보다 29% 늘었다. 특히 서울 시내 수영장을 갖춘 호텔들이 예약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등 유독 인기를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여주 여기어때 숙소 큐레이터는 "무더위에 야외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호텔업계가 폭염 특수를 누렸다"며 "호텔들이 객실과 결합한 영화관람이나 수영장 패키지로 세미 바캉스족의 니즈를 사로잡은 것도 한몫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어때의 '실내 액티비티' 시설 예약도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쿠아리움과 가상현실(VR) 카페 등 실내체험시설, 실내 동물원, 키즈카페의 7월 3~4주차 예약은 지난 1~2주차보다 4배가량 늘었다.
더위를 피해 외국으로 나가려는 수요를 미리 잡은 여행 앱도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마이리얼트립'은 7~8월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 6월 월거래액 100억원을 돌파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누적 거래 470억원을 달성했는데 올해는 15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지난 5월 오픈한 항공권 예약 서비스에 힘입어 시작 당월에만 90억원을 웃도는 거래액을 기록하고 월간 손익분기점(BEP)도 넘겼다"고 말했다.